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연습 30

퇴원 후 재활 시작 - 목발을 짚고 가족과 친구, 자연의 격려를 받으며

[낙상사고 투병기 358] 반깁스에 큐션 넣은 덧신을 신고 목발을 짚고 걷기연습을 시작했다. 목발은 어깨의 힘으로 발의 충격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가족과 친구, 자연의 격려는 다시 시작하는 재활에 큰 힘이 된다. 설 쇠러 수원에 왔다가 얼떨결에 다리에 박힌 철심을 뺐다. 그리고 다시 목발을 짚고 걷기연습을 시작한다. 2022년 재활을 했던 우시장천의 산책길을 걷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 식탁에 앉으니 아내가 인삼 한 뿌리를 준다. 빈속에 한 뿌리를 씹어먹으며 아들이 선물한 산양산삼의 포장을 떠올렸다. 아삭아삭한 연근 조림이 병실 식사로 나온 물컹한 연근 조림과 대비되는 식감이다. 집으로 퇴원했다는 증거가 맛으로 느끼게 하는 순간이다. 오늘 새벽녘에 운동의 필요성에 대한 글을 읽었다. 그 글의 이미지에..

영실 코스 - 선작시왓 산철쭉을 보다.

[낙상사고 투병기 301] 낙상사고 14개월만에 영실코스 선작시왓의 산철쭉을 보는 감회 저기 보이는 한라산은 내년에 예상보다 2달 빨리 영실탐사를 가게 되었다. 잘 올라 갈 수 있을까? 두려움 반, 설렘 반 마음이 갈등한다. 그동안 재활운동을 열심히 했으니 오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자꾸 붙잡는다. 가방은 디카 1개 넣고 가볍게 준비하고 스틱을 보조로 천천히 발을 옮긴다. 계단을 오를 때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서 그런대로 발걸음이 떼어진다. 중간 중간 야생화를 보면서 조심스럽게 침착하게 민백미꽃, 좀민들레를 보고 영실기암의 아름다움을 전망했다. 병풍바위에 가까워지면서 자신이 붙는다. 해발 1600m를 지나자 산철쭉이 보이기 시작한다. 큰처녀고사리와 홍괴불나무를 보고나니 선작지왓..

카테고리 없음 2023.10.16

[낙상사고 투병기 267] 제주수선화 - 일출을 기대하며 새벽같이 달렸으나

새벽길을 달리는데 추워 히타를 켰다. 바다에 깔린 구름이 일출을 막았다. 손이 시려 셔터가 잘 눌러지지 않았다. 재활운동 중 처음으로 제주수선화 일출 버전을 찍으러 달렸다. 다리도 시원찮은데 일출까지 챙기는 못말리는 낙상자 자동차 안이 너무 추워 수술 손가락이 아려 히타를 켰다. 바닷가에서 절룩이며 수선화를 찾는다. 제주수선화를 발견하고 여명을 담는다. 야생화와 눈높이를 맞추려니 자세를 낮춰야 한다. 그러나 무릎을 구부릴 수 없어 아예 발을 뻗고 옆으로 누워야 한다. 새벽의 찬 공기가 바닥에서 올라온다. 입에서 나오는 입김이 안경을 흐리게 한다. 너무 추우니 핸폰의 터치가 잘 되는 않는다. 이래 저래 새벽에 개고생이다. 몇번을 반복하니 겨우 셔터가 눌러진다. 디카라면 춥다고 셔터가 눌러지지 않을텐데 디카..

[낙상사고 투병기 266] 광대나물 - 광대의 연기에서 재활을 생각하다.

누가 광대를 하찮게 보리? 여러 삶을 녹이는 그 연기의 위대함을 꽃 풍경을 찍으려는 낙상자의 무릎 고통을 일부러 걷기연습을 하는 것은 지루한 시간이다. 특히, 자주 찾는 동네 숲길은 풍경도 단순해진다. 그러다 보니 생각이 많아진다. 2월은 풀꽃들이 화사하게 꽃잎을 여는 시기이다. 마침 광대나물 꽃이 붉게 피어났다. 아픈 푸릎을 구부리고 범섬을 배경으로 작은 꽃을 담는다. 꽃의 생김새가 사람의 얼굴처럼 보이고 이리 저리 방향을 바꿔보면 다른 얼굴이 보인다. 광대들이 연기를 하는 듯해서 광대나물이라 이름지어졌다. 재활이란 고통의 시간도 어쩌면 내 삶의 연기를 하는 시간 같다. 평소에 잘 걸어서 한라산에도 여러번 올랐다. 하지만 낙상사고 후 절룩이며 걷기연습을 하고 있다. 걷기연습, 헬스장 다리운동 모두 고된..

[한라산 낙상사고 254] 고근산 전망 - 낙상 후 306일만의 감회

정상까지 854계단 전망대에서 보는 한라산 낙상 후 306일만의 감회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걷기운동하면서 서귀포 신시가지 뒤에 있는 고근산을 늘 바라보았다. 저 오름을 올라가 한라산을 바라보는 날은 언제일까? 계단 오르내리기 연습하면서도 고근산을 생각했다. 낙상사고 후 306일만에 고근산에 도전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아주 천천히, 수술 다리에 무리가 없도록 낙상사고 투병기간에 고근산 산책로도 새로 정비되었다. 계단에 올라온 계단 수, 올라갈 계단 수 표찰도 부착하였다.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는데 힘이 되어주는 표찰 반을 넘기자 자진감이 붙었다. 그래도 수술 다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찬찬히 디디면서 쉬엄 쉬엄 거북이 처럼 올라간다. 전망대에서 한라산을 바라보는 감회가 새롭다. 제주살이 중 첫 번째 오..

