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살이/한라산 낙상사고 379

건강검진 - 또 하나의 눈보라가 덮친다

[낙상사고 투병기 346] 내 뱃속을 탐사한 내시경 검사 장비가 시료를 채취한 붉은 위벽에 분화구가 많다. 내 삶에 몰아치는 눈보라가 거세다. 침을 맞지 않으니 다행이라 생각하고 서귀포 열린병원으로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다. 가쁜한 마음으로 검진에 임했다. 신체 균형 맞추기라면서 한 쪽 발을 들고 20초 이상 버티기를 하란다. 수술한 왼쪽 발을 버티다가 10초도 못되어 몸이 휘청거리면서 실패했다.ㅠㅠ 몸이 뒤틀려진 상태에서 수술한 발로 버티는 건 무리였다. 한쪽 눈을 가리고 눈검사를 했다. 내 입에서는 "안보이는데요"를 반복했다. 눈이 점점 나빠진다. 마취 없이 내시경 검사를 받는데 "조직검사" 소리가 귓전에 울린다. 뱃속 이곳저곳을 훓는 이물질이 역겹다. 의사의 면담 결과 위염 증세와 헬리코박터균 발견이..

한의원 20일 - 침 맞다 세월 간다

[낙상사고 투병기 345] 한의원 침 맞으려 3주 고슴도치가 되는 시간 12월은 그렇게 갔다. 허리가 삐끗한 다음 날부터 11월28일~12월18일까지 한의원에 침을 맞으러 갔다. 누워서 맞던 침을 옆으로 누워서 맞고 15개 정도 꽃던 침이 30여를 넘고 1주일이면 낫겠지 했던 마음에 먹구름이 덮였다. 의사 샘에게 물어봤다. 이렇게 오래 갈 수도 있냐고 1달도 가고 6개월도 갈 수 있단다. ㅍㅍ 1년동안의 재활에 적신호였다. 다리 재활에서 허리 재활을 전환된 듯 헬스도 달리기도 중단한 채 겨우 걷기만 했다. 오전은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고 오후는 복대를 차고 월드컵경기장을 걷고 쳇바퀴 3주가 만든 악몽의 12월이었다. 침을 맞을 때는 아파 눈을 떨었고 제주 풍경은 그림의 떡이 되었던 시간 하루 하루의 일기..

허리 비상 - 비바람과 싸우는 사투의 시간

[낙상사고 투병기 344] 모든 걸 접고 걷기운동에 치중한다. 다리보다는 허리를 중히 여기면서 오늘을 이겨야 내일이 있다. 이젠 무조건 허리에만 집중하자. 유튜브를 찾아 허리 아픈 사람의 운동방법을 보았다. 허리를 굽히지 않은 것이 철칙이란다. 헬스장에서 해왔던 토탈힙, 허리굽히기, 윗몸 일으키기가 허리가 아픈 사람에게는 절대 금물인 운동이었던 것이다. 배를 앞으로 내밀듯 허리가 제켜지도록 하는 습관이 필요했던 것이다. 달리기와 헬스운동은 중단했지만 걷기운동은 계속해야 한다. 허리가 아파도 걷기운동을 꾸준히 해야한다고 한다. 복대를 허리에 두르고 월드컵경기장 트랙을 걷는게 날씨가 장난이 아니다. 우산은 바람에 젖혀져 망가지고 비바람은 얼굴을 강타하며 안경을 적신다.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재활자의 처절한 시..

제주 인심 - 치료비, 내일 주세요

[낙상사고 투병기 344] 침 맞고 나서 치료비 주려는데 지갑이 없다. 간호사 하는 말, 그럼 내일 주세요. 제주 인심에 또 한번 놀란다. 허리 복대를 하고 한의원으로 침 맞으려 갔다. 침을 맞고 결재하려고 주머니 손을 넣었는데 지갑이 없다. 분명 집에서 지갑을 확인했는데, 아마 허리 복대를 지갑으로 착각한 것 같다. 죄송합니다, 지갑을 갖고 오지 않았네요. "그럼, 내일 주세요" 아참 계좌입금 되나요? "네" 아픈 허리를 세우며 핸드폰 끄적끄적 계좌입금 됐으니 확인해 보셔요. "지금 당장 확인할 수 없으니 됐겠지요." 나오며 픽 웃었다. 제주살이 초기 새마을금고 거래하는데 100원이 모잘랐는데 "다음에 갖다 주세요"란 대답을 들었던 기억이 뇌리를 스친다. 방심하면 코도 베어가는 현실에서 아날로그적 감성..

찌르르 아앗! - 세상이 멈춘 듯 하다

[낙상사고 투병기 343] 등산화 신고 일어서는데 하늘이 노랗다. 허리에 뻐근한 통증이 발악이다. 스틱을 잡고도 한참이나, 이렇게 아프다니 오전에 한의원에서 엎드려 물리치료 받으면서 캡쳐한 글에 밑줄을 그었다. "인생은 언제나 '오늘 하루'속에서만 자신을 드러낸다"는 글에 허리가 아파도 가능한 할 일을 하여야 한다. 매일 반복되는 한의원의 침도 오전의 일상이 되었다. 오후에는 특별이 제주쪽에 있는 오름 하나를 올라야 한다. 전에 한번 가본 오름인데도 네비를 켜야했다. 허리에 복대를 차고 달렸다. 부탁을 받고 확인할 사항이 있어서다. 등산화를 신고 일어서는데 짜릿한 통증이 몸을 관통한다. 허리를 펴지못하고 엉거주춤 자세로 정지했다. 하늘이 노랗게 보이며 현기증이 인다. 이렇게 갑자기 아픔이 증폭될 수도 있..

