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38

[제주올레 18코스 / 제주 원도심 올레 → 조천올레] - 다양한 삶의 시간들이 흘렀고, 흘러가고 있다.

가을 폭염, 짓궂은 날씨에 올레길 19.7km제주의 원도심을 걷고 조천까지의 해변길다양한 삶의 진한 시간들이 흘러간다. 제주살이 초기 서귀포에서 제주시가 가까운데 왜 제주사람들은 멀다고 할까?그 물음을 달고 제주에 몇 년째 살다 보니 나또한 제주사람이 되어간다는 것이었다.제주시내는 멀게 느껴졌고, 복잡한 시가지라 좋아하지도 않았다. 그 핑계 때문이었을까?제주시가지는 오름이나 야생화가 아니면 거의 가지 않았다.그런데 제주올레 18코스는 제주 원도심을 지난다. 새삼스럽게도 처음 보는 풍경들이 눈앞에 스친다.여행의 선입견이 얼마나 무서운지 가슴에 다가온다.먼저 다가왔으면 더 나은 제주살이가 되지 않았을까? 그러나 이미 지나간 시간이다.이렇게 올레길을 걸으니 볼 수 있는 기회가 고마울 뿐이다.역사가 깊은 원도심..

2024년 낙상 후 한라산 종주, 제주에서 통영으로 이사 - 결국 해냈다.

2024년 정말 큼직한 스토리들이 많다.철심제거수술, 한라산등반, 몽골여행, 제주마무리, 통영이사재활과 삶이 뒤엉키고 삶의 터전까지 바꾼 2024년 눈을 감고 생각해보면 격정의 시간들이 아른거린다.그 속에 철심제거수술 전후로 나에게 힘을 준 영국난장이방귀버섯이 있다.사람닮은방귀버섯이란 이명처럼 그 모습이 나를 닮았다. 외로이 땀을 흘리는 재활자에게 미소를 띠어주고이름을 물어본 버섯밴드에서는 수많은 격려를 받았다.그 힘이 바탕이 되어 2024년의 엄청난 시간을 견뎌냈다고 본다. 연말에 10개를 선정 포슽하는 이 글에서탈락한 스토리들이 아우성치는 것 같다.그야말로 격정의 2024년이었다. 땅! 땅! 땅! 망치소리, 나온다! 나와!, 메꿔!철심제거수술 1시간,  갈증과 허리통증 버티기 6시간하루의 시간이 삶의..

황칠나무 새순 채취 - 봄 식탁에 풍성한 맛을 선물한다

갑자기 여름이 온 듯한 반짝 더위황칠나무 새순이 쭉 올라왔다.똑! 똑 부러진 새순 채취   작년에 섬오갈피 새순을 따서 한 동안 맛있게 먹었던 추억이 있어올해도 또 섬오갈피 새순을 따서 나물로도 먹고 장아찌도 담았다.그런데 동네 사람이 황칠나무 새순을 따러 가잖다. 귀한  황칠나무가 새순을 딸 만치 많은 곳이 있나?안내해준 곳은 농장이었다. ㅎㅎ식재한 황칠나무들이 새순을 초록초록 올리고 있었다. 새순의 시기가 조금 지났지만 장아찌로 담그면 될 성 싶었다.황실나무 새순도 섬오갈피 새순처럼 똑! 똑 잘 부러진다.갑자기 여름이 온 듯한 반짝 더위에 온 몸에 땀이 난다. 높은 가지에 있는 새순은 휴지줍기 집개로 따거나가지를 잡아당길 수 있는 것은 당겨서 새순을 땄다.그런데 가지가 너무 쉽게 부러진다. 그래서 높..

목발과 우산 - 제주살이 비교, S24ultra 번역

[낙상사고 투병기 359] 목발 짚고 걷기연습을 해야하는데 어제 오후부터 내리던 비가 오늘 하루 종일 내린다. 침대에 누운채 핸드폰 놀이하면서 제주살이 아쉬움을 달랬다. 퇴원 후 이튿날부터 꾸준히 걸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오후부터 비가 내린다. 목발을 짚고 우산을 쓰지 못하니 밖에 나갈 수 없다. 오늘도 하루 종일 비가 내리며 날씨조차 싸늘하다. 목발과 우산, 이런 경우가 바로 상극이다. 2022년 여름에 겪은 재활에서 깨달았다. 목발을 짚고 우시장천 산책길을 갔다가 되돌아 오는데 비가 내려 인근 아파트 콤뮤니티로 피신해 아내가 우산을 갖고 오기를 기다렸다. 또 가랑비가 내리는데 우산을 빌려준다는 어떤 분의 호의도 외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목발을 짚지않게 되자 우산을 쓸 수 있어 비가오나 ..

