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살이/한라산 낙상사고 379

천근만근 - 배터리가 방전되듯 힘이 빠진다.

[낙상사고 투병기 298] 몸이 천근만근이다. 재활의 절박함과 일상의 사라짐이 만든 현상 배터리가 방전되듯 흐느적거린다. 일상을 정의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누구나 다른 모습이지만 사람 사는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재활에 있어서는 일상이 없는 것 같다. 만나고 싶은 사람도 제대로 만나지 못하고 느긋한 휴식도 없는 강행군 재활 하루를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도 쉴 수도 없다. 제주살이 기한이 모래시계처럼 다가오지만 현실은 대부분의 시간을 재활에 투자하다보니 제주살이 목적이 희석되는 느낌이다. 그러기에 더더욱 재활의 절박함에 마음이 급하다. 그런데 힘이 없고 축 쳐지는 몸이 천근만근이다. 배터리가 방전되듯 몸에서 체력에 사라졌다. 간신히 집 근처의 고근산에서 걷기운동을 하는데도 걷기도 귀찮아 걸음걸이는 그만..

재활의 길 - 날씨 불문, 이유 불문으로 걸어야 한다.

[낙상사고 투병기 297] 재활의 길은 날씨 불문이다. 안전 안내 문자가 쇄도해도 부질없다. 걷는 숲길은 냇물이 되어 흘렀다. 올해 날씨는 정말 이상하다. 왜 이리 자주 비가 내리는가 사람을 축 쳐지게 만든다. 하지만 재활자에겐 이유가 되지 않는다. 안내 문자가 와도 무조건 밖에 나가 걸어야 한다. 자동차 부러쉬가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것을 보며 자동차를 몰았다. 숲길은 죽은 나무가 부러저 길을 막았고 길 옆에서는 새로이 폭포가 만들어졌고 빗물은 숲길을 내로 만들었다. 장화를 신고 우산을 쓰고 1만보 걸음을 옮긴다. 장맛철 같은 비를 맞은 숲길은 다양한 형태를 만들었다. 그 길을 걸으면서 비를 맞은 꽃과 고사리를 본다. 걷기의 지루함을 달래는 양념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맑으면 맑은 대로 양념의 맛이 ..

토탈 힙 - 엉덩이 운동 레벨 30kg으로 올림

[낙상사고 투병기 296] 헬스장에서 가장 먼저 실시하는 토탈 힙 경비골 골절 수술 환자에서 절대적인 필요한 운동이다. 오늘 레벨을 5kg 늘려 30kg 도전했다. 어떤 수술이든지 수술 후 반드시 해야하는 운동이 있단다. 재활 필수 운동은 대퇴사두근, 외전근, 대둔근이라고 한다. 그래서 재활 초기부터 계속 해왔다. 대둔근이라고 불리는 엉덩이근육은 걸을 때 몸이 앞으로 숙여지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단다. 경비골 골절 수술 환자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운동이다. 그래서 헬스장에 가서 제일 먼저 하는 운동이다. 무게를 정하고 토탈 힙 기구에 올라 발을 걸은 후 뒷발치기 하는 것처럼 발을 뒤로 차 올린다. 그러면 자연히 엉덩이근육이 움직인다. 처음 할 때는 수술 발이 버티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그래서 한 칸(..

물방울 찾는 걷기 운동 - 왱! 5천보도 안되네, 게다가 핸폰 충전도 말썽

[낙상사고 투병기 295] 비 오는 날 꽃을 찾으며 걷기운동 그런데 5천보도 안되다니? 하물며 핸폰 충전도 속을 썩인다. 비 오는 날에도 걷기 운동은 계속된다. 이왕이면 꽃에 맺힌 물방울을 찾자 그래서 찾은 족은바리메 여러 가지 꽃에서 물방울을 찾으며 천천히 오른다. 미끄러지 않게 스틱으로 단단히 버티면서 살금 살금 오르다가 꽃을 보면 정지하고 이렇게 오름 한 바퀴를 돌고 걷기 데이터를 보니 왱 5천보도 되지 않는다. 핸드폰 밧데리는 간드랑 간드랑 차로 와 충전 시켜서 왠만하면 숲길 걷고 싶은데 왱 충전 표시는 되는데 핸폰 밧데리 게이지는 떨어진다. 차에서 20분 기다리다 그냥 출발했다. 귀가 중 충전되면 동네 숲길 걸어야지 그러나 운전 중에도 게이지는 바닥을 긴다. 그래서 1만보 채우지도 못하고 좀 일..

꽃과 재활 사이 - 두 마리 토끼를 쫒는 바쁘디 바쁜 제주살이

[낙상사고 투병기 294]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꽃과 재활 사이에서 정말 바쁘고 바쁜 하루였다. 시간을 정하지 않고 약속한 꽃탐사 아침에 출발한다는 전화를 받고서야 부랴부랴 허둥지둥 야쿠르트도 먹지 못하고 설거지도 하지 못하고 면도도 하지 못한채 당오름, 서귀포휴양림, 까끄레기오름, 표선, 고살리까지 제주 이곳 저곳을 함께 다니며 하루종일 꽃을 찍었다. 그러나 09:00부터 17:00까지 걸은 걸음수는 2,200보에 불과했다. 늦은 오후 강창학경기장 숲길을 2바뀌 돌아 9,900보를 채웠다. 19:00에 집에 와서 저녁을 하면서 아침에 못했던 설겆이를 하고 저녁을 먹고는 또 설겆이도 못하고 헬스장으로 달렸다. 20:00부터 21:30까지 서귀포츠클럽에서 다리 운동을 했다. 22:00 넘어서야 집에 오는..

