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살이/한라산 낙상사고

[낙상사고 투병기 267] 제주수선화 - 일출을 기대하며 새벽같이 달렸으나

풀잎피리 2023. 8. 10.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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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길을 달리는데 추워 히타를 켰다.
바다에 깔린 구름이 일출을 막았다.
손이 시려 셔터가 잘 눌러지지 않았다.
 

해가 뜨기 전 (2023-02-21)


 
재활운동 중 처음으로 제주수선화 일출 버전을 찍으러 달렸다.
다리도 시원찮은데 일출까지 챙기는 못말리는 낙상자
자동차 안이 너무 추워 수술 손가락이 아려 히타를 켰다.
 
바닷가에서 절룩이며 수선화를 찾는다.
제주수선화를 발견하고 여명을 담는다.
야생화와 눈높이를 맞추려니 자세를 낮춰야 한다.
 
그러나 무릎을 구부릴 수 없어
아예 발을 뻗고 옆으로 누워야 한다.
새벽의 찬 공기가 바닥에서 올라온다.
 
입에서 나오는 입김이 안경을 흐리게 한다.
너무 추우니 핸폰의 터치가 잘 되는 않는다.
이래 저래 새벽에 개고생이다.
 
몇번을 반복하니 겨우 셔터가 눌러진다.
디카라면 춥다고 셔터가 눌러지지 않을텐데
디카는 무거워 수술 다리가 버티지 못해 가져오지 않았다.
 
기대했던 일출은 물건너 갔다.
해수면에 짙게 두른 구름이 해를 가렸다.
일출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해가 나왔다.
 
그러나 빛이 너무 강하다.
기대했던 수선화 일출 버전의 아쉬움이다.
아픈 다리에게 미안할 정도의 새벽 강행군이었데

 

(2023-02-21)
 
 

구름 속에서 나온 해가 너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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