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기 375

한라천마 - 철심아!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

[낙상사고 투병기 319] 삼나무 숲에서 한라천마를 보려고 트레킹 1만6천보를 걸었다. 그리고 헬스장에서 처절한 제자리뛰기 한라천마는 삼나무 숲에서 손가락보다도 작은 꽃대를 올려 작은 꽃이 땅을 보며 핀다. 한라천마를 찍으려면 무릎을 굽혀야하는데 다리에 철심이 박혀있어 무릎을 꿇을 수 없으니 바닥에 업드리거나 누워야한다. 게다가 구식 카메라는 LCD창을 고정되어 있어 뷰파인더에 눈을 갖다 대어야 겨우 한라천마와 눈맞춤할 수 있다. 한라천마를 찍으려면 엎드리는 수고 외에 1만 6천보의 걸음을 걸어서야 하고 꽃이 옆을 보고 있는 개체를 찾아야 한다. 그러한 과정을 거쳐야 한라천마를 본다. 그러니 한라천마가 더 없이 예쁘다. 꽃을 보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재활해야 한다. 저녁에 헬스장에 가서 런닝머신 하는 사람..

어싱장 - 진흙 수렁 밟기, 뻐걱 뻐걱 1시간

[낙상사고 투병기 318] 동네에 황토 어싱장이 생겼다. 굳은 땅은 발바닥이 아프다. 질척한 황토에서 땀이 나게 걸었다. 어싱장 걷기 제자리 걸음 비가 자주 오늘 여름이다. 오늘도 비가 내려 물방울 버전을 찍고 일찍 귀가하여 동네에 개장한 어싱장에 갔다. 처음에 굳은 진흙을 밟으니 발바닥이 너무 아프다. 그래서 물이 있는 질척한 곳을 걸었다. 미끄러운 진흙이 발바닥의 감촉으로 전해온다. 맨발 걷기가 요즘 유행인 것 같다. 숲길에서도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더러 보인다. 굳은 진흙 위에서 아파서 걷지 못하는 창피함이다. 몇바퀴 돌았더니 그것도 힘들었다. 아예 진흙 수렁에 제자리 걸음을 했다. 느낌도 좋고 다리 운동으로 최고였다. 물이 적어 뻑뻑해지면 다시 진흙물을 부었다. 뻐걱 뻐걱 힘이 들어도 참아야 한다..

육박나무 암그루 - 님을 봐야 뽕을 따지

[낙상사고 투병기 317] 어제의 낙담을 딛고 육박나무 열매를 보는 환희에 감사하는 시간 어제는 며칠 전 소나기로 후퇴한 계곡을 다시 찾았다. 귀한 고사리인 줄 알고 힘들게 접근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고사리가 아니라는 답변에 엄청 낙담했다. 그래서 오늘의 미션 성공은 폭염 조차도 시원하다. 양지쪽 벤치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흐뭇한 오후 산책에 여유를 부려본다. 육박나무는 줄기에 얼룩무늬가 있어 해병대나무라고도 불린다. 둘레길을 가다가 육박나무가 보이면 수술 다리의 아픔을 참으며 가파른 숲을 몇번이나 기어올라야 했다. 찌는듯한 한여름의 폭염 주의보가 문자로 날아오고 그늘 벤치마다 등산화를 벗고 쉬는 사람들이 보이지만 해병대정신으로 육박나무 암그루를 찾는다 육박나무의 늘어진 가지를 확인하고 600mm 망원으..

꽃과 재활 - 징글징글 아우성

[낙상사고 투병기 316] 허리와 수술 다리는 교대로 아우성 모기와 싸우며 고사리 새순을 찍고 곶자왈 걷기로 기진맥진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을 하고 안경 넘어 시야는 땀방울로 흐릿하다. 허리와 수술다리는 교대로 아우성이다. 고사리 새순이 대체 뭔가? 배고픔을 참으며 시간이 흐른다. 모기들은 그 틈을 잔치날이라 생각하는 듯하다. 한번만 더, 한번만 더 뷰파인더를 확인하며 재도전을 반복한다. 이 길은 구도의 길인가. 오전에 달려올 때 라디오 전파에서 들은 "뒤 돌아보니 먼 세월이 잠시 전이었다."는데 남이 알아주지도 않는 고사리 새순에 절벽 안쪽 후미진 곳에서 땀과 모기와 싸우며 개고생을 하고 있는 현실이라니 하지만 인생 뭐 있어? 일직선으로 간다. 나의 삶! 내 마음 끌리는 대로 살아야지 이런 생각을 하며 ..

돌문화공원 - 비에 젖은 등산화 말리는 중 새 등산화 신고

[낙상사고 투병기 315] 첨벙 첨벙 물에 젖은 등산화를 말리는 중 새로 산 등산화를 신고 걷기운동 탐사 반가운 붉은사철란의 웃음이다. 제로 베이스 재활운동은 매일 새롭다. 어제의 악몽 같은 계곡 탈출은 이미 지나간 과거 새 날은 새로운 시작인 것이다. 비에 젖은 헌 등산화는 신문 뭉치에 몇번이나 물을 토해낸다. 아침에 또 한번 신문 뭉치를 갈아넣고 새로운 등산화를 신고 걷기운동을 시작했다. 뭉게구름이 하늘을 수놓고 있다. 돌문화공원 산책길은 걷기운동에 참 좋다. 그래서 간간히 찾는 돌문화공원으로 차를 몰았다. 제주상사화의 싱그러운 모습을 보고 돌물화공원의 숲길을 천천히 살핀다. 사박사박 새 등산화가 흙을 밟는 소리를 듣는다. 숲길은 신비함을 드러내며 빛을 맞는다. 아픈 다리를 참으며 걷는 발걸음은 호기..

