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골 철심제거수술 - 골절 수술 후 22개월

[낙상사고 투병기 356]  

땅!땅!땅! 망치소리, 나온다! 나와!, 메꿔!
수술 1시간,  갈증과 허리통증 버티기 6시간
하루의 시간이 삶의 틀을 뒤흔든다.

입원 안내

수술 결정 후 다가오는 일정에 마음이 출렁인다.
2년 전에는 뭣도 모르고 수술에 임했으나
이번 수술은 과정을 떠올리면 몸이 떨린다.

이틀 전에는 온천물에서 다리를 쓰다듬으며 참아달라 부탁했고
어제는 병원에 온다는 친구들을 미리 만나 격려를 받았다.
오늘 새벽 4시48분에 물 한모금을 마시고 금식에 들어갔다.

딸이 차를 가지고와서 9시45분에 수병원에 도착했다.
상담을 하고 각종 검사를 받고 입원하는데 2시간이 걸렸다.
병실에 누워 수술을 기다리는 시간이 초조하게 가고 있다.

"수술하러 내려갑니다." 간호원을 따라 걸어서 수술실 앞에 섰다.
문이 열리고, 수술대에 누운 후 새우등 자세로 척추마취 주사를 맞았다.
"고개를 절대 들지 마세요." 하체에 감각이 없어진다.

눈앞에 가림막이 쳐지고, 이어 주치의 목소리가 들린다.
반야심경을 마음 속으로 읊으며 가족의 얼굴들을 떠올린다.
핸드폰의 음악 소리가 수술실에 울려퍼진다.

내 다리가 꿈을 꾸고 있다.
그 꿈을 엿볼 수는  없지만
상상이 만든 그림이 펼쳐진다.

"핀이 위에 3개, 아래 2개 합 5개"   6개인데...
"땅! 땅! 땅!." 망치 소리가 귀를 째고
"나온다! 나와!" 소리가 들린다.

아~ 핀을 뺀 후 철심 아랫 부분을 망치로 쳐서 위쪽으로 빼내는구나
상상을 하며 치를 떠는데도 다리의 감각은 없다.
이어서 "메꿔!" 소리가 짧게 들린다.

이젠 철심을 빼고 벌어진 살을 꿰메고 있구나
핸드폰 음악소리는 더 커진 듯 들린다.
이렇게 앓던 이가 빠지듯 내 몸에서 2년 동안 박혀있던 철심을 제거한 것이다.

주치의가 "수술 잘 되었다"고 말한다.
"감사합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수술대에서 이동 침대로 옮겨졌다.

1시간이 조금 넘는 수술시간이었다.
병실에 와서 마취가 깨는 6시간 동안 목을 들지 않고 누워있어야 한다.
갈증과 허리통증을 참야야하는 길고 긴 저녁이다.

3시간이 지나 발가락을 꼼지락거릴 수 있다.
4시간이 지나 하반신을 조금씩 움직여 보았다.
5시간이 지나 몸을 뜰썩였다.

6시간이 지난 밤 9시 30분 일어나 물 한모금을 마셨다.
휠체어를 타고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누었다.
소변을 보아야 마취에서 무사히 깨어난다고 한다.

단팥죽을 먹으며 24시간 금식한 배에 포만감을 주고
후식 천혜향은 갈증에 시달린 입에 상큼함을 주었다.
이렇게 낙상사고 제2수술의 고개를 넘었다.

2년 전의 철심 박는 수술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통증도 심했으나
이번 철심 제거수술은 수술 시간이 짧고 통증도 거의 없다.
다만 마취을 깨는  6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고 버티는 것이 제일 힘들다.

(2024-02-16)

입원

수술 1시간, 누워버티기 6시간 후 맛본 천혜향

수술한 다리 얼음 찜질

무통 주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