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 13

[낙상사고 투병기 26] 잡꿈 -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불러온 무의식적 발악

머리가 복잡해 무의식이 발악한다. 살아난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낙상사고 19일만에 집으로 퇴원했다. 낙상사고와 제주탈출, 수술까지 끝내고 집에 왔으면 그래도 편안한 마음일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오히려 잡꿈에 시달리며 몇날 며칠을 혼란한 밤의 시간을 보냈다. 앞날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무의식적으로 나타난 결과이리라. 겉으로 멀쩡한 척해도 마음 속은 복잡하다. 재활의 시간이 거의 2년이 걸린다니 그렇다면 나이가 얼마인데... 또 제주살이는? 재활이 끝나면 잘 걸을 수 있을까? 수술 전 주치의가 말한 "어쩌면 다리를 절을 수도 있다"의 뜻은? 통깁스한 다리 속의 철심(금속판)도 언제가는 수술로 꺼내야 되는데... 또 구부러진 새끼손가락은 어쩌라구 어쩌면 통기타를 떨궈야 하는지도 카메라를 잡을 때 새..

[낙상사고 투병기 25] 자가 드레싱 - 아내가 간호원 역할을 하다.

퇴원 후의 수술 손가락 소독 외목발로 병원 가기 힘들어 붕대와 소독약을 사서 집에서 정형외과 골절 수술은 소독관리가 핵심이다. 퇴원 후에는 집에서 가까운 병원을 찾아 드레싱하란다. 그런데 외목발로 병원을 찾아가는 것도 큰 문제이다. 그래서 수술병원의 물리치료사에게 팁을 얻었다. 드레싱 목록을 알려주며 약국에서 구입하여 자가 드레싱하란다. 손발을 깁스로 묶여있으니 자가 드레싱이 최선이다. 아내가 약국에 가서 드레싱 붕대와 소독약을 사왔다. 반깁스를 풀고 새끼손가락과 자뼈머리를 소독하였다. 아내가 간호사가 된 퇴원 후 자가 소독 시간이다. 자가 소독은 1주일 가량 매일 진행되었다. 붕대 감는 기술도 늘었다. 구부러진 손가락을 보면서 한숨도 쉬면서... (2022-04-21 자가 드레싱)

[낙상사고 투병기 24] 자뼈머리가 된서리 맞았네 - 새끼손가락 수술 후 부목 후유증

자뼈머리의 하소연 통신 쩌리리쩌리리 새끼손가락 아픔인줄 알았네 등창 얘기는 들어봤는데 ㅠㅠ 낙상사고 10일째 오전 손목의 통증이 쩌리리쩌리리 수술한 새끼손가락을 보호하려 팔에 반깁스를 한 상태이다. 새끼손가락 수술 여파 때문에 통증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오후에도 밤에도 계속되는 통증 밤새 고생하다 이튿날 아침 주취의 회진시간에 호소했다. 부목을 풀어 확인하니 손목 부근의 자뼈머리가 부목에 쓸려 상처가 나 있었다. 자뼈는 팔의 바깥쪽 긴뼈를 말하는데, 그 끝부분의 자뼈머리가 반깁스에 눌려 상처가 나고 곪느라고 통증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수술한 새끼손가락의 신경 때문에 통증이 있다고 오해한 것이다. 팔의 반깁스를 풀어보지 않았으니 어떻게 알겠는가? 이후 부터 새끼손가락 드레싱 때 콩알뼈도 스레싱했다..

[낙상사고 투병기 23] 할머님 제사 - 생각지도 못하고 골아떨어졌다.

낙상사고와 제주탈출, 입원, 수술, 통깁스 19일간의 역경의 시간들이 지난 퇴원일은 할머님 제사인데도 생각지도 못하고 골아떨어졌다 통깁스한 벋정다리로 1개 목발 사용 아주 제한적인 움직임밖에 할 수 없다. 침대, 화장실, 쇼파, 식탁을 겨우겨우 퇴원일 오후의 시간은 쇼파에 앉아서 TV를 시청했으나 너무 피곤하여 주로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리고 저녁을 간단히 먹고 골아떨어졌다.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니 아내가 차려준 아침밥상은 제사음식이었다. 엊저녁이 할머님 제사인데 섭섭해서 메를 짓고 탕국을 끓여 식탁에 차려놓았었다고 얘기한다. 메와 탕국, 갱물, 삼색나물이 식탁에 놓여있다. 나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병실의 케어로 지쳤을텐데 할머니 제사일까지 챙긴 아내가 참으로 고맙다. 아내가 곁에 있고 엘리베이터와 침대..

[낙상사고 투병기 22] 퇴원 - 보름만에 집으로 퇴원할 수 있어 다행이다

낙상사고, 제주탈출, 수술, 입원 19일간의 파노라마의 시간이 지났다. 이제 정형외과를 떠나 스스로의 재활시간이다. 정형외과의 입원은 대부분 짧다. 골절 수술 후 1주일 내로 퇴원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내 병실의 2인은 2주를 넘는 중환자였다. 나보다 4일 전에 입원한 옆 사람은 나처럼 2군데를 크게 다쳤다. 퇴원하는데 단독주택의 층계를 올라가야 되기 때문에 2차 요양병원으로 갔다. 그러나 나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덕분에 계단을 오를 필요가 없다. 또한 아내의 케어를 받을 수 있어 집으로 퇴원할 수 있었다. 애초에 제주에서 다친 후 수원으로 올 때도 엘리베이터와 침대가 있기 때문이었다. 아들이 자동차를 가지고 병원을 찾았다. 통깁스를 한 후 병실에 올라와 최종적으로 주치의의 설명을 들었다. 16일간의..

