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 29

[낙상사고 투병기 59] 산방마 - 삼국지의 적토마, 나의 마스코트 산방마

삼국지엔 여포가 탄 적토마 제주에선 마스코트 산방마 다리도 산방마도 밖이 그립다. 젊어서는 삼국지를 읽고 늙어서는 삼국지를 읽지 말라는데 뜻밖의 침대생활에 다시 빼들었다. 외목발 걷기 연습할 때 깁스한 왼발은 힘주지 않고 살짝 터치만 하고 왼발, 오른발, 외목발로 세발 걸음으로 깽깽 진땀나는 걸음 연습하면서 유비, 관우, 장비 3형제가 주점에서 술을 먹고 저잣거리를 휘청거리며 걷는 모습을 상상하니 그것 참! 제주에서 오름 산행이나 관광지 여행할 때 산방마를 가지고 다녔다. 제주살이 초기에 산방산 앞에서 마스코트 말을 산 후 지어준 이름이다. 그 산방마도 제주에 방치된 배낭 속에서 잠자고 있을 것이다. 삼국지에서는 여포가 탄 적토마가 전장을 누볐는데 나의 산방마도 나의 다리도 집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내 ..

[낙상사고 투병기 58] 아파트 산책길 - 아내가 찍어온 사진으로 만족

아내가 집앞을 산책하고 찍어왔다. 휠체어를 탈 때 가보자고 한다. 그래, 휠체어를 탈 수 있는 그 날을! 퇴원할 때 주치의가 한 말 "휠체어를 타지 마세요" 걷기 연습에 힘을 쏟으라는 말이다. 휠체어가 있다고 집안에서도 타게 되면 그 만큼 재활이 늦어진고 한다. 그래서 휠체어를 빌리지 않았다. 침대와 식탁, 화장실만 억지로 가고 나머지는 침대에 누워있으면서 다리를 심장보다 높이고 있는 것이 전부이다. 손가락 운동과 발가락 운동을 하면서 누워있는 시간에 밖은 화창한 봄날이다. 만약 휠체어가 있다면 바깥에 나갈 수 있다.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걷지도 못하는데 휠체어 타고 밖으로 나대면 케어하는 아내만 더 힘들게 된다. 아내가 아파트 산책길을 걷고 사진을 찍어왔다. 멋진 산책길과 장미꽃 밖에 가고픈 마음이 ..

[낙상사고 투병기 57] 쇠무릎 - 악몽 같은 아픔을 딛고 무릎 재활에 용을 쓰다.

통깁스를 반깁스로 바뀐 날부터 6주간 굳었던 무릎을 구부리는 운동 악몽 같은 한밤중 소동을 딛고 3일이 지나서야 겨우~ 반깁스로 바뀐 날의 이튿날 새벽 다치지 않은 무릎인데 6주간 움직이지 못한 후유증 치곤 넘 가혹했다. 들에 나는 풀, 쇠무릎을 떠올렸다. 쇠무릎은 비름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우슬(牛膝)이라고도 하는데 줄기 마디가 굵어져 소의 무릎 같다고 하여 이름지어졌다. 뿌리는 관절에 약효가 있다 한다. 퇴직 후 동탄으로 이사와서 우슬차를 끊여 마시다가 제주살이를 떠났다. 제주살이 중 낙상사고로 수원에서 재활하며 쇠무릎을 생각하다니 다리 골절이 만든 내 삶의 변화가 아날로그적 파동을 일으킨다. 반깁스 2일차 오후, 무릎을 조금씩 구부리기 시작했다. 무릎의 통증이 땀을 송골송골 맺히게 하고 피가 몰려 고..

[낙상사고 투병기 56] 한밤중 소동 - 잠결에 거상한 다리가 꺾였다.

꿈이 아니다. 그러나 꿈 같다. 한밤중 놀란 몸 반깁스로 바꾼 후 집에서는 무릎운동하며 침대생활을 한다. 침대에 간이의자를 놓고 그 위에 쿠셧과 벼개로 받침을 만들었다. 침대에 누웠을 때 반깁스한 발을 벼개 위로 올려놓는다.(거상) 수술한 다리의 부종을 없애기 위해서 심장보다 높이 올리는 것이다. 이 자세가 상당히 불편하고 힘들어도 잘 때도 계속해야 한다. 그런데 반깁스를 한 다음날 새벽 한밤 중 요기를 느껴 눈을 떴다. 잠결에 거상하고 있는 다리를 내릴려는데 맥없이 무릎이 꺾였다. "으윽!" 그 순간 몰아치는 통증에 식은 땀이 온몸에 몰아쳤다. 통증에 놀란 무릎이 멍청히 멈춰있고 아픔을 참는 찡그린 얼굴에 쥐가 났던 과거의 어느 순간이 오버랩된다. 한동안 그렇게... 악몽 같은 시간... 오줌 눌 생각..

[낙상사고 투병기 55] 통깁스(LLC)에서 반깁스(SLS) - 무릎운동 가능하다.