꽃과 재활 사이 - 두 마리 토끼를 쫒는 바쁘디 바쁜 제주살이

[낙상사고 투병기 294]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꽃과 재활 사이에서 정말 바쁘고 바쁜 하루였다. 시간을 정하지 않고 약속한 꽃탐사 아침에 출발한다는 전화를 받고서야 부랴부랴 허둥지둥 야쿠르트도 먹지 못하고 설거지도 하지 못하고 면도도 하지 못한채 당오름, 서귀포휴양림, 까끄레기오름, 표선, 고살리까지 제주 이곳 저곳을 함께 다니며 하루종일 꽃을 찍었다. 그러나 09:00부터 17:00까지 걸은 걸음수는 2,200보에 불과했다. 늦은 오후 강창학경기장 숲길을 2바뀌 돌아 9,900보를 채웠다. 19:00에 집에 와서 저녁을 하면서 아침에 못했던 설겆이를 하고 저녁을 먹고는 또 설겆이도 못하고 헬스장으로 달렸다. 20:00부터 21:30까지 서귀포츠클럽에서 다리 운동을 했다. 22:00 넘어서야 집에 오는..

한라산 총서 - 한라산 낙상사고에 대한 위로의 선물 같다.

[낙상사고 투병기 275] 한라산총서 16권 1박스 중량 9kg 3층 계단 들고 올라가는데 다리 통증 낙상사고 다리 수술 후 최대 무게 들었다. 제주살이의 목적은 야생화 탐사이다. 당초 2년을 넘어 5년째 제주생활이다. 그만큼 꽃이 좋고 제주가 좋다. 그런데 낙상사고를 당하고 나서 인생의 반전이다. 지독하고 끈질김을 요구하는 재활이란 놈에 맞서게 되었다.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는 의지로 싸우고 있다. 사고 후 1년이 다되어가지만 겨우 가벼운 가방을 메고 낮은 산행을 하는 정도이다. 무거운 물건을 든다는 것은 다리 수술자에겐 쥐약이다. 시청에서 연락이 와서 달려갔다. 한라산총서 1박스를 받았다. 자동차에 싣는데 묵직했다. 상자에 붙은 중량을 보니 9kg이다. 3층 계단을 오르는데 다리에 통증이 짜..

[제주살이] 2단 아치 수직동굴 - 아우성 치는 팔, 후들거리는 다리의 극한체험

제2의 삶은 내 방식의 삶이다. 먹고 살기 위해 평생을 했던 직업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싶었다. 그 첫번째 발걸음이 제주살이다. 나에게 위로를 주면서 내 의지대로 움직인다. 내 몸이 허락하는 한 특별한 시각을 갖는 생활이다. 이번에는 천연동굴 탐사에 동행했다. 수직구조의 동굴로 입구는 천연 석교로 양분된다. 밧줄을 타고 내려가 2차 석교에 내려섰다. 웅장한 모습이 선연하게 눈에 들어온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더 깊고 아찔한 수직이 기다린다. 1줄 사다리밧줄에 몸을 실고 매달렸다. 조금 내려가니 앗~ 오버행 절벽에서 몸이 떨어져서 밧줄이 빙굴빙굴 돌고 중심을 잡을 수 없다. 몸에 힘이 빠지고 밧줄을 잡은 팔의 통증이 아우성이다. 우측 어깨가 시원찮아 작년까지 한의원에서 침을 맞으며 팔운동은 거의 하지 않..

[제주살이] 장남 역할의 위한 서울행 - 오고 가며 구름의 모습에 취한다.

제주살이 중 동탄에 가야하는 일이 종종 있다. 그 중 정기적으로는 명절과 제사이다. 이번에도 할머니 제사를 위해 동탄에 갔다 왔다. 동탄에 갈 때면 늘 바쁘다. 이번에는 특히 많이 바빴다, 문상, 친구만남, 카메라구입, 고모님 모심, 결혼35주년... 오고 가며 구름쇼를 보는 것이 낙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