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 27

[낙상사고 투병기 153] 꽃무릇 - 수원에서 그리는 제주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하는 상사화 꽃과 꽃객에 헤어진 그리움 수원에서 그리운 제주의 오름과 계곡 한라산에서 낙상사고를 당하여 배편으로 고속도로로 달려온 수원 살려고 버둥쳤던 제주탈출 경로 그 끔찍했던 봄날을 거쳐 삼복더위를 넘기고 가을에 접어든 햇살 속에서도 목발 짚고 걷기운동하며 제주의 산천을 그리곤 한다. 꽃이 좋아 제주살이를 했는데 다리 골절로 재활하고 있으니 보고싶은 꽃을 만나지 못한다. 오늘도 그리움에 떨며 목발을 짚는다. 오후의 태양이 아파트에 가려 산책길은 응달이다. 아파트 사이 햇빛이 들어 건너편을 비춘다. 그런데 저기 꽃무릇의 붉은 꽃이 오후 햇살에 반짝인다. 제주의 꽃을 그리며 힘들게 걷기운동하는 눈에 상사화의 붉은 눈물이 보이는 듯 하다. 목교를 건너 맞은 편으로 가서 꽃무릇 있는 데로..

[낙상사고 투병기 152] 포기 없는 삶 - 웹소설에서 배운다.

절박한 나이의 재활운동 안간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웹소설의 한 소절이라도 격려 받는다. 오늘부터 1주일간 엉치와 허리가 아프던 것이 덜해졌다. 슬럼프와 함께 왔던 몸의 컨디션도 회복되는 단계 오늘 웹소설을 보면서도 의지를 다졌다. 포기할 때를 몰라서 성공하게 되더라 안 되는 일도 하다보면 되고 결국 인생이란 것도 꾸역꾸역 살아지게 된다. 똑바로 걷는 것도 축복이다. (무공쓰는 외과의사 144화) 이 구절에 힘입어 오늘부터는 앉았다일어서기를 시작했다. 제자리걸음을 시작한 지 1주일만이다. 현재 수술다리의 무릎 최대 굽힘은 90도 그것도 통증을 참으며 인상을 쓴 결과다. 무릎 위에 새겨진 봉합 흔적이 째지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목발을 짚으며 산책길을 가다보면 아이들의 뛰는 모습이 부럽고 길고..

[낙상사고 투병기 151] 캐나다된장풀 - 이런 된장! 엉치, 허리 아우성

오늘부터 침대 앞에서 제자리걸음을 시작했다. 제대로 걸으려면 다리 힘이 생겨야 한다. 온몸의 에스오에스에 정신 차리자. 목발 짚고 우시장천 산책길 왕복 2km 가까운 거리지만 목발 연습길은 멀고 먼 길이다. 손바닥과 무릎이 아우성을 치는 건 보통이다. 그런데 엉치가 아프고 허리까지 아우성이다. 1km 걷고 유턴해서 오는 길은 더 힘들다. 아예, 주저앉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정도이다. 온 몸에서 에스오에스가 들리는 듯 왜 허리와 엉치까지 아우성을 치는지 몰려오는 몸의 삐걱소리를 듣는다. 소름이 끼치는 건강에 대한 공포 그 공포를 이기는 것은 열심히 운동하는 것인데 기본적 운동을 할 몸을 만드는 낙장자의 재활은 엄청난 쓰나미이다. 이런 고민, 고통, 통증을 참으며 걷는 목발 연습은 구도의 길이다. 그래 이겨..

[낙상사고 투병기 150] 산비둘기 - 구! 구! 구구! 우는 소리 동영상

도시로 내려온 산비둘기 산이 그리워 우는 거니? 나도 산에 오르고 싶구나! 산비둘기 우는 소리 (동영상) 성남에 살 때는 뻐꾸기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산에 집들이 들어서자 뻐꾸기 소리가 사라졌다. 뻐국! 뻐꾹! 뻐꾸기 소리는 그리움의 소리다. 수원의 우시장천 걷기연습길 산비둘기가 많이 날아다닌다. 비둘기 틈에 섞여서 모이를 먹기도 한다. 목발을 힘겹고 짚고 도란도란교에서 유턴을 했는데 구! 구! 구구! 산비둘기가 바로 위 나무에서 운다. 목발을 멈추고 나무를 주시 했다. 벗나무 줄기를 따라 시선을 훑었다. 산비둘기 한 마리가 여유롭게 앉아있다. 날개를 펄쩍거리는가 싶더니 노래를 부른다. 목발의 패드를 겨드랑이에 걸치고 핸드폰을 들어 동영상을 찍는다. 산책길에 사람이 오면 비껴주고 우는 순간을 잡으려고 ..

[낙상사고 투병기 149] 아이들 천국 - 쌍둥이 유모차 단상

신나는 아이들 우시장천의 놀이터 자연과 함께 하기 아파트 단지를 관통하며 흐르는 우시장천 목발 연습하는 산책길로 최고이며 아기 유모차, 유아용 킥보드도 많이 오고간다. 유치원 가방을 달고 킥보드 타는 어린이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와서 길가에 세워두고 생태천에 내려가 자연공부시키는 모습 등 하나 하나가 풍경이고 보는 내내 미소가 번지는 길이다. 아이들이 더 없이 즐겁고 행복해 보인다. 쌍둥이 유모차도 자주 보인다. 똑같은 옷을 입혀 양쪽에 태우고 미는 보호자 아기들이 방실방실 웃는 모습에 미소가 번진다. 만혼으로 인공수정이 많다 보니 쌍둥이 출산이 많아진 현대의 실태를 가늠하게 한다. 우리 동네는 아이들과 아기들을 아주 많이 본다. "할아버지 다시셨어요?" 묻는 어린이 그 놈 참 친절하고 명랑하구나 아직..