통깁스를 해체하고 반깁스를 했다. 홀쪽해진 허벅지의 안타까움이여 그러나 무릎운동이 가능한 업그레이드 경골플레이트 고정수술을 한 후 통깁스를 했다. 허벅지부터 발까지 다리를 완전 싸메는 LLC(long leg cast)이다. 그간 무릎은 움직이지 못하는 벋정다리 신세로 대부분 침대생활이었다. 통깁스를 한 후 43일째 되는 날 통깁스를 원형톱으로 잘라 통깁스를 해체하니 날아갈 듯한 기분이다. 드디어 무릎이 해방되어, 무릎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술 부위에는 2개의 핀이 살갗 위로 나왔기 때문에 무릎 아래의 다리는 반깁스(SLS, short leg splint)를 하고 붕대로 칭칭 동여매었다. 그리고 탈부착용 벨크로(찍찍이)로 감쌌다. 발까지 반깁스를 하면 뒤꿈치의 욕창이 제일 문제된다. 그래서 반..

[낙상사고 투병기 54] 통원치료 4차 - 봄바람 살랑살랑, 꽃들의 속삭임

아내가 휠체어를 가지러 간 사이 병원 앞 길가에 꽃들이 살랑살랑 외목발로 버티며 꽃이름을 부른다. 택시를 타고 가서 병원 앞에 내렸다. 외목발로 버티고 서 있으면 아내가 병원에 가서 휠체어를 빌러온다. 그 사이 나는 침대생활의 갈증을 씻는다. 봄바람에 살랑이는 고들빼기 노랑꽃들이 인도에서 차길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 그 사이 개망초는 하얀 꽃을 피우고 있다. 가로가에 식재한 쥐똥나무가 꽃봉우리를 달았다. 5월의 싱그러움이 세상을 녹색으로 물들였다. 침대에 누워있는 동안 세상은 화려한 봄날이다. 그 봄날을 나는 이렇게라도 반긴다. 남들이 보면 미친 짓일 것이다. 외목발로 버티며 핸폰을 들이미는 모습 꽃 같지 않은 꽃들에 빠진 시간을... 아내가 휠체어를 가지고 오고 있다. 봄바람이 아지랑이가 되어 피어오르..

[낙상사고 투병기 53] 식탁 앉기 - 벋정다리도 의자 1개를 차지한다.

내 몸은 욕심쟁이 앉는데 2개의 의자가 필요하다. 한 개는 엉덩이, 또 한 개는 다리 허벅지까지 통깁스(LLC) 하면 누워있는 것이 일이다. 하물며 경비골 수술 후 살갗 위로 돌출된 핀이 있어 핀 주위로 붕대를 깊게 쌓기 때문에 통깁스가 더 크다. 그래서 통깁스에 뚜껑도 달아놓았고 통원치료시 뚜껑을 열어 핀 주위로 소독한다. 통깁스 속은 열이 많기 때문에 냉찜질도 해주었다. 이래 저래 통깁스한 다리는 무겁고 누워 있을 때는 다리를 가슴보다 올려야하고 외목발로 움직일 때는 벋정다리 신세이다. 특히, 식사를 하려고 식탁에 앉을 때는 통깁스한 다리를 별도의 의자에 걸쳐야 한다. 10분 정도 시간이 지나면 저려오고 발등이 붓는다. 밥 먹기도 이런 고충을 견겨야 한다. 통깁스 해체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이다...

[낙상사고 투병기 52] 다리 운동 - 성한 다리도 운동해줘야 한다.

침대에 누워서 하는 다리 운동 수술 다리는 벋정다리를 들었다 내렸다. 성한 다리는 자전거타기하는 것처럼 다리 운동 (2022-05-13) 하루 종일 침대생활이라는 것 병원에 입원해서라는 단서만 예외인 줄 알았다. 그런데 집에서도 몇달간 침대생활이라니... 봄날의 아이러니가 허리의 통증으로 SOS를 보내고 있다. 멀쩡한 우측 다리도 헐거워진 허벅지를 보이며 안타가워한다. 총체적 난관에 처한 몸의 아우성 미안한 마음으로 위로를 보내도 시원찮은 몸 그래, 누워서라도 운동을 시키자 용기를 못내는 몸을 마음이 찍어 눌렀다. 통증을 무릅쓰고 수술 다리를 올렸다 내렸다. 통깁스에 냉찜질팩까지 무겁기도 하지만 가느러진 허벅지가 버티느라 끙끙댄다. 수술하지 않은 우측 다리도 외목발 깽깽 걸음에 무릎이 많이 고생했다. 누..

[낙상사고 투병기 51] 왼손 사용 - 왼손으로 집을 수 있다는 행복

왼팔의 반깁스를 풀고 얻은 왼손의 자유 핸드폰을 쥐고, 찐고구마를 까고... 왼손의 불편함을 견뎌낸 행복이다. 손이 자유롭다는 것의 행복을 이제야 느낀다. 멀쩡할 때는 그 중요성을 모르다가 낙상사고 후에야 절실히 깨닫는다니 많은 경험을 한 후에야 고개가 숙여지는 인간의 삶 손을 깨끗이 씻고 핸드폰을 쥐었다. 40일 만의 뿌듯함이다. 왼손에 반깁스 한 때에는 누워서 쿠션에 핸드폰을 옆으로 세우고 터치했다. 점심에 찐고구마나 찐계란을 먹을 때도 스스로 껍질을 깠다. 아이스크림도 왼손에 쥐고 먹었다. 여태까지 당연한 것을 신기하게 바라봤다. 아직 수술한 새끼손가락은 붕대에 싸여있지만 그래도 양손을 사용하며 생활하게 되니 얼마나 뿌듯한가. 원숭이가 두손을 사용하여 먹는 것을 신기하게 보았었지. 당연함과 신기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