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살이/한라산 27

한라산 1700m 고지 - 흰괴불나무 꽃이 한 송이라도 피었으면

한라산 1700 고지에 흰괴불나무가 살고 있다. 꽃 한송이라도 피었으면 하는 간절함으로 올랐다. 강풍 속에서 기대를 초월한 여러 송이에 환호했다. 2021년 6월16일 한라산을 넘어 성판악으로 내려올 때 꽃봉오리를 보았는데 검색해 보니 흰괴불나무였다. 그때부터 흰괴불나무 꽃을 보고 싶어 했다. 그러나 2022년 봄 낙상사고로 꿈은 멀어졌다. 함께 갔던 지인이 그 이듬해 6월 20일에 갔어도 꽃봉오리 상태였단다. 한라산 등정을 목표로 처절한 재활 끝에 지난봄에 한라산에 올랐다. 제주살이가 올해까지이니 이번에 꼭 꽃을 보아야 한다. 그런데 몽고 여행이 겹쳐 한라산에서 흰괴불나무 꽃을 볼 기회를 놓치게 되었다. 그렇다고 여유있게 수원가는 걸 연기할 수도 없다. 몽고여행을 위하여 6월20일 수원에 간다. 그렇다..

[영실 기암] 그 이름 신비하다

고산의 여름 야생화를 보고 영실 기암의 절경을 감상한다. 영실, 그 이름이 전하는 신비함이다. 영실 코스와 어리목 코스는 늘 대비된다. 서귀포에 거주하는 나는 영실코스를 즐겨 찾는다. 어리목 코스는 지루함이라면 영실 코스는 신비함이다. 영실 코스를 갈 때마다 그 느낌은 천차만별이다. 비가 올 때도, 눈이 왔어도, 구름이 끼어도 영실은 실망을 주지 않았다. 꽃을 좋아하거나 풍경을 좋아하거나 산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탄성이 이어진 곳이다. 영실 표지판이 주는 감회가 남다르게 다가온다. 영실기암을 중심으로 부챗살처럼 펼쳐진 영실 기암 장마 때 영실 기암에 떨어지는 임시폭포를 보고 싶었으나 실현하지 못했다. 비가 많이 오면, 폭설이 내리면, 강풍이 불면 자주 폐쇄되는 코스이다. 제주살이 막마지의 영실은 조급함과..

[한라산 산철쭉 탐사] 어리목~남벽~영실 - 아! 옛날이여~

몇년만에 산철쭉 탐사팀과 함께 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다. "아! 옛날이여~"를 연발했다. 2018년도에 산철쭉 탐사를 위해 제주 여행을 했다. 그 때의 한라산 산철쭉은 백미였다. 그래서 그 때의 추억이 한라산 산철쭉의 시그널이 되었다. 그런 후 제주살이 동안에 한번도 산철쭉 산행을 하지 않았다. 이번에서야 산철쭉 탐사를 온 팀과 함께 했다. 어리목~영실 코스를 계획하고 산철쭉을 위해 남벽까지 트레킹이다. 보름 전 어리목에서 올라올 때도 산철쭉은 시원찮았다. 그래도 남벽은 어느 정도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남벽 초차도 기대 이하였다. 산행 내내 작년보다 못하다란 소리를 들었고 올해는 특히 꽃이 일찍 펴서 늦게 온 탓도 있었다. 하지만 산철쭉 규모가 작아지는 것은 분명하다. 제주조릿대..

[영실, 어리목 탐사] 야생화 하늘 버전 - 오늘만 같아라

한라산 꽃탐사는 언제나 선물을 준다.오늘은 더욱 아름다운 하늘을 보여준다.꽃을 하늘에 그리며 트레킹하는 맛이 최고다.   이번 정모는 영실로 올라 어리목 중간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코스이다.하늘이 이렇게 아름다운 날, 힘들지 않은 설레임을 선물한다.꽃객도, 야생화들도 한컷 기분을 낸다. 이쁜 꽃들아! 어떻게 하면 더 예쁘게 볼 수 있니?꽃객님! 힘들지만 저를 하늘에 올려주세요.그러마 그러마, 하늘이 멋부리는 날, 우리도 멋부려 보자꾸나 산철쭉을 풍경으로 담으며 영실 코스를 오른다.꽃객도 관광객도 탄성을 지르는 풍경이다.핸드폰을 지켜드는 모습이 여기 보인다.  설앵초, 흰그늘용담, 바위미나리아재비, 나도제비란흰제비꽃, 흰털제비꽃, 금강애기나리 섬매발톱나무, 산개벚지나무, 큰처녀고사리 꽃이름을 부르며 무릎을..

[어리목 코스] 나도제비란을 찾아서 - 한라산 야생화 풍경을 만끽하다

나도제비란을 찾아서 어리목 코스를 올랐다.맑은 날씨에 한라산 야생화들이 반겨준다.하늘 버전을 촬영하며 풍경을 만끽했다.   나도제비란을 찾아 친한 꽃객과 함께 어리목 코스를 올랐다.수년전 아내와 함께 영실로 올라 어리목으로 내려온 적은 있어도어리목으로 오르는 것은 처음이다. 제주에서 처음으로 나도제비란을 조우했다.소백산의 나도제비란에 비해서 키도 작고 꽃색도 연하다.하지만 나도제비란을 하늘버전으로 보니 색다르다. 나도제비란은 오늘의 주인공이다.영실로 올라 어리목 코스의 이 곳까지 온 꽃객 두 분이 있었다. 나도제비란이 인연을 놓아준 반가운 조우였다.  어리목 코스 탐사 중 가장 많이 본 것은 설앵초이다.곳곳에 눈에 띄는 설앵초를 하늘버전, 물버전으로 담았다.나도제비란을 제치고 설앵초가 주인공이 된 착각도..