걸음수 채우기 - 월드컵경기장 8바퀴

[낙상사고 투병기 313] 낮에는 꽃탐사, 2천보 밖에 못걸었다. 저녁을 먹고 월드컵경기장 8바퀴를 걷는다. 막판 2바퀴는 웃통까지 벗었다. 재활과 꽃탐사는 양립하기 힘든 두 마리 토끼이다. 그러나 함께 해야 할 이유는 절실하다. 재활은 재활이고, 꽃은 꽃이다. 오늘은 계곡 탐사에서 흰털고사리를 보았다. 계곡탐사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오후 18시가 넘어서 끝났는데 2천보 밖에 못걸었다. 저녁을 먹고 헬스장에서 다리운동을 한 후 월드컵경기장 트랙을 걷기 시작했다. 하루의 피곤이 몰아쳐도 이를 악문다. 내장고사리를 역광 풍경으로 찍은 힘으로 버틴다. 모래시계가 빠르게 떨어지듯 제주살이도 1년 시한이다. 내년에는 한라산을 오르는 것이 목표이다. 아내는 하루 쉬어도 된다지만 250일을 이어온 릴레이 끈을 끊기..

영실 코스 - 노루샘까지 거뜬하게

[낙상사고 투병기 312] 낙상사고 후 2번째 영실을 올랐다. 이번에는 노루샘까지 갔다. 시원한 전망에 스트레스를 날렸다. 손바닥난초를 보려고 7월에 영실을 오르려 했지만 비가 계속 내리는 바람에 때를 놓치고 8월 중순이 되어서야 영실을 올랐다. 영실기암을 넘어오는 햇살이 영실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등산로의 꽃들을 볼 기대를 세운다. 제주황기의 흐드러진 모습을 보고 백리향 풍경도 담으면서 노루샘까지 가면서 깔끔좁살풀도 보았다. 하산길는 수술다리의 부하를 줄이려고 아주 천천히 내려가는데 외국인 1명을 조우했다. 중국인인데 말이 통하지 않아 핸드폰 번역기로 말을 해온다. 간단히 답해주고 다시 천천히 내려갔다. 영실주차장에 닿으니 그 외국인이 기다린다. 교통편이 없어 함께 가자고 해서 동승했다. 제주로 간다고..

냉타월 - 1시간 정도는 목에 시원함을 준다.

[낙상사고 투병기 311] 1시간 시원하다는 냉타월을 목에 둘렀다. 수술한 왼발부터 등산로 계단을 으쌰!으쌰! 에고! 음나무 꽃봉오리는 열리지 않았네. 회사에 다니는 딸이 냉타월을 사서 보냈다. 목에 두르면 1시간 정도는 목이 시원하고 냉기가 가시면 땀을 닦는 타월로 이용한단다. 등산로 계단을 바라보고 냉타월을 목에 둘렀다. 시원한 감촉이 목으로 스며는다. 딸에 대한 고마움이 스며드는 것처럼 수술한 왼발에 힘을 주면서 먼저 계단에 올려놓고 이어서 오른 발을 계단에 올린다. 이렇게 으쌰! 으쌰! 계단을 오른다. 숨을 헉헉 쉬면서 왼발의 통증을 이겨낸다. 왼손으로는 스틱을 짚고 오른손으로 등산로 로프를 잡았다. 그래도 힘이 든다. 수술한 왼발을 먼저 올리는 연습이라 참아야 한다. 어렵게 깔딱고개를 올라오니 ..

제자리 뛰기 - 종아리 운동 발판에서 달리기 연습

[낙상사고 투병기 310] 걷고 뛴다는 것은 생존의 기본이다. 기본을 다가가기 위한 재활 오늘은 발판에서 뛰기 연습 시작이다. 낙상사고 후 15개월 그동안 종아리운동은 계속해왔다. 절지 않고 걸을 수 있는 기본 운동이기 때문이다. 헬스장에서 종아리운동을 하면서 런링머신에서 달리는 사람들을 보며 의지를 다졌다. 드디어 오늘 종아리운동하는 발판에서 뛰는 연습을 시작했다. 달리기를 위한 기본 연습이다. 지난 6월의 통원치료 때 뛰어도 된다고 했다. 그 후 두달이 지나서 발판 위에서 하는 제자리 뛰기 손으로 기구를 잡아 균형을 맞추고 발판 위에서 제자리뛰기를 열을 올린다. 그래도 왼쪽 발이 충격을 잘 흡수해 다행이다. 발판 위에서 헐떡이며 뛰고 뛰었다. 런링머신에서 달리는 사람과 보조를 맞춘다. 10분 동안 땀..

횡단보도 - 10초 남기고 6차선 건너기

[낙상사고 투병기 309] 동탄에서 시끔한 후 횡단보도는 처음 불들어올 때 건넜다. 그런데 바쁘다보니 10초 남기고... 꽃탐사와 재활이 이어지고 있다. 낮에 1만보 걷고 밤에 헬스운동하고 낮의 일정이 길어지면 밤에 힘들다. 급하게 저녁을 먹고 바로 헬스장으로 향했지만 시간이 부족한데 저멀리 파란불이다. 부지런히 걸어 횡단보도 앞에 오니 10초전 용기를 내어 거의 뛰다시피 건넜다. 가슴은 두근두근, 다리는 후들후들 그래도 뿌듯하다. 횡단보도를 파란불 중간에 건너다니 그간 걷기운동을 충실히 한 증거이다. 동탄에서의 횡단보도 건너기가 떠오른다. 그 당시 목발을 짚고 파란불 시작할 때 출발했지만 속도가 나지 않아 가슴졸이던 추억이다. 그 때와 비교하면 많이 발전했다. 하긴 그 때부터 벌써 몇달이 흘렀다. 어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