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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시간은 느리다는데
벌써 가을의 단풍은 짙어졌다.
다리 재활은 좁은 문의 화살표 같다.
추석 후에는 제주에 갈까 했는데
10월 하순이 되어도 수원에서 걷기연습 재활은 계속된다.
화살나무 잎도 빨갛게 단풍이 들었다.
다리의 고통 속에서도
벌써란 말로 계절의 느낌을 표현하다니
세월은 정말 화살처럼 빠른가 보다.
다리의 골절부분에 핀을 뺏을 때 보았던 붉은 핏물을 보듯
화살나무의 잎은 정말 짙붉은 핏빛이다.
코르크질의 날개 사이에 맺힌 빨간 열매도 잎의 핏빛과 어울린다.
이제는 계단을 오르내릴 정도가 되었기에
징검다리도 거침없이 건널 수 있고
아파트로 연결되는 9개 계단도 오르내릴 수 있게 되었다.
징검다리로 건너려고 할 때 본 화살나무
유난히 빨간 단풍에서 나의 다리 수술을 떠올리며
감상에 젖은 늦은 오후이다.
기나긴 재활의 길은 좁은 문을 통과하는 것 같다.
언젠지 모를 미래의 보통의 삶으로 가는 화살표
화살나무 단풍을 보면서 재활을 열심히 하라는 뜻을 새긴다.
(2022-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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