[낙상사고 투병기 148] 문병 - 멀리서 찾아준 친구들

목발 짚고 멀리 갈 수 없는 낙상자 찾아준 친구들과 산책길을 함께 걷고 갈비탕과 카페라떼의 즐거운 시간 수술병원 입원할 때는 코로나로 가족 면회도 금지되었다. 퇴원해서 오랜 침대생활 후 목발 짚게 되어도 이동의 자유가 없으니 보고싶은 사람들도 만나지 못했다. 추석을 지나 목발로 2km 정도 걷게 된 때 친구들이 찾아와 우시장천 산책길을 함께 걸었다. 갈비탕을 먹고, 카페라떼의 향기를 맡았다.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움과 사고의 경위의 안타까움 안전사고의 경각심과 건강에 대한 염려를 공유했다. 그리고 어떠한 처지라도 긍정을 찾자는 마음도 은퇴 후의 삶이란 화려한 것이 아니라 잔잔한 것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삶의 얘기를 공유하는 것 아픈 것은 위로해주고, 기쁜 것은 즐거워해주는 것 평소에 해보지 않은 것을 경험..

[낙상사고 투병기 147] 꽃비수리 - 실없는 넋두리라도 상상하는 재미

비수리는 자양강장제의 효과로 야관문(夜關門)이라고도 부른다. 그렇다면 꽃비수리는 꽃이 옵션으로 붙었으니 더 화려한 밤을 그리는가? 평소보다 많이 걸어 힘든 목발 재활자의 실없는 넋두리 목발 짚기가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걷기운동 2km 정도 걸을 수 있으니 제한적이지만 동네 정도를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친구들이 문병을 온다기에 목발 연습 끝 지점에서 동네의 식당 탐방을 하였다. 이사온 후에도 제주살이를 계속하였기 동네를 모르기 때문이다. 버스정류장 부근의 식당을 돌아보고 조금 멀리 있는 음식골목으로 가려고 대로의 횡단보도를 건너 힘겹게 목발을 짚었다. 평소 산책길만 걷다가 일반 도로의 인도를 걸으니 옆에는 차들이 질주하고, 횡단보도 건널 때는 마음도 조마조마 산책길보다 험한 길을 가니 무릎의 통증도 더..

[낙상사고 투병기 146] 재활 슬럼프 - 통원치료 낙심 여파는 추석연휴를 관통했다.

추석 명절 내내 몸 상태 엉망 엊저녁에야 겨우 추스림 재활운동은 인내가 필요하다. 지난 통원진료 엑스레이 사진에서 기대에 못미친 결과 의사의 전해준 말에 낙담한 후 기분이 다운되었다. 그 슬럼프가 4일이 지나서야 겨우 떨쳐냈다. 당장 시급한 재활운동인데 마음이 없어지니 무기력이 증폭되었다. 그러다 보니 몸이 무겁고 통증은 심해졌다. 목발의 뻐근함이 더없이 힘든 걷기운동이다. 용기가 안 나고, 긍정의 요소를 찾을 수 없다. 슬럼프, 이렇게 무섭구나 마음을 바꾸려해도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 재활이고 뭐고 그냥 쉬고 싶기만 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쉴 수도 없는 절박함 몸을 끌다싶이 밖에 나오곤 했다. 하루의 재활 일정을 소화해야지 하지만 마음뿐 속도는 늘여지고, 벤취만 커보인다. 평소보다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

[낙상사고 투병기 145] 축대 위 철책 사이의 꽃 - 야생화를 보는 마음

야생화 촬영은 눈맞춤이 기본인데 목발 짚은 상태에서는 어불성설 축대 위에 펴서 철책 사이로 인증 나에게 야생화는 생활의 힘이다. 야생화는 힐링이요, 긍정의 에너지이다. 목발을 짚는 고통도 잠시나마 잊게 해준다. 우시장천이라는 생태천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매일 힘들게 목발 짚고 걷기 연습하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하고, 눈길을 끄는 야생화 그렇게 생활 속에 나를 점령하고 나의 존재 이유를 부각시키는 자연의 힘 끌림의 세계의 행복이자 미소이다. 재활의 아픔을 환희로 전환시키는 요소 낙상사고의 재활자가 찾아야 하는 자세이다 재활운동하는 나에게 야생화는 그런 존재이다. 야생화를 아름답게 보는 방법은 눈높이다. 서로를 평등하게 바라보며 사귈 수 있는 사이처럼 야생화 촬영도 때론 포복이 자세도 필요한 것이다. 축대 아..

[낙상사고 투병기 144] 추석 - 아들이 절하는 것을 바라만 보다

낙상자가 맞는 첫 명절 추석 무릎을 굽힐 수 없으니 절을 할 수 없다. 평생 이런 적은 없었는데 올해의 추석은 양력으로 9월10일이라니 여름 한더위가 지난지 며칠 되었다구 목발을 짚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모처럼 아이들이 왔지만 함께 식탁에 오래 앉아있을 수도 없고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이 많다. 추석상 차리는 것도 못한다. 겨우 놓는 자리 지정해주는 정도다. 나는 옆에 의자에 앉았다. 딸이 술을 따르고 아들이 받아 추석상에 올리고 아들 혼자 절을 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조상님께 죄송스럽고, 아내에 미안하다. 아이들이 커피를 테이크아웃해 왔고 나는 커피를 못마시니 에이드(ade)로 사왔다. 침대에 누운 낙상자의 현실이여 통원치료 후 몰아친 슬럼프 무기력함이 통증과 함께 나를 찌른다. 혼자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