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월드컵경기장 8

허리 비상 - 비바람과 싸우는 사투의 시간

[낙상사고 투병기 344] 모든 걸 접고 걷기운동에 치중한다. 다리보다는 허리를 중히 여기면서 오늘을 이겨야 내일이 있다. 이젠 무조건 허리에만 집중하자. 유튜브를 찾아 허리 아픈 사람의 운동방법을 보았다. 허리를 굽히지 않은 것이 철칙이란다. 헬스장에서 해왔던 토탈힙, 허리굽히기, 윗몸 일으키기가 허리가 아픈 사람에게는 절대 금물인 운동이었던 것이다. 배를 앞으로 내밀듯 허리가 제켜지도록 하는 습관이 필요했던 것이다. 달리기와 헬스운동은 중단했지만 걷기운동은 계속해야 한다. 허리가 아파도 걷기운동을 꾸준히 해야한다고 한다. 복대를 허리에 두르고 월드컵경기장 트랙을 걷는게 날씨가 장난이 아니다. 우산은 바람에 젖혀져 망가지고 비바람은 얼굴을 강타하며 안경을 적신다.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재활자의 처절한 시..

2024 고근산 일출 - 제주 늦잠쟁이 새해 첫 빛

제주의 새해 첫 해가 늦잠을 자고 있다. 사람들은 해가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늦게서야 이불을 떨치고 일어나는 2024 새해에 전국적으로 제주만 흐리다는 예보를 듣고 일출은 기대않고 재활길에 다리를 부탁하러 길을 나섰다. 허리 벨트로 허리를 조이고, 물 한 병을 들었다. 고근산 입구에 차들이 즐비하고 많은 사람들이 고근산을 향한다. 고근산 847계단을 헉헉대며 올랐다. 고근산에 올라 분화구를 한바퀴 돈다. 서귀포 방향 터진 부분에 사람들이 꽉 찼다. 우회하여 가시덤불을 헤치며 산책길로 접어들었다. 일출 시간 4분전, 급히 발길을 채촉했다. 고근산 전망대에 사람들이 빽빽하다. 1분전에 전망대에 올라 주위를 본다. 동쪽은 구름이 잔뜩 끼었고 한라산은 구름에 싸여 있다. 많은 사람들이 동쪽을 바라보고 있다..

걸음수 채우기 - 월드컵경기장 8바퀴

[낙상사고 투병기 313] 낮에는 꽃탐사, 2천보 밖에 못걸었다. 저녁을 먹고 월드컵경기장 8바퀴를 걷는다. 막판 2바퀴는 웃통까지 벗었다. 재활과 꽃탐사는 양립하기 힘든 두 마리 토끼이다. 그러나 함께 해야 할 이유는 절실하다. 재활은 재활이고, 꽃은 꽃이다. 오늘은 계곡 탐사에서 흰털고사리를 보았다. 계곡탐사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오후 18시가 넘어서 끝났는데 2천보 밖에 못걸었다. 저녁을 먹고 헬스장에서 다리운동을 한 후 월드컵경기장 트랙을 걷기 시작했다. 하루의 피곤이 몰아쳐도 이를 악문다. 내장고사리를 역광 풍경으로 찍은 힘으로 버틴다. 모래시계가 빠르게 떨어지듯 제주살이도 1년 시한이다. 내년에는 한라산을 오르는 것이 목표이다. 아내는 하루 쉬어도 된다지만 250일을 이어온 릴레이 끈을 끊기..

[한라산 낙상사고 252] 재활의 길 2만4천보 - 마라도, 송악산, 제주월드컵경기장

마라도 한 바퀴 7,000보 송악산 둘레길 7,000보 제주월드컵경기장 트랙 및 계단 7,000보 제주에 오니 재활길의 단조로움을 벗어났다. 오늘은 화려한 길이다. 그 길의 하루가 기록한 2만4천보 맑은 날씨라 마라도를 택했다. 이번에는 운진항에서 출발했다. 마라도를 한 바퀴 도니 7천보였다. 모슬포항의 횟집에서 고등어회를 먹고 돌아오는 길에 송악산 둘레길을 걸었다. 송악산 둘레길 코스도 7천보였다. 형제섬이 보이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카페는 여행 온 젊은이들의 쉼터였다. 그 젊은 틈에 끼어서 한참을 쉬었다. 저녁을 먹고 월드컵경기장 트랙을 돌았다. 1만4천보는 관광길이어서 재활길 7천보를 채웠다. 777 럭키 세븐, 행운의 숫자를 말이다. 하루의 노곤함이 월드컵경기장의 트랙에 사분사분 떨어졌다. ..

