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 14

[한라산 낙상사고 237] 계단연습 - 전지훈련 선수들에게 뺏긴 계단

내가 오르내리기 연습하는 계단 전지훈련 선수들에게 뺏겼다. 다른 계단에서 연습하니 좀 이상하다. 걷기연습을 하는데 평탄한 곳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계단 오르내리기도 겸해서 하고 있다. 하루 1만보 중 계단 오르내리기는 2천보 정도 된다. 그런데 계단연습하러 가는데 호루라기 소리가 들린다. 다가 가니 전지훈련 선수들이 계단 오르내리기 연습이다. 하필이면 내 계단에서 ㅠㅠ 내가 전세낸 것도 아닌데 ㅎㅎ 잡생각은 접고 훈련 모습을 지켜보았다. 선수들은 계단을 뛰어서 오르내린다. 아! 나도 저렇게 뛴 적이 있는데 평범함이 낙상사고 후 바라보니 이렇게나 특별했던가? 부러움을 안고 다른 계단으로 갔다. 왠지 낯설게 느껴지는 묘한 감정이다. 한 칸 내려갈 때마다 수술다리의 버팀이 아픔으로 느껴진다. 오히려 계단을..

[한라산 낙상사고 236] SOS 영실 - 재활운동 업그레이드

재활운동하면서 본 영실과 고근산 마음에 SOS를 치면서 오를 의지를 다진다. 바라만 보지 말고 밟아보자. 제주에서 내려와서 재활운동 1달 걷고 걷는다지만 월드컵경기장이 한계이다. 그래도 어쩌랴 업그레이드라도 하자. 700m 트랙을 8바퀴 돌고 55계단을 왕복 15회를 오르내리면 총 11,210걸음이다. 월드컵경기장 걷기운동은 매일 이렇게 하여야겠다. 걷기연습을 끝내고 SOS MUSEUM을 배경으로 영실과 고근산을 사진으로 담으려고 포인트를 찾아 여러번 왔다갔다 했다. 영실과 고근산을 오르려면 내 마음에게도 SOS를 쳐서 재활에 박차를 가하자는 의미이다. 고근산을 오르려면 계단 1,000개를 올라야한다. 영실은 불규칙한 돌계단 2km 왕복을 해야한다. 봄에는 고근산, 가을에는 영실이 목표다. 이어 점심을 ..

[한라산 낙상사고 235] 100일 계획 - 한라산둘레길에 있는 꽃을 보자

새해 첫날 꽃객과의 약속 100일 후에는 꽃을 함께 보자 재활에 사활을 걸 옵션이다. 봄에 한라산둘레길에 꽃을 피우는 난초가 있다. 작년 봄에 볼 계획이었는데 낙상사고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다. 수원에서 다리 수술을 마치고 8개월 만에 제주에 내려와 새해 첫날을 맞았다. 친한 꽃객과 점심을 함께 먹으면서 골절에 따른 재활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봄에는 한라산둘레길을 함께 가자고 한다. 재활은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하여야 하는데 꽃을 볼 수 있다는 염원으로 재활을 한다면 이렇게 좋은 옵션이 아닐 수 없다. 재활은 의지의 힘이다. 9개월의 경험상 재활은 피나는 시간이다. 어떤 기대가 덧씌워지면 재활에 힘을 보탤 것이다. 그래 야생화를 보려고 제주살이를 왔는데 야생화를 못보면 무슨 낙이 있을까? 힘들어도 꽃..

[한라산 낙상사고 234] 새해 일출 - 끔찍한 해는 가고 재활의 해가 왔다.

계묘년의 새해 일출 토끼처럼 껑충껑충 햇님에게 빌어본다. 이번의 새해 일출은 다리가 불편하여 산에는 가지 못했다. 해안가 절벽 위의 전망터로 갔다. 쫒아가는 것도 힘들어 늦게서야 합류했다. 구름이 일출을 방해하고 있다. 늦게서야 얼굴을 내민 태양 새해 일출이 뭐라고 이렇게나 간절히 기다렸던가? 지난 해의 앙금을 말끔히 씻고 새해에는 재활을 열심히 하여 제대로 걷고 싶다. 나도 모르게 건강을 읍조리는 입 절박함을 넘어 사활을 걸어야 하는 재활운동 불확실성을 확실함으로 바꾸는 거사 나의 의지를 시험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나를 믿으며 끊임없이 노력하자 다짐에 다짐을 하는 첫날이다. (2023-01-01)

[한라산 낙상사고 233] 카메라 확인 - 렌즈 두 동강 속에서도 본체는 괜찮다.

렌즈는 파손되었는데 카메라는 고장나지 않았다. 장난감이 망가지지 않은 아이의 미소를 지었다. 제주에 내려온지 한 달이 넘었다. 그동안 재활로 바쁘디 바뻤던 시간들 카메라 가방도 방치한 채 연말이 다가오니 문득 카메라 가방이 궁금해졌다. 카메라는 사용가능한가? 카메라 가방을 열었다. 낙상사고 당시 등산배낭에 쑤셔넣었던 카메라 수술하러 수원에 왔을 때 이웃 지인이 배낭에서 꺼낸 후 다른 스페어 렌즈와 함께 카메라 가방에 넣어 9개월간 방치된 상태였다. 카메라에 마운트 되었던 광각렌즈는 두 동강이 나서 폐기할 처지이다. 본체에 남겨졌던 렌즈 1조각을 분리한 후 다른 렌즈를 마운트해서 셔터를 눌러보았다. 다행히 셔터는 눌러져서 본체는 살아남았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다시 카메라 가방에 넣으면서 천만다행으로 생각했..

