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살이/제주오름

아슴선이 - 옷도 젖고, 몸도 젖고, 마음도 젖는다.

풀잎피리 2025. 2. 6.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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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오름 326]   

나의 마음을 놓는 곳
선인들이 살던 곳
옷도 젖고, 몸도 젖고, 마음도 젖는다.
 

아슴선이


 
오전은 영주갈고리 탐사를 하고
오후에 감은이오름 입구에서 쫓겨난 후
표선면의 아슴선이로 달렸다.
 
아! 숨이 찬 제주마무리 일정이 나를 옥죈다.
하루를 쪼개고 쪼개 기회를 만든다.
그 기회는 제주를 떠난 후 아쉬움을 없게 하는 나의 절박함이다.
 
아슴선이,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이름이던가
아심선이. 아심전(我心田). 아심전지(我心田地). 아삼선이(兒三仙伊)
나의 마음을 놓는 곳, 선인들이 살던 곳이다.
 
아슴선이 정상은 항공우주연구원 제주 추적소 건물이 설치되었다.
고흥의 나로도에서 쏘아진 로켓의 위치를 추적하는 곳이다.
원래 제주에 로켓 발사대를 설치하려 했으나 반대에 부딪혀 고흥으로 갔던 것이란다.
 
9월 초 아슴선이 제주추적소 입구의 안내소를 먼저 찾았었다.
오름투어 목적으로 아슴선이 출입증을 받는 방법은 없다는 대답이었다.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 막탐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슴선이 입구 반대쪽에 주차하고 발자국 흔적을 찾으며 막탐으로 오른다.
아슴선이에서 가장 높은 곳을 찾아보니 시그널이 붙어있다.
누군가도 나와 같이 악착같은 오름투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오름 중 한라산국립공원 밖의 오름은 모두 오른다는 나의 염원은
누군가의 발길이 만들어놓은 흔적을 찾으며 전진한다.
정상에서 철조망 옆으로 숲을 뚫고 나아갔다.
 
추적소 둥근 건물 지붕이 언듯 언듯 나무 사이로 보인다.
오름을 벗어나 임도를 지나 번영로을 걷는다.
제주추적소를 지나니 소나기 퍼붙는다.
 
물에 빠진 생쥐의 모습으로 텀벙텀벙 걷는다.
옷도 젖고 몸도 젖고 마음도 젖는다.
나의 마음을 놓는다. 아심전지(我心田地).
 
(2024-09-19)

트레킹 궤적도
아심선이 풍경
이질풀
임도를 걷다가 여기서 진입했다.
숲을 뚫고 길이 없은 숲을 간다.
새우난초
지도를 보며 가장 높은 곳을 찾는다.
가장 높은 곳
누군가의 시그널도 보인다.
아슴선이 정상 인증샷
정상 모습
고사리삼(좌), 추적소 철조망 옆으로(우)
철조망 옆으로 오름 능선을 걸었다.
하산길
두릅나무
억새, 고사리숲
너덜지대
숲을 뚫고 임도를 만났다.
임도를 걷고 번영로로 나왔다.
제주추적소를 지나니 먹구름이 짙어졌다.
제주추적소를 당겨보다.
아슴선이 풍경
번영로를 벗어나기 전 소나기가 내린다.
이후 물에 빠진 생쥐가 되어 20분을 더 걸었다.
옷과 신발이 물범벅이다.
신발을 벗고, 젖은 옷도 벗고, 배낭도 젖어 카메라, 밧테리를 커내놓았다.
팬티까지 젖어 깔판을 운전석에 놓아야 했다.
호우주의보 문자는 계속 오고, 처참한 다리는 하루의 고단함을 알려주고 있다.

 

아슴선이

위치 / 서귀포시 표선면 하천리 2405번지 일대
규모 / 표고 149m, 비고 29m, 둘레 498m 형태 원추형

오름 투어 / 2024-09-19
오름 평가 / 비추천 
(길 없음, 정상은 제주추적소)

 

아슴선이라는 이름은 옛날 신선이 이 오름에 올라와 놀면서 마음을 깨끗하게 했다고 하는데서 유래해
‘아슴 또는 아심’+‘선’+어조사 ‘이’가 연결되어 ‘아슴선이(我心仙伊)’라는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이 이름이 변이되어 ‘아삼선이(兒三仙伊)’로 불리기도 한다.
 
다른 유래로는 오름의 모양새가 어머니의 가슴을 닮았다고 하며,
이 오름이 매우 낮아 편평하므로 오름 정상부 가까이까지 넓은 밭이 있었으므로
‘아심전(我心田)’, ‘아심전지(我心田地)’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오름의 전체적인 지형은 매우 낮고 편평하며, 모든 방향으로 경사가 완만하다.
오름 기슭은 경작지와 목초지로 이용되고 있으나
추적소 울타리 주변은 개발이 제한됨으로 인해 오름 전 사면에 자연림이 무성하게 우거져 있다.
 
(출처 / 서귀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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