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고사리과 10

[제주고사리 99] 사다리고사리 - 잎의 모양이 사다리를 닮았다.

산과 들에 아주 흔하게 보이는 사다리고사리 우편의 양쪽을 사다리처럼 펼치며 선다. 제주살이 중 첫번째 집에서 윗층으로 올라가는 사다리를 닮았다. 잭이 하늘까지 자라는 콩나무를 타고 하늘까지 올라간다는 영국동화가 있다. 어제 고근산에서 아름다운 무지개를 보았다. 사다리같은 무지개를 타고 하늘 높이 올라가 제주풍경을 내려다보는 상상을 했다. 사다리고사리 학명 / Parathelypteris glanduligera (Kunze) Ching 분류 / 처녀고사리과(Thelypteridaceae) 사다리고사리속(Parathelypteris) 상록성 여러해살이풀로 지생한다. 충남, 전남, 경북, 경남, 제주의 산지 숲에서 자란다. 일본, 중국, 타이완, 인도차이나, 인도에 분포한다.

[제주고사리 88] 푸른각시고사리 - 소우편에 짧은 자루가 있다

각시고사리의 매력은 미끈함이다. 밝은 녹색으로 빛나는 또다른 푸른각시고사리 소우편에 짧은 자루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각시고사리보다 더 흔하게 볼 수 있다는데 점고사리를 푸른각시로 혼돈할 만큼 찾고 찾았다. 그러다 드디어 푸른각시고사리를 보았다. 그 기쁨이란 뭐라 설명할 수 없을 정도였다. 비슷하면서도 미세한 다름이 주는 뿌듯함 그 모습을 찬찬히 본다. 푸른각시고사리 학명 / Macrothelypteris viridifrons (Tagawa) Ching 분류 / 처녀고사리과(Thelypteridaceae) 각시고사리속(Thelypteris) 하록성 여러해살이풀로 지생한다. 한국, 일본 남부, 중국에 분포한다. 전북, 전남, 경남, 제주의 산지의 습기가 있는 숲에서 자란다. 각시고사리 https://blo..

[제주고사리 85] 큰처녀고사리 - 의외의 만남은 최대의 기쁨이어라

어리목 코스를 천천히 내려가는데 다른 얼굴의 고사리가 보인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보고싶었던 큰처녀고사리였다. 앗싸! 감탄이 흘러나왔다. 되돌아와 영실코스에서도 또한번 보았다. 한라산 관음사코스로 내려갈 때도 "앗! 큰처녀!" 큰처녀고사리는 1906년 타케신부가 한라산에서 채집하여 1908년 표본을 유럽으로 보냈는데 스위스의 크리스트가 이 표본을 바탕으로 1910년에 신종으로 발표했다. 큰처녀고사리의 종소명 quelpaertensis(퀠파튼시스)는 한때 제주도를 지칭하는 유럽식 지명 Quelpart와 존재함을 나타내는 어미 엔시스(-ensis)의 조합으로 "제주도에서 자란다"는 뜻을 나타낸다. 큰처녀고사리는 북방계 식물로서 세계 최초로 한라산에서 채집된 것이다. 지금은 대만, 러시아, 일본, 중국, 북..

[제주고사리 68] 제비꼬리고사리 - 원앙금침에서 일어나니 제비꼬리 생겼네

원앙이 무리지어 사는 곳에 제비꼬리고사리가 군락을 이뤘다. 원앙 새도 제비꼬리고사리도 천국이 따로 없다. 동물과 식물이 함께 사는 세상 더없이 아름답다. 원앙금침에서 신혼부부가 행복한 첫날밤을 보낸 후 신랑의 머리숱이 제비꼬리가 된 모습을 상상하며 미소짓는다. 물건너 풍경을 감상하는 꽃객의 마음은 소설을 쓰고 있다. 오름의 수직동굴에서 처음 보고 한라산 계곡에서 설경의 제비꼬리고사리도 보았다. 늘씬하고 시원한 자태를 지녔다. 중축과 우축이 만나는 곳 뒷쪽에 혹모양의 통기공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하부의 우편은 점차 축소되어 흔적만 남는다. 그 축소된 모습에서 제비꼬리를 연상한다. 제비꼬리고사리 학명 Thelypteris subochthodes Ching 분류 처녀고사리과(Thelypteridacea..