[한라산 낙상사고 223] 일몰 - 정열의 불꽃을 지피자

걷기연습길의 일몰 정열의 불꽃처럼 빛난다. 땀이 맺히는 재활의 시간 제주월드컵 경기장의 트랙에서 걷기연습은 계속된다. 힘이 들지만 하루의 일과를 빼먹을 수는 없다. 재활은 나를 시험하는 시간으로 생각된다. 고통을 긍정의 신호로 치환하고 현재는 미래를 위해 보험이라 생각하며 보험료 넣듯 재활의 시간을 꼬박꼬박 지키려고 노력한다. 늘 바람이 강하게 불어 애를 태우는 제주월드컵경기장 트랙이 오늘은 바람도 없이 아름다운 석양을 보여준다. 걷기의 고통을 잊고 일몰의 아름다움을 잡는다. 마지막까지 정열을 불태우는 태양은 내일의 일출을 위한 이브 행사 같이 느껴진다. 일몰의 강열함을 나의 현실에 접붙인다. 어려운 재활은 건강한 미래를 위한 밑걸음이 될 것이다. 하나의 성공적인 행사를 위한 여러 날의 준비와 연습이 필..

[한라산 낙상사고 216] 일상의 적응 - 커피 한 잔, 월드컵경기장 걷기연습

제주에 왔다고 방문해준 님과 장국밥 먹고 커피 마시고 월드컵경기장 걷기 연습, 계단 연습 제주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재활이 제1의 목표가 되었다. 주요 일정은 걷기 연습이다. 때 마침 제주에 돌아왔다고 찾아온 님과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셨다. "오늘을 잘 살자" 공감하면서... 집 근처에 월드컵 경기장이 있어 걷기연습에 좋다. 경기장 건물 한 바퀴 700m 트랙에 푹신한 바닥이 수술 다리에 무리를 덜 준다. 경기장을 돌면서 고근산과 한라산을 바라보는 것도 좋고 경기장 주변에 식재된 먼나무 빨간 열매를 겨울에도 볼 수 있다. 도로와 연결되는 55계단이 있어 계단 연습으로도 제격이다. 수원의 우시장천도 걷기 운동에 좋았지만 제주의 풍광을 보면서 걷는 월드컵경기장은 이제 제주생활에서 주요 재활지가 된 것이다...

[한라산 낙상사고 206] 아파트계단 내려가기 성공 - 엘리베이터 안녕

6층 아파트 계단을 오른 후 17일만에 내려가기에 성공했다. 이제 본격적인 걷기 운동이다. 아파트 계단으로 오르는 연습을 계속했다. 도서관 가는 9개 계단 11회 왕복도 함께 했다. 이렇게 연습을 많이 한 것은 제주에 내려갈 날짜 때문이다. 드디어 오늘 아파트 계단을 내려갔다. 올라가기 보다 무릎의 하중이 더 심해서 천천히 내려가면서 고통을 참았다. 1층 현관에 도착하자 해냈다는 뿌듯함이 밀려온다. 이제부터 아파트 엘리베이터는 이용하지 말아야겠다. 외출할 때마다 계단을 이용하면 자연히 걷기연습이 될 것이다. 걷는다는 것이 이렇게나 어렵다는 것을 재활을 통해서 느낀다. 평범한 일상이 건강과 행복이라는 것을 새삼 일깨운다. 힘들어도 걷기연습에 열을 올려야겠다. (2022-11-19)

[한라산 낙상사고 201] 발목 삐끗 - 약화된 발목이 화끈거린다

걷는 것 참 어렵다. 은퇴 후 다시 배우는 걸음 연습 계단 연습하면서 생각도 롤러코스터 낙상자에게 발의 유연성은 발목의 역할이다. 평평한 곳은 걷는데 비스듬한 곳에서는고통이 따른다. 약화된 발목 때문에 험한 길은 어불성설이다. 그래서 걷기운동할 때 일부러 비스듬한 곳도 걸어보고 평평한 산책길이 아닌 울퉁불퉁한 오솔길도 걷는다. 발목의 유연성이 제대로 발휘되어야 걷는 자유를 얻는다. 왼발에 힘을 주고 걷는 연습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 산책 중 발목을 삐끗했다. 몸을 휘청이며 간신히 균형을 잡았다. 발목이 화끈거리고 걷기가 불편하다. 목발 없이 걸어보고 자신감이 붙나 했더니 재활의 길은 멀고, 긴 시간이 흘러야 할 것 같다. 그럼에도 계단 연습은 꾸준히 한다. 도서관 갈 때 올 때 징검다리 건너고 계..

[낙상사고 투병기 184] 목발 없이 우시장천 왕복 - 손의 여유가 좋다.

목발 없이 걷는 것 드디어 실천 손의 자유 참 좋다. 목발 없이 걷는 모습 (2022-10-17) 낙상사고 200일만에 목발 없이 하루를 보냈다. 집에서 나와 징검다리를 건너고 도서관에 들렸다가 우시장천을 걸었다. 왕복 2km의 산책길이 여유롭다. 손의 자유가 얼마나 행복한지 목발 짚고 다닐 때 절실히 느꼈다. 일부러 전화까지 하면서 여유를 부렸다. 어떤 모습을 보면 바로 핸폰으로 찍을 수 있다. 산책길의 야생화도 찾아서 찍어보았다. 남들이 낙상사고 재활이라는 것을 눈치채기 어렵다. 목발을 짚으면 자전거 타는 사람이 미리 조심하지만 목발이 없으면 주의가 약해져 내가 더 조심해야 한다. 겨우 목발은 짚지 않고 있지만 수술 다리의 통증과 부자연스러움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산책길 옆에 바짝 붙어서 걸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