[낙상사고 투병기 21] 개톱날고사리 - 통깁스 뚜껑 만드는 톱날 소리

다리에 통깁스하고 뚜껑을 만든단다. 통깁스 자르는 톱날소리가 요란하다. 진료 때 뚜껑을 열어 치료받는다. 통깁스하러 처치실에 들어갔다. 좁아터진 처치실 간이침대에 눕기도 어설프다. 다리를 들고 통깁스하는데 아내가 보조를 해야한다. 원래 통깁스는 석고로 하여 무겁고 관리가 어려웠다. 그런데 요즘은 붕대를 두른 후 테이프를 감는 것으로 끝이다. 테이프가 굳으면 단단하게 되고 무게도 가벼운 편이다. 통깁스가 굳고 나서 뚜껑을 만들 부위를 펜으로 그렸다. 물리치료사가 자동 원형 톱을 들고 펜자국을 자른다. 에엥!!! 톱날소리가 요란하고 통깁스가 잘리는 모습에 시끕했다. 통깁스 무릎 아래 부분에 4각 뚜껑이 열렸다. 통깁스가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것이다. 병실로 올라오니 주치의가 뚜껑을 열고 치료했다...

[낙상사고 투병기 20] 실고사리 - 이마, 손가락, 다리의 실밥을 뽑았다.

이마, 손가락, 다리를 꿰멨다. 실밥을 볼 때마다의 안타까움 뻴 때의 따끔함, 찡그림, 진땀 낙상사고 후 얼굴에 피가 떨어졌다. 이마가 찢어져 흘린 피였다. 서귀포의료원에서 내 생애 처음 피부를 꿰멨다. 이어서 다리도 꿰매고 수원으로 와서 경골금속판고정 수술 후 다시 꿰멨다. 새끼손가락도 힘줄 연결 수술 후 꿰멨다. 입원실에서 이마의 실밥을 뽑을 때는 따끔했다. 그런데 통깁스 전 다리의 실밥을 뽑을 때는 아파서 진땀을 흘렸다. 퇴원 후 1차 통원치료 때 새끼손가락 실밥을 뽑았는데 실밥과 소독약이 엉겨붙어 딱딱해져서 주치의가 핀셋으로 뜯을 때마다 얼굴을 찡그렸다. 새끼손가락의 실밥 자국이 제일 문제다. 손을 펼 때 마다 그 흔적이 보기 싫고 손가락 관절의 꺾임을 방해하고 있다. 걸어가는 사람이 바늘이고 걸..

[낙상사고 투병기 19] 정형외과 의학용어 - 암호지 같은 처치 용어

다리에 통깁스하러 가는 길 깁스라는 글씨가 안 보인다. 암호지를 받은 것인가? 퇴원을 앞두고 통깁스를 하러 처치실로 가기 위해 처치 의뢰서를 건네 받았다. 그런데 통깁스라는 말이 없다. 처치를 기다리면서 정형외과 의학용어를 검색해 보았다. 우선 골절 부분을 보호는 깁스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반깁스(splint)와 통깁스(cast)이다. 반깁스는 골절부위를 부분적으로 받쳐주는 것이고 통깁스는 골절부위를 전부 싸매주는 것이다. 제주에서 수원에 올 때 다리의 반만 받쳐주었던 것이 반깁스였다. 반깁스는 팔꿈치나 무릎을 기준으로 팔꿉치나 무릎 아래를 받쳐는 주는 숏(shot) 반깁스와 팔꿉치나 무릎 위까지 받쳐주는 롱(long) 반깁스가 있다. 통깁스도 숏(shot cast)과 롱(long cast)으로 구분..

[낙상사고 투병기 18] 서있기 연습 - 으~~~~~통증이

정상의 비정상화 움직이지 않음의 아이러니 그래서 산넘어 산이구나 낙상 사고 후 17일차 수술 안 한 발도 서기가 힘들다. 보름이 넘으니 정상도 비정상이 되었다. 월요일 퇴원을 앞둔 토요일 2개의 목발이 병실에 도착했다. 목발 사용 방법을 교육 받았다. 그러나 그것은 이론이고 수술을 하지 않은 오른쪽 발로 딛지도 못한다. 피가 쏠리고 저린 통증이 몰려온다. 한 쪽 발로 간신히 서는 연습 이렇게 힘들 줄이야 하루 종일 연습해서 겨우 1개 목발에 의지하여 섰다. 수술한 다리만 걱정했는데 수술하지 않은 다리와 손가락도 굳었다. 움직이지 않으면 손가락은 1주일, 다리는 2주일이면 굳는다고 한다. (2022.04.04 ~ 04.19 수병원 입원기간)

[낙상사고 투병기 17] 병원 식사 - 인근 식당에서 사오기도 했다.

먹고 싸고 잠자는 것이 최고라는데 삶에서 먹는 것은 맛과 맛없음으로 나뉜다. 배부른 소리 같지만 입원기간은 정말 맛 떨어진다. 경비골 골절 환자가 있는 2인실 나는 다리와 손가락, 옆 환자는 다리와 어깨 수병원에서 중증환자에 속한다. 다른 환자들은 수술 후 1주일을 넘기지 않고 퇴원인데 우리 병실 환자는 2주일을 넘긴다. 그러다보니 환자도, 가족도 지친다. 가장 문제가 병원의 식사인데 정말 맛이 없다. 인천 길병원, 서귀포 의료원 모두 맛이 괜찮았는데 정형외과는 소화기 환자가 없다 하지만 수병원의 식사 맛은 꽝이다. 특이나 골절환자는 잘 먹어야 한다는데 입원기간 1주일은 스트레스로 반밖에 못 먹었다. 1주일 후에는 한그릇을 모두 먹었다. 그런데 열흘을 넘기니 식사메뉴와 맛에 지친다. 병원 인근의 식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