장침 30여 군데 - 헬스장, 달리기 중단

[낙상사고 투병기 342] 12월의 재활이 삼천포로 빠졌다. 침을 맞을 자리가 바뀌고 헬스장, 달리기를 중단했다. 허리를 삐끗한 후 1주일이 되었다. 한의원에서 침을 계속 맞아도 진전이 없다. 1주일이면 낫겠지 하는 마음에 불안감이 증폭된다. 한의원에서 우측 옆구리가 더 심하게 아프다고 했더니 바로 누워서 침을 맞던 자세에서 옆으로 누우란다. 그리고 발, 무릎, 허리, 장딴지, 손 등에 장침을 놓았다. 눈물이 날 정도의 아픔을 참으면서 몸은 찔끔 찔끔 경련이 인다. 어서 빨리 끝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지금까지 허리 부분에는 침을 맞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허리 포함하여 더 여러 곳을 찌른다. 대략 30여 곳에 장침이 박히니 고슴도치가 따로 없다. 평지는 걸을 수 있는데 오르막은 안된단다. 그래서 헬스..

인바디 검사 - 하체좌우 심한 불균형이 허리 삐끗으로 연결됐나

[낙상사고 투병기 341] 1년만에 다시 받은 인바디 검사 좌우 심한불균형에 변동이 없다 아! 허리병이 괜이 생긴게 아니구나 중문에 김장용 배추를 사러갔다가 옆에 중문보건소가 있어 인바디검사를 했다. 기대를 한 눈이 데이타를 보고 휘둥그레졌다. 1년간 그렇게 열심히 재활했는데 하체 좌우가 심한불균형 그대로다. 상체하체는 심한불균형에서 약한불균형으로 1칸 올랐을 뿐이다. 그렇다면 1년 내내 하체좌우가 뒤틀려있었고 상체하체도 약한불균형이라도 불균형은 불균형이다. 몸의 균형이 안맞으면 허리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그 몸으로 하루 1만보 이상 걷기운동이 365일을 채우는 오늘이다. 그래서 약했던 허리가 과부하에 걸린 것 같다. 완전한 정상은 아니라하더라도 중간은 갔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ㅠㅠ 좌측 다리에 철심이..

부서진 마차 - 철심 박은 다리에 이어 허리까지 삐끗한 나를 닮았구나

[낙상사고 투병기 341] 비끗한 허리에 침을 맞았다. 삶의 흐름이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가을의 아쉬움도 더덕더덕이다. 한의원에서 가서 온 몸에 침을 맞았다. 발, 무릎, 허벅지, 손, 인중에 꽂히는 긴 침 짜릿한 통증이 허리로 모아진다. 제주살이 초기 어깨 결림으로 찾았던 한의원 그 때는 침이 꽂힐 때 아픔을 덜 느꼈다. 그런데 허리 삐끗해 맞는 침의 통증은 몸의 경련을 일으킬 정도의 아픔이다. 그 아픔을 참으며 몸이 망가져 가는 세월을 떠올려 보니 마음까지 아프다. 침을 맞고 나와 집에 가는데 부서져 쓸모없어진 마차가 보인다. 철심 박은 다리에 이어 허리까지 삐끗해 고생하는 내 몸을 닮았구나 이심전심의 마음이 오후의 산책길에도 이어진다. 늦게 핀 야생화들도 가을의 아쉬움이 덕지덕지 묻어난다. 몸이 약..

수수깡이 왜 그리 부럽나요 - 헬스장 샤워장의 알몸 바라기

[낙상사고 투병기 340] 발가벗은 공중 샤워장 내 몸의 날씬함이 부럽다고 늘 말한다. 수수깡이 왜 그리 부럽나요 허리를 삐긋해도 밤이라 한의원에 갈 수 없다. 그래서 헬스장에 가서 벨트 맛자지를 하고 샤워장 거실에서 아픈 허리를 참으며 간신히 옷을 벗었다. 엉거주츰 살금살금 욕실로 걸어가서 더운 샤워물로 몸의 뻐근함을 삭이는 중이다. 서로의 몸을 흘끗 흘끗 쳐다본다. 내가 늘 듣는 소리는 몸매 좋다는 것이다. 아마 배 나온 사람은 배가 나오지 않은 나의 몸을 부러워할 것이다. 그러나 재활에 겹쳐 허리병까지 도졌는데 몸매 좋다라니 허리 아픈 사람을 그렇게도 좋나요? 모두들 잠자코 있는데 누군가 의원을 소개한단다. 샤워장에서 온갖 얘기가 다 쏟아진다. 특히 거시기와 배가 주 관심사항이다. 서로 반대사항을 ..

2024 고근산 일출 - 제주 늦잠쟁이 새해 첫 빛

제주의 새해 첫 해가 늦잠을 자고 있다. 사람들은 해가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늦게서야 이불을 떨치고 일어나는 2024 새해에 전국적으로 제주만 흐리다는 예보를 듣고 일출은 기대않고 재활길에 다리를 부탁하러 길을 나섰다. 허리 벨트로 허리를 조이고, 물 한 병을 들었다. 고근산 입구에 차들이 즐비하고 많은 사람들이 고근산을 향한다. 고근산 847계단을 헉헉대며 올랐다. 고근산에 올라 분화구를 한바퀴 돈다. 서귀포 방향 터진 부분에 사람들이 꽉 찼다. 우회하여 가시덤불을 헤치며 산책길로 접어들었다. 일출 시간 4분전, 급히 발길을 채촉했다. 고근산 전망대에 사람들이 빽빽하다. 1분전에 전망대에 올라 주위를 본다. 동쪽은 구름이 잔뜩 끼었고 한라산은 구름에 싸여 있다. 많은 사람들이 동쪽을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