39주년 결혼 기념일 - 홀로 재활운동, 컨디션까지 다운

[낙상사고 투병기 293] 아내는 딸과 함께 여행가고 제주에서 홀로 재활운동 컨디션 저하에 따른 힘든 시간 결혼 기념일이라고 큰 일은 아니다. 아내와 함께 있어도 외식 정도이니 나이를 먹는다는 게 밋밋한 마음이 되는 것 같다. 아내는 딸과 함께 열흘 간 유럽여행을 떠났다. 평소 재활에 내조하며 고생한 아내에게 흔케이 수락했다. 아내가 미리 준비해둔 반찬과 1회용 국들이 있어 식사는 문제 없다. 어제 가슴 통증이 없어져 상체운동을 했는데 그 후유증인가 컨디션이 엉망이다. 걷기도 힘들고 헬스 운동은 더없이 어렵다. 오늘이 39주년 결혼기념일임을 생각하니 서글픈 마음이다. 혼자 식사하고 헬스장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낙상자 60대 후반의 재활운동이라 효과도 미미하다. 피곤은 하품이 되어 나오고 재활운동과 건..

가슴 통증 없어짐 - 철봉 매달리기, 레그 프레스

[낙상사고 투병기 292] 2주 동안 지속되던 가슴 통증 그동안 매달리기 하지 않고 살살 발 운동 가슴 통증 없어져 다시 매달리기하면서 레그 프레스 상향 그간 가슴 통증이 압박을 가했다. 힘을 쓰기가 어렵다. 몸 균형 맞추기 매달리기를 하지 못했다. 가슴 통증이 사라지자 살 것 같다. 다시 매달리기를 시작했다. 2주 동안 하지 않았던 매달리기 무척 힘들지만 버텨야 한다. 어깨도 많이 약해졌다. 온 몸이 에스오에스를 외치는 듯 뻐근한 몸을 단련해야 한다. 가슴 통증에도 다리 운동은 계속했다. 오늘은 레그 프레스 한 칸을 올렸다. 레그 프레스는 7칸(55kg)으로 한 번에 30회를 한다. 총 4회전을 하는데 발의 위치를 바꿔가면서 한다. 발판 아래 발을 펴고, 눕히고, 발판 위 발을 펴고, 눕히고 다치지 않..

모래사장 걷기 - 중문색달해수욕장

[낙상사고 투병기 291] 맨발로 걸으니 푹푹 들어간다. 몸의 하중에 따라 깊어지는 큐선 파도와 서핑을 보면서 땀을 흘렸다. 제주의 해변은 절벽과 돌이 많아서 해변 길이에 비해 해수욕장은 적은 편이다. 더욱이 서귀포 쪽에는 중문, 표선 등 몇몇에 불과하다. 그 중 중문색달해수욕장은 서핑으로 유명하다. 봄부터 가을까지 서핑객이 줄을 잇는다. 집에서 가까워 걷기운동으로 찾았다. 언덕의 산책로를 걸으면 바다 쪽으로 멋진 풍경이다. 해변으로 내려와 맨발로 걷기운동을 했다. 발바닥이 느끼는 모래의 감촉이 좋다. 푹푹 들어가는 곳에서는 균형을 맞추워야 하니까 재활운동으로 안성맞춤의 해변이다. 파도와 서핑을 보면서 걷기운동 모래사장 중간을 한 번 걸은 후 해변 쪽 가까이를 걸었다. 모래가 얇아 발자국만 남기는 정도이..

아기쌍잎난초 - 100일 재활 계획 성공

[낙상사고 투병기 289] 새해 첫날에 4월에 함께 보자는 약속 100일 기도 드리듯 재활에 매진하며 기원 한라산둘레길에서 드디어 작디작은 꽃을 보았다. 낙상사고 후 제주에 내려와 친한 꽃객과 새해 첫날 점심을 먹었다. 그 때 아기쌍잎난초를 4월에 함께 보자는 약속을 했다. 아기쌍잎난초는 한라산둘레길을 가야 만날 수 있다. 원래 작년에 꽃을 보려고 하였으나 4월1일 낙상사고로 보지못하고 해를 넘긴 것이다. 월드컵경기장을 돌면서 한라산을 바라보며 기대를 키웠다. 하루 1만보 이상 반드시 걸었고, 헬스장에 가서도 다리운동에 주력했다. 1월 52만보, 2월 48만보, 3월 43만보를 걸었다. 스프링데일리 숲길을 2만보 이상 걸은 날도 있고 절물자연휴양림에서 한라생태숲까지 왕복을 한 날도 있다. 이렇게 걷다보니..

등산화 - 버려진 신발에서 개구리발톱이 꽃을 피웠다.

[낙상사고 투병기 288] 누군가의 발을 감싸 보호하던 신발 버려지고도 꽃에게 헌신한다. 신발아~ 수고가 많구나 재활을 하면서 봄을 맞는 마음 1년 전의 낙상사고 때와는 판이한 풍경 인식의 변화가 준 시선이다. 누군가는 멀쩡한 등산화를 버렸다. 버려진 신발에 뿌리내린 개구리발톱이 꽃을 피웠다. 신발의 변신은 재활과 닮았다. 제주살이 하면서 주로 산을 찾다보니 등산화가 쉽게 훼손된다. 돌이 많은 숲길, 오름길을 많이 간 탓이다. 가시가 달린 나무가 얽힌 숲 속도 많이 다녔다. 그리고 비가 자주 오다보니 등산화가 젖은 상태가 잦다. 그러니 새로 산 등산화도 바로 헌 것이 된다. 나는 원래 신발을 아껴 신는 편이다. 예비 신발을 준비하여 신던 신발이 젖으면 마를 때까지 새 신발을 신는다. 신발은 산행에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