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사고 후 2년 19일
댕댕이나무 꽃을 보고
한라산을 종주하다.
낙상사고가 던져준 고난은 내 삶의 질곡이었다.
오르고 싶은 한라산을 바라보며 피땀어린 재활을 실천했다.
그러면서 언제 한라산을 오르나?
원래 계획은 철심제거 후 6개월이 되는 여름이었다.
그런데 4월에 피는 댕댕이나무 꽃을 보고 싶었다.
제주살이가 올해까지이니 4월에 반드시 한라산에 올라야 한다.
댕댕이나무는 한라산 1800m 고지에서 자란다.
4월 20일 경 꽃이 핀다는 댕댕이나무를 보려고 한라산을 계획했다.
오르다가 힘들면 그냥 돌아온다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성판악에서 출발하여 800m 표지판을 보고
100m 높아질 때마다 표지판을 본다.
걸음은 조심조심, 가급적 수술하지 않은 발로 더 힘을 썼다.
속밭대피소에서 간식을 먹으며 힘을 충전했고
진달래대피소에 도착하니 이제야 진달래가 한창 피고있다.
진달래대피소에 진달래가 핀 것을 처음 보았다.
도시락을 먹고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다리의 상태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1800m 표지판을 보고나니 댕댕이나무가 보인다.
꽃 몇 송이가 피고 있었다.
오늘의 미션이 성공이었다.
30분간 댕댕이나무 꽃과 놀았다.
현재 시간은 13시15분이고, 정상 하산시간은 14시이다.
30분 정도 오르면 정상이다.
댕댕이나무 꽃을 본 기쁨의 에너지가 정상을 오르자고 한다.
정상에 올라 백록담을 바라보니 감회가 밀려온다.
다리 수술 후 2년만에 오른 한라산이다.
그리고 성판악으로 되돌아가려고 하다가 내친 김에 관음사로 향했다.
관음사 코스의 장엄함을 보며 천천히 내려갔다.
다치기 전의 한라산 종주와 비교해도 힘이 덜 들었다.
작년의 피나는 재활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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