♪ 제주살이 1327

아들과 함께한 시간 - 오늘만 같아라

[낙상사고 투병기 364] 아들과 함께 한 시간 식단이 달라졌다. 젊은 세대로 좀 더 다가갔다. 아들은 인천에 살면서 직장에 다니고 있다. 인천에서 수원오는 길은 많이 막혀 낮에는 2~3시간도 보통이란다. 그래서 주로 새벽에 오고 간다. 철심제거 후 퇴원해서 휴일을 기해 모처럼 수원에 왔다. 딸도 와서 저녁을 먹고 새벽에 떠났다. 그래서 낮에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오전에는 우시장천 산책길 걷기운동을 하고 집에 와서 점심을 먹으러 밖으로 나갔다. 투썸플레이스에 들려 아들이 콜드 브루와 파니니를 주문했다. 콜드 브루와 피니니가 뭔지 검색을 해봐야 했다. 콜드 브루(cold brew)는 차가운 물로 커피방울을 떨어트려 만든단다. 아들은 태양초와 건조고추를 비유로 들어주니 바로 이해되었다. 콜드 브루는 ..

참고 견딘다 - 철봉에 매달려 아등바등

[낙상사고 투병기 363] 블로그 댓글의 격려를 번역 철봉에 매달려 아등바등하는 hang in there S24울트라가 전해주는 과거와 현재의 버티는 시간들 낙상사고 후 2년의 재활은 굴곡이 심한 삶이다.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옆에 두고 집 주위만 뱅뱅돈 재활의 시간 안타까운 시간과 안감힘의 땀방울이 뒤엉겨 재활떡이 되었다. 1년반이면 철심을 뺀다고 했는데 덜 붙었다는 소리에 실망했고 슬럼프를 딛고 이를 악물고 버티며 고된 재활을 이어갔다. 허리를 삐끗하여 걷기 외 모든 재활을 중단하는 돌발사항도 발생했다. 그러다가 설 쇠러 와서 엉겹결에 철심제거수술을 받고 비오는 날 목발을 짚지 못해 침대에 누워 핸드폰 놀이를 했다. 그 포슽에 격려의 댓글들이 달렸다. 그 중 노당님의 댓글이 눈에 크게 들어왔다. "..

철심 제거 후 걷기 - 얼떨결에 하루 1만보

[낙상사고 투병기 362] 오전, 목발 들고 살금살금 우시장천 왕복 오후, 목발 없이 성큼성큼 우시장천 왕복 덧양말 찾으러 뻐근뻐근 또 한바퀴 퇴원 후 4일째 오전 산책이다. 전날 통원치료시 주치의는 목발을 짚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혹시나 해서 목발을 들고 우시장천을 왕복했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이번에는 목발을 놓고 집을 나섰다. 목발 들고 오전에 살금 살금 걷던 발길이 성큼 성큼으로 바뀌고 발걸음도 가볍다. 목발없이 걷는다는 시너지 효과가 발휘된 것 같다. 집에 거의 다 와서 보니 발끝이 시리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밭끝을 감쌌던 덧양말이 없어졌다. 어? 어디다가 흘린 거지? 다시 찾으러 갈까? 쫀쫀하게 그 걸 갖고 뭘 그런데 아내가 만들어준 거다. 발끝이 시리다니 아내가 만든 마음의 덧양말 몸은 벌..

발씻기 - 1주일 만에 발가락을 씻다

[낙상사고 투병기 361] 붕대를 싸는 방법이 바꿨다. 1주일만에 발가락을 씻으며 철심 박았을 때 2달만의 발씻음을 떠올렸다. 퇴원하고 4일만의 통원치료에서 붕대로 다리를 싸메는 방식을 바꿨다. 그 차이가 환자에게는 엄청난 차이이다. 퇴원할 때는 허벅지부터 발까지 모두 붕대로 쌌다. 발끝만 조금 보이게 발을 완전히 감쌌다. 그래서 양말도 신을 수 없어 걷기연습할 때 발끝만 감싸는 덧양말로 버텼다. 그런데 통원치료 끝나고 붕대를 감을 때 이번에는 발목까지 붕대로 감고 발은 노출시켰다. 그덕에 발을 씻을 수 있게 되었다. 사실 무릎 바로 아래의 골절이니 처음부터 발목까지만 붕대로 감아도 되었다. 4일동안 발을 씻지 못한 찝집함을 겪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다. 조금만 더 배려했더라면 환자에게 보다 나은 결과로 ..

철심 제거 후 통원치료 - 여름 바지에 바람이 솔솔

[낙상사고 투병기 360] 겨울 통원치료에 여름 바지 어울리지 않은 낙상자의 패션 코메디가 아니라 처절한 몸부림이다. 통원치료 가는 날 아침 하얀 눈이 내렸다. 창문을 여니 찬바람이 매섭다. 몸이 불편하니 가리는 것이 너무 많은 현실이다. 붕대가 발가락까지 나와 양말을 신을 수 없으니 덧양말이라도 발가락에 끼워 맨살과 바람의 맛대응을 막아야 한다 그러나 바지는 더욱 걱정이다. 날씨가 차가워 털바지를 입어야 하는데 허벅지까지 올려야 하는 치료에는 부적당하다. 작년 여름 통원치료할 때 입었던 얇지만 바지가랑이에 지퍼를 단 바지를 입기엔 날이 너무 춥다. 고민과 고민을 하다가 지퍼달린 얇은 바지를 택했다. 오후에 반깁스를 차고 덧신을 신고 밖에 나왔다. 찬바람이 여름 바지로 감싼 허벅지를 서늘하게 한다. 그러..

