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살이/한라산 낙상사고

[낙상사고 투병기 20] 실고사리 - 이마, 손가락, 다리의 실밥을 뽑았다.

풀잎피리 2022. 8. 1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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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 손가락, 다리를 꿰멨다.

실밥을 볼 때마다의 안타까움

뻴 때의 따끔함, 찡그림, 진땀

 

실고사리 / 실처럼 생긴 잎줄기가 나뭇가지를 감으면서 올라간다.

 

실고사리 포자낭군 / 새끼손가락의 수술한 형태를 떠올렸다.

 

낙상사고 후 얼굴에 피가 떨어졌다.

이마가 찢어져 흘린 피였다.

서귀포의료원에서 내 생애 처음 피부를 꿰멨다.

 

이어서 다리도 꿰매고 수원으로 와서

경골금속판고정 수술  후 다시 꿰멨다.

새끼손가락도 힘줄 연결 수술 후 꿰멨다.

 

입원실에서 이마의 실밥을 뽑을 때는 따끔했다.

그런데 통깁스 전 다리의 실밥을 뽑을 때는

아파서 진땀을 흘렸다.

 

퇴원 후 1차 통원치료 때 새끼손가락 실밥을 뽑았는데

실밥과 소독약이 엉겨붙어 딱딱해져서

주치의가 핀셋으로 뜯을 때마다 얼굴을 찡그렸다.

 

새끼손가락의 실밥 자국이 제일 문제다.

손을 펼 때 마다 그 흔적이 보기 싫고

손가락 관절의 꺾임을 방해하고 있다.

 

 

이마 타박상 6바늘 / 실밥 뽑음 (2022-04-12)

 

새끼손가락 꿰멘 흔적 / 실밥 뺄 때 얼굴을 수차례 찡그렸다. (2022-04-26)

 

다리 무릎 아래와 복숭아뼈 위에 길죽한 꿰멘 흔적 / 실밥 뺄 때 아파서 진땀을 흘렸다. (2022-04-19)

 

걸어가는 사람이 바늘이고

걸어가는 길이 실이라면

걷는 일은 찢어진 곳을 꿰메는 바느질입니다.

보행은 찢어짐을 맞서는 저항입니다.

(걷기의 인문학 / 리베카 솔릿)

 

정갱이뼈 수술의 재활이 관건이다.

예상보다 길어지는 뼈가 붙은 시간

걷는 사람들을 부럽게 바라보는 목발 연습길

 

언제 걸어가는 바늘이 될까?

바늘로 콕 찌르는 것 같은 아픔이여

시간이 약이란 처방을 믿을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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