[제주고사리 61] 설설고사리 - 돈벌레가 기어갑니다

설설고사리는 돈벌레(설설이)를 닮아 이름이 지어졌다. 돈벌레는 부잣집에서 자주 발견되어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습하고 따뜻한 곳을 좋아하며 거미, 모기, 파리 등 작은 곤충을 잡아먹는다. 돈벌레는 다리가 30개 정도인데, 설설고사리의 우편도 20~30쌍이다. 설설고사리의 잎을 떼어 나무 등걸에 놓고 보니 정말 돈벌레 같다. 설설 고사리의 우편은 기부가 흘러 날개를 만들어 우편 상호 간 연결되는 특징이 있다. 설설고사리 학명 Phegopteris decursive-pinnata (H. C. Hall) Fée 분류 처녀고사리과(Thelypteridaceae) 설설고사리속(Phegopteris)

[제주고사리 60] 검은별고사리 - 상상으로라도 검은 별을 찾아보자

요즘은 별 보기가 쉽지 않다. 검은별고사리는 어디에 별이 있을까? 검은별고사리 잎을 위로 보며 상상으로 검은 별을 찾는다. 검은별고사리는 제주도 해안가 습지에 살고 있는 양치식물이다. 2002년 국내 미기록종으로 발표되었고 2017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었다. 별고사리와 유사하지만 지하 줄기와 엽병 기부 및 포자의 색깔이 검고 포자낭군이 포자낭군은 열편의 가장자리쪽으로 치우쳐 달린다. 검은별고사리 학명 Cyclosorus interruptus (Willd.) H. Itô 분류 처녀고사리과(Thelypteridaceae) 별고사리속(Cyclosorus) 제주도 저지대의 못에서 자란다. 일본, 타이완, 인도 등 열대, 아열대, 온대지역에 분포한다.

[제주고사리 53] 지네고사리 - 가는잎처녀와 헷갈린 처녀고사리과 양치식물

지네고사리라고 부르면 징그러운 지네가 떠오른다. 그러나 정작 지네고사리는 처녀고사리과 사다리고사리속 양치식물이다. 정말 지네를 닮은 홍지네고사리 등은 관중과 관중속이다. 가는잎처녀고사리의 늘씬함을 지네고사리도 닮았다. 가는잎처녀고사리가 하부를 갈수록 귀처럼 작아지는 잎이라면 지네고사리의 하부 잎은 날엽한 여덟팔자(八) 모양이다. 숲길에서 자주보게 되는 이 날씬한 고사리 이름이 무엇일까? 이름을 알고 나니 숲길이 훤히 비치는듯 시야가 넓어진 느낌이다. 그러면서 지네고사리란 이름으로 처녀고사리과에 속한 그 모습을 세세히 본다. 지네고사리 학명 Thelypteris japonica (Baker) Ching 분류 처녀고사리과(Thelypteridaceae) 사다리고사리속(Parathelypteris) 하록성 여..

[제주고사리 52] 가는잎처녀고사리 - 늘씬한 몸매들의 썸머 페스티벌

두달간 이어진 장맛비가 오늘도 소나기와 함께 습한 공기를 몰고오는 오후 날씬한 처녀들의 페스티벌이 떠올라 봄날부터 이어진 아련한 시간을 찾는다. 여기 저기에서 처녀들의 흔적을 찾으며 떠나는 몽롱한 고사리여행 가는잎처녀고사리의 영어명은 Slender-leaf marsh fern 날씬한 잎을 가지고 습한 지역에 사는 고사리란 뜻의 적당한 이름이다. 잎몸은 아래로 가면서 점차 작아져 귀모양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작년 말 단풍든 고사리밭에서 처음 보았는데 이름을 몰랐다. 올 봄 이름을 알고 두번째 보니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그렇게 인연이 된 가는잎처녀고사리의 강한 인상 논두렁에서 본 개피(벼과)의 꽃차례에서도 가는잎처녀고사리를 보는 듯 했다. 그렇게 알고 보니 가는잎처녀고사리는 얕은 산지 여기저기에서 군락..

[제주고사리 44] 각시고사리 - 늘씬한 각시의 외출하고픈 욕망을 본다

처음 보는 순간 늘씬하다는 느낌이 팍 왔다. 웹에 물어 안 이름 각시고사리 산과 들의 양지바른 곳에서 자란다. 뭉게구름이 멋진 날 각시고사리를 푸른하늘에 놓았다. 그 모습에서 각시의 외출하고픈 욕망을 본다. 각시고사리 학명 Macrothelypteris oligophlebia (Baker) Ching var. elegans (Koidz.) Ching 분류 처녀고사리과((Thelypteridaceae) 각시고사리속(Macrothelypteris)

[제주고사리 11] 별고사리 - 하늘에서 별이 떨어진 벨진밧

제주도에서는 기름진 땅을 벨진밧이라고 부른다. 별이 떨어진 밭이라는 뜻인데 별고사리들이 군락을 이뤘다. 하늘의 별을 찾는 고사리 탐사의 시간이 흥미롭다. 역광으로 보니 포자낭이 별처럼 보인다. 숲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 별고사리 군락의 모습은 은하수 같다. 별고사리는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