목발과 우산 - 제주살이 비교, S24ultra 번역

[낙상사고 투병기 359] 목발 짚고 걷기연습을 해야하는데 어제 오후부터 내리던 비가 오늘 하루 종일 내린다. 침대에 누운채 핸드폰 놀이하면서 제주살이 아쉬움을 달랬다. 퇴원 후 이튿날부터 꾸준히 걸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오후부터 비가 내린다. 목발을 짚고 우산을 쓰지 못하니 밖에 나갈 수 없다. 오늘도 하루 종일 비가 내리며 날씨조차 싸늘하다. 목발과 우산, 이런 경우가 바로 상극이다. 2022년 여름에 겪은 재활에서 깨달았다. 목발을 짚고 우시장천 산책길을 갔다가 되돌아 오는데 비가 내려 인근 아파트 콤뮤니티로 피신해 아내가 우산을 갖고 오기를 기다렸다. 또 가랑비가 내리는데 우산을 빌려준다는 어떤 분의 호의도 외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목발을 짚지않게 되자 우산을 쓸 수 있어 비가오나 ..

퇴원 후 재활 시작 - 목발을 짚고 가족과 친구, 자연의 격려를 받으며

[낙상사고 투병기 358] 반깁스에 큐션 넣은 덧신을 신고 목발을 짚고 걷기연습을 시작했다. 목발은 어깨의 힘으로 발의 충격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가족과 친구, 자연의 격려는 다시 시작하는 재활에 큰 힘이 된다. 설 쇠러 수원에 왔다가 얼떨결에 다리에 박힌 철심을 뺐다. 그리고 다시 목발을 짚고 걷기연습을 시작한다. 2022년 재활을 했던 우시장천의 산책길을 걷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 식탁에 앉으니 아내가 인삼 한 뿌리를 준다. 빈속에 한 뿌리를 씹어먹으며 아들이 선물한 산양산삼의 포장을 떠올렸다. 아삭아삭한 연근 조림이 병실 식사로 나온 물컹한 연근 조림과 대비되는 식감이다. 집으로 퇴원했다는 증거가 맛으로 느끼게 하는 순간이다. 오늘 새벽녘에 운동의 필요성에 대한 글을 읽었다. 그 글의 이미지에..

경비골철심제거 후 퇴원 - 이제 다시 목발부터 시작한다

[낙상사고 투병기 357] 앓던 이 빠지듯 철심이 빠져나갔다. 3박4일의 일정이 입원, 수술, 걷기연습, 퇴원으로 물들었다. 이제 다시 목발부터 시작하는 재활이다. 경비골철심제거 수술 후 이튿날 새벽 휠체어를 타고 엑스레이를 찍으러 갔다. 엑스레이 화면에 철심이 제거된 모습이 언듯 보였다. 토요일 아침 조회시간에 휠체어 타고 엑스레이 찍었다고 하니 걷지 않고 왜 휠체어를 탔냐는 주치의의 말 걸어라~ 잠시 후 수술 부위 소독하기 위해 붕대를 풀었다. 무릎 위와 발목 위를 길게 절개했고, 철심이 박혔던 부위도 짧게 4군데나 절개되었다. 호치키스가 아닌 봉합사로 꿰멘 흔적이 보인다. 철심제거수술 흔적이 2년을 인연으로 생각하란다. 마음의 철심이 무릎으로 꽂혀 염원으로 되돌아온다. 다시 목발로 시작하는 재활의 ..

경비골 철심제거수술 - 골절 수술 후 22개월

[낙상사고 투병기 356]  땅!땅!땅! 망치소리, 나온다! 나와!, 메꿔!수술 1시간,  갈증과 허리통증 버티기 6시간하루의 시간이 삶의 틀을 뒤흔든다.수술 결정 후 다가오는 일정에 마음이 출렁인다.2년 전에는 뭣도 모르고 수술에 임했으나이번 수술은 과정을 떠올리면 몸이 떨린다.이틀 전에는 온천물에서 다리를 쓰다듬으며 참아달라 부탁했고어제는 병원에 온다는 친구들을 미리 만나 격려를 받았다.오늘 새벽 4시48분에 물 한모금을 마시고 금식에 들어갔다.딸이 차를 가지고와서 9시45분에 수병원에 도착했다.상담을 하고 각종 검사를 받고 입원하는데 2시간이 걸렸다.병실에 누워 수술을 기다리는 시간이 초조하게 가고 있다."수술하러 내려갑니다." 간호원을 따라 걸어서 수술실 앞에 섰다.문이 열리고, 수술대에 누운 후..

베릿내오름 - 올레 8코스에 있는 오름

[제주오름 215] 별이 내리는 하천 옆에 있는 오름 짧은 코스에 아름다운 전망을 선물한다. 한라산과 중문단지 전망이 짱이다. 제주올레 8코스에 있는 서귀포의 베릿내오름 월평~대평포구 올레길을 아내와 함께 투어하면서 올랐다. 베릿내오름은 중문의 천제연계곡 동쪽에 있는 언덕이다. '별이 내리는 하천'이라는 뜻의 베릿내오름은 나무 계단으로 오르는 짧은 코스이지만 전망이 좋아 중문 주민들이 많이 찾는 오름이다. 정상에 오르면 한라산이 시원하게 보이고 중문 시내와 바다의 전망도 좋다. 정상은 벤치가 있어 느긋하게 풍경을 보면서 쉴 수 있다. 광명사를 거쳐 밀림속의 산책로를 느긋하게 걸으며 천제연계곡을 바라본다. 덩굴들이 나무에 매달려 또다른 풍경을 만든다. 올랐던 계단을 만나 하산한 후 계곡가에 있는 베릿내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