[한라산 낙상사고 237] 계단연습 - 전지훈련 선수들에게 뺏긴 계단

내가 오르내리기 연습하는 계단 전지훈련 선수들에게 뺏겼다. 다른 계단에서 연습하니 좀 이상하다. 걷기연습을 하는데 평탄한 곳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계단 오르내리기도 겸해서 하고 있다. 하루 1만보 중 계단 오르내리기는 2천보 정도 된다. 그런데 계단연습하러 가는데 호루라기 소리가 들린다. 다가 가니 전지훈련 선수들이 계단 오르내리기 연습이다. 하필이면 내 계단에서 ㅠㅠ 내가 전세낸 것도 아닌데 ㅎㅎ 잡생각은 접고 훈련 모습을 지켜보았다. 선수들은 계단을 뛰어서 오르내린다. 아! 나도 저렇게 뛴 적이 있는데 평범함이 낙상사고 후 바라보니 이렇게나 특별했던가? 부러움을 안고 다른 계단으로 갔다. 왠지 낯설게 느껴지는 묘한 감정이다. 한 칸 내려갈 때마다 수술다리의 버팀이 아픔으로 느껴진다. 오히려 계단을..

[한라산 낙상사고 236] SOS 영실 - 재활운동 업그레이드

재활운동하면서 본 영실과 고근산 마음에 SOS를 치면서 오를 의지를 다진다. 바라만 보지 말고 밟아보자. 제주에서 내려와서 재활운동 1달 걷고 걷는다지만 월드컵경기장이 한계이다. 그래도 어쩌랴 업그레이드라도 하자. 700m 트랙을 8바퀴 돌고 55계단을 왕복 15회를 오르내리면 총 11,210걸음이다. 월드컵경기장 걷기운동은 매일 이렇게 하여야겠다. 걷기연습을 끝내고 SOS MUSEUM을 배경으로 영실과 고근산을 사진으로 담으려고 포인트를 찾아 여러번 왔다갔다 했다. 영실과 고근산을 오르려면 내 마음에게도 SOS를 쳐서 재활에 박차를 가하자는 의미이다. 고근산을 오르려면 계단 1,000개를 올라야한다. 영실은 불규칙한 돌계단 2km 왕복을 해야한다. 봄에는 고근산, 가을에는 영실이 목표다. 이어 점심을 ..

[한라산 낙상사고 223] 일몰 - 정열의 불꽃을 지피자

걷기연습길의 일몰 정열의 불꽃처럼 빛난다. 땀이 맺히는 재활의 시간 제주월드컵 경기장의 트랙에서 걷기연습은 계속된다. 힘이 들지만 하루의 일과를 빼먹을 수는 없다. 재활은 나를 시험하는 시간으로 생각된다. 고통을 긍정의 신호로 치환하고 현재는 미래를 위해 보험이라 생각하며 보험료 넣듯 재활의 시간을 꼬박꼬박 지키려고 노력한다. 늘 바람이 강하게 불어 애를 태우는 제주월드컵경기장 트랙이 오늘은 바람도 없이 아름다운 석양을 보여준다. 걷기의 고통을 잊고 일몰의 아름다움을 잡는다. 마지막까지 정열을 불태우는 태양은 내일의 일출을 위한 이브 행사 같이 느껴진다. 일몰의 강열함을 나의 현실에 접붙인다. 어려운 재활은 건강한 미래를 위한 밑걸음이 될 것이다. 하나의 성공적인 행사를 위한 여러 날의 준비와 연습이 필..

[한라산 낙상사고 216] 일상의 적응 - 커피 한 잔, 월드컵경기장 걷기연습

제주에 왔다고 방문해준 님과 장국밥 먹고 커피 마시고 월드컵경기장 걷기 연습, 계단 연습 제주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재활이 제1의 목표가 되었다. 주요 일정은 걷기 연습이다. 때 마침 제주에 돌아왔다고 찾아온 님과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셨다. "오늘을 잘 살자" 공감하면서... 집 근처에 월드컵 경기장이 있어 걷기연습에 좋다. 경기장 건물 한 바퀴 700m 트랙에 푹신한 바닥이 수술 다리에 무리를 덜 준다. 경기장을 돌면서 고근산과 한라산을 바라보는 것도 좋고 경기장 주변에 식재된 먼나무 빨간 열매를 겨울에도 볼 수 있다. 도로와 연결되는 55계단이 있어 계단 연습으로도 제격이다. 수원의 우시장천도 걷기 운동에 좋았지만 제주의 풍광을 보면서 걷는 월드컵경기장은 이제 제주생활에서 주요 재활지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