[한라산 낙상사고 232] 크리스마스 이브 - 낙상자의 시선

산타클로스는 벽을 타고 선물을 돌리고 크리스마스 트리는 반짝 반짝 빛을 발한다. 만두전골로 땀을 흘리는 낙상자의 이브 봄에 낙상사고를 당하고 9개월이 가까운 시간을 지내니 거리에는 연말 분위기가 일어난다.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낙상자에겐 별다른 감흥이 없다. 오직 발등에 불인 재활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그러나 눈이 보는 풍경은 연말을 느끼고 있다. 오전은 헬스클럽에서 땀을 흘리고 오후는 월드컵경기장 트랙을 도는 쳇바퀴 일정 그 속에서도 다름을 찾으려는 안감힘 오전에 헬스운동 갈 때 화단에서 갯모밀 설경을 보고 오후 걷기운동 할 때 삼매봉, 솔오름, 각시바위, 고근산을 바라보며 봄에는 저 오름들을 올라야 한다는 목표를 점검한다. 밖이 어두워져서야 집으로 가는 길 어느 집에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돌리고 있..

[한라산 낙상사고 231] 동짓날 - 동지 팥죽 먹고 노가다 재활

동지 팥죽과 도토리묵 먹고 눈보라에 맞서는 노가다 재활 시시포스처럼 처절한 고투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짓날 옛날에는 군고구마를 화롯불에 구어 먹고 어른들은 화투로 시간을 보냈지 지금은 상상으로도 그리지 못하는 추억 어른을 넘어 지공대사의 시간을 보내는 현재 때 아닌 재활을 화두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전에 헬스장에서 3시간을 보내고 왔다. 점심은 동짓날이라고 동지팥죽과 도토리묵을 먹었다. 오후는 700m 트랙 7바퀴, 55계단 왕복 10회 오르내리기를 했다. 날이 추워 두꺼운 방한복을 입었다. 강풍에 눈발이 거세게 날리며 따갑게 얼굴을 때린다. 그래도 걸어야 하는 절박함 말 그대로 노가다 재활이다. 눈보라 속에서 트랙을 돌고 계단을 오르내리기 하면서 시시포스처럼 처절한 고투의 시간이었다...

[한라산 낙상사고 230] 서귀포 폭설 - 신천지 속의 재활운동

서귀포 시내에 많은 눈이 내린 날 맑음, 흐림, 눈보라의 변화무쌍함 제주 바람도 신나 휘몰아쳤다. 눈이 드문 서귀포에 폭설이 내렸다. 창문을 여니 신천지가 된 모습 베란다 위에는 고드름이 주렁주렁 낙상사고가 아니었다면 신나서 눈버전 꽃사진 찍으러 달려갔겠지 하지만 재활로 보내는 제주살이 안타까움과 불안감이 제주 바람처럼 휘몰아친다. 오전에 헬스장 가는 길 모퉁이 참새피가 눈 속에서 얼굴을 내밀었다. 헬스장 갈 때마다 보이는 풀이었다. 몇번 보니 이름이 궁금해져서 사진을 찍어 도감을 확인하여보니 참새피였다. 발길에 채이곤 하더니 이번에는 폭설을 맞았구나 참새피 설경을 찍으며 낙상자의 마음을 전한다. 이렇게라도 설경을 잡으니 기분이 업된다. 오후에는 월드컵경기장 트랙 걷기연습이다. 눈이 녹아 질척이는 트랙 ..

[한라산 낙상사고 229] 꽃객들과의 점심 - 일상의 모습들이 너무 부럽다.

제주와 와서 재활에 집중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모이는 꽃객들과 점심을 함께 했다. 일상의 모습들이 너무 부러운 시간이었다. 밖은 눈보라 야생화가 좋아 제주살이를 왔고 기간을 연장까지 했다. 그러나 낙상사고로 발목을 잡혔다. 제주와 와서도 재활에 집중하고 있으니 야생화와는 거리가 멀다. 한 달에 한 번 모이는 꽃탐사팀이 서귀포에서 점심을 먹게되어 얼굴도 볼 겸 식당을 찾아갔다. 목발은 짚지 않았으나 걷기는 부자연스런 모습으로.... 코로나 기간에도 만나지 못했으니 몇년만에 보는 얼굴들이 너무도 좋았다. 점심을 함께 먹으며, 웃고 떠드는 본래의 시간을 맛보았다. 점심을 먹고 한 꽃객의 집에서 커피를 마시잖다. 3층 높이의 계단을 난간을 잡고 올랐다. 한라산이 전망되는 생활터전인데 눈보라가 몰아친다. 전..

[한라산 낙상사고 228] 소방서 119구조센터 - 낙상사고 구출 감사 인사

한라산 계곡의 구조팀 낙상사고 259일만에 방문하여 인사드렸다. 낙상사고를 당한 날 골절된 몸으로 구조를 기다리던 시간 춥고 목마르고 공포에 떨었던 순간들 119구조팀 6명이 낙상자를 들컷에 싣고 영차 영차 2시간에 걸친 계곡을 탈출하던 그 험한 길 사고 당시의 기억이 주마등이 되어 환히 보인다. 8개월만에 제주에 다시 와서야 119구조팀을 찾아 인사드릴 계획을 세웠다. 우선 구조팀의 인원을 확인하고 제주인들이 즐겨 먹는다는 잔기지 떡집을 추천받았는데 맛이 땡기지가 않았다. 그래서 다른 떡집 2곳을 찾아 다른 제품을 확인하였다. 최종 발효떡을 선택하고 납품받았다. 서귀포소방서 119구조팀과 중문 119구조팀을 찾아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인사이동으로 많이 바뀌었지만 그 날을 기억하는 분이 있었다. 방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