한라산 1500m 고지 - 왕괴불나무 꽃을 보려고 올랐다

1송이 꽃의 갈증을 풀려고한라산 1500m 고지를 올라여러 송이 꽃을 보다   1주일 전 왕괴불나무 꽃 1송이를 본 후꽃의 갈증이 심했다.여러 송이의 꽃을 보려고 7일만에 다시 올랐다. 왕괴불나무는 한라산 진달래대피소까지 올라야 볼 수 있다.이른 아침에 서귀포에서 성판악 가는 첫 버스를 타야 7시부터 산행이 가능하다.진달래대피소에 도착하니  왕괴불나무 꽃은 벌써 절정이 지났다. 1주일이 지나니 진달래도 모두 꽃잎이 떨어졌다.진달래 붉은 꽃을 배경으로 왕괴불나무 꽃을 보려는 기회는 사라졌다.  바람까지 살랑살랑 애를 태운다. 설앵초를 보려고 조금 더 올라갔다.설앵초 몇송이가 보인다.줄기가 빨간 제주양지꽃도 꽃잎을 활짝 열었다. 이렇게 1500m고지의 야생화들을 보니 올라온 보람이 있다.다른 사람들을 부지런..

한라산 1800m 고지 - 댕댕이나무를 보러 또 한번 오르다

댕댕이나무 몇 송이에 아쉬움이 컸다.1주일 후 다시 한라산 1800m 고지에 올랐다.물방울이 맺힌 댕댕이나무 꽃을 보았다.   댕댕이나무, 댕댕이나무 염원이었다.1주일 전 몇 송이 꽃이 아쉬웠다.더 많은 꽃이 핀 군락을 보고 싶었다. 다시 용기를 내어 한라산 1800m 고지를 향한다.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내린다.지난 번에는 햇빛에 난반사가 심했는데 오히려 잘 됐다. 걸음을 재촉하는데 비가 그쳤다.물방울이 마를까봐 조바심이 났다.이왕 다시 오르는 길이니 이번에는 물방울을 기대했다. 1500m 고지의 진달래밭대피소에 도착했다.뜻밖에도 왕괴불나무에 꽃이 두 송이 폈다.지는 진달래 꽃이 붉은 배경이 되어준다. 바람이 살랑살랑 애를 태운다.할 수 없이 핸드폰으로 왕괴불나무 꽃을 찍었다.그리고 걸음을 채..

[한라산 14] 성판악~관음사 - 댕댕이나무 꽃을 보고 한라산을 넘다

낙상사고 후 2년 19일 댕댕이나무 꽃을 보고 한라산을 종주하다. 낙상사고가 던져준 고난은 내 삶의 질곡이었다. 오르고 싶은 한라산을 바라보며 피땀어린 재활을 실천했다. 그러면서 언제 한라산을 오르나? 원래 계획은 철심제거 후 6개월이 되는 여름이었다. 그런데 4월에 피는 댕댕이나무 꽃을 보고 싶었다. 제주살이가 올해까지이니 4월에 반드시 한라산에 올라야 한다. 댕댕이나무는 한라산 1800m 고지에서 자란다. 4월 20일 경 꽃이 핀다는 댕댕이나무를 보려고 한라산을 계획했다. 오르다가 힘들면 그냥 돌아온다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성판악에서 출발하여 800m 표지판을 보고 100m 높아질 때마다 표지판을 본다. 걸음은 조심조심, 가급적 수술하지 않은 발로 더 힘을 썼다. 속밭대피소에서 간식을 먹으며 힘을 충..

[영실 탐사] 가을 열매를 찾아서 - 시원한 광각의 눈, 망원으로도 바꿔보고

추운 가을이 계속된다. 입산이 통제되고, 차량이 만차된 경우도 있던 영실 늦은 계절에 가을 열매를 찾아 올랐다. 아름다운 풍경이 눈을 시원하게 하였고 산행객들의 감탄사를 들으면서 빨간 열매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윗세오름 전망대의 풍경은 가이 압권이었다. 망원경의 힘을 빌어 제주시내와 한라산을 가까이 보기도 했다. 오랜만의 영실은 힐링에 제격이었다. (2021-10-28)

[한라산 13] 성판악~관음사 - 하늘이 아름다운 날, 거꾸리개고사리 포자낭군을 찾다.

가을이 왔지만 가을장마가 계속되었다. 한라산 돌길에서 거꾸리개고사리 포자낭군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추석 전에 한라산을 올라야하는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다. 비가 오지 않는다는 일기예보를 보고 한라산을 예약했다. 다행히 하늘이 맑은 날이다. 등산길 바닥에 놓인 돌 아래 거꾸리개고사리가 산다. 등산로에 머리고 박고 끙끙거리는 시간 귀에는 발자국 소리가 생생하다. 거꾸리개고사리의 포자낭군을 어렵게 찍었다. 이후 룰루랄라 발길을 채촉한다. 흰괴불나무 영롱한 열매를 본 후 날아가는 느낌이다. 한라산 위로 구름이 이동한다. 헉헉 올라가니 천상의 세상이다. 인증샷도 없이 정상의 기분을 만끽한 후 관음사 코스로 하산하는데 마가목 열매의 사열를 받는 듯 했다. 한라산, 아름다운 산, 멋진 산 힘들지만 등산할 가치가 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