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생활 9

[낙상사고 투병기 103] 복부비만 - 침대생활이 준 또 하나의 골치덩어리

골절에는 잘 먹어야 뼈가 잘 붙는다는데 평생 배 홀쪽이가 배가 나오다니 침대생활이 준 또 하나의 골치덩어리 지금까지 내 사전에 비만이라는 단어는 올라있지는 않았다. 오히려 살을 찌려고 노력했던 시절이 있으리만치 평생 홀쪽이로 살아왔었는데.... 낙상사고로 침대생활을 주로하고 점심까지 잘 챙겨먹다 보니 올챙이 배처럼 튀어나온 복부 낙상사고로 인하여 몸의 여기저기 아우성이다. 아내도 확실히 배가 나왔다고 지적한다. 건강의 먹구름이 차차 오고있는지 군대생활을 제외하고 70kg를 넘어보지 못한 몸무게 너무 홀쭉해 직장내 목욕탕을 가기를 꺼려했었고 60kg 아래도 떨어질 때는 특별 프로그램으로 체중을 올리기도 했었다. 우리 집은 원래 엥겔지수가 높은 편이다. 처가집에 가서는 밥을 잘 먹는데 왜 그렇게 마르느냐 소..

[낙상사고 투병기 91] 여름 커튼 설치 - 침대생활을 조금은 괘적하게

누워있는 시간이 많은 침대생활 겨울 커튼의 침침함을 벗어나려고 여름 커튼을 설치했더니 한결 괘적하다. 하루의 일과가 매우 단조롭다. 자전거타기 15분, 휠체어타고 나가 산책길 200m 정도 걷기연습 이틀에 한번 꼴로 한림도서관 1~2시간 블로그 포슽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대부분 침대생활이다. 6층인데도 겨울 커튼을 닫으면 어둡다. 그렇다고 커튼을 젖히면 사행활 보호가 어렵다. 점심으로 새우만두, 찐계란, 참외를 먹고 아내가 여름 커튼을 설치해 주었다. 커튼이 닫혀 있어도 침대가 환하고 쾌적한 느낌이다. 초여름의 햇빛이 희고 얇은 천을 통해 방으로 들어온다. 침대에 누워 다리를 거상하고 있어도 눈이 부시지 않아 다행이다. 창문은 여름 커텐 베개 위에는 삼베천 침대보는 망사천 머리맡에 있는 서랍장 위에는 라..

[낙상사고 투병기 80] 삼베 베개 - 까마귀베개가 떠오르는 시간

여름의 침대생활, 머리도 고역이다. 아내에게 얘기하니, 삼베천이 나왔다. 부모님 수의하고 남은 삼베천 조각! 지루한 침대생활에 초여름이 찾아왔다. 늘 누워있어 베개가 뜨거워진다. 여름이 되니 머리도 고역이다. 아내가 삼베천을 찾아왔다. 부모님 수의를 만들고 남았던 조각이다. 베개를 바꾸고, 삼베천 조각을 베개 위에 올려놓았다. 머리를 대고 누우니 뒤통수가 시원한 느낌이다. 삼베천은 삼으로 짠 천으로 수분을 빨리 흡수, 배출하고 곰팡이를 억제하는 항균성과 항독성이 있다고 한다. 바꾼 딱딱한 베개 위의 삼베천이 참 좋은 느낌이다. 머리에 숱이 많아 잠깐 사이에 크는 머리깔도 신났다. 삼베베개에 누워 까마귀베개를 떠올렸다. 까마귀베개는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갈매나무과의 낙엽 소교목 또는 관목이다. 가을에 열매가..

[낙상사고 투병기 64] 호랑나비애벌레 전용(前庠) - 두 달 만에 발을 씻다

두 달 만에 발을 씻었다. 물에 담궈 불리니 허옇다. 허물을 벗는 벌레처럼... 수술한 다리로 계속되는 침대생활 언제 일어나 걷게 될까? 봄날의 나른함이 엄습하는 시간 반깁스를 푼 발이 며칠 간의 적응이 지났기 발을 씻는다 하니 아내가 재활용 쓰레기장에서 김치냉장고 통을 주어왔다. 그 통에 뜨거운 물을 붓고 발을 담궜다. 시간이 흐르자 발이 불어 물이 뿌여졌다. 뜨거운 물이 식어 다시 뜨거운 물을 부었다. 불은 발은 허옇게 곰팡이 슬은 것처럼 올라왔다. 문득, 제주 산양곶자왈에서 본 호랑나비애벌레가 떠올랐다. 입구에서 2.5km 곶자왈에 들어가야 볼 수 있는 호랑나비애벌레 누가 훼손하지는 않는지 몇 번을 2.5km 곶자왈 길을 왕복했다. 두 다리가 성할 때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데 이제 ..

[낙상사고 투병기 59] 산방마 - 삼국지의 적토마, 나의 마스코트 산방마

삼국지엔 여포가 탄 적토마 제주에선 마스코트 산방마 다리도 산방마도 밖이 그립다. 젊어서는 삼국지를 읽고 늙어서는 삼국지를 읽지 말라는데 뜻밖의 침대생활에 다시 빼들었다. 외목발 걷기 연습할 때 깁스한 왼발은 힘주지 않고 살짝 터치만 하고 왼발, 오른발, 외목발로 세발 걸음으로 깽깽 진땀나는 걸음 연습하면서 유비, 관우, 장비 3형제가 주점에서 술을 먹고 저잣거리를 휘청거리며 걷는 모습을 상상하니 그것 참! 제주에서 오름 산행이나 관광지 여행할 때 산방마를 가지고 다녔다. 제주살이 초기에 산방산 앞에서 마스코트 말을 산 후 지어준 이름이다. 그 산방마도 제주에 방치된 배낭 속에서 잠자고 있을 것이다. 삼국지에서는 여포가 탄 적토마가 전장을 누볐는데 나의 산방마도 나의 다리도 집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내 ..

[낙상사고 투병기 58] 아파트 산책길 - 아내가 찍어온 사진으로 만족

아내가 집앞을 산책하고 찍어왔다. 휠체어를 탈 때 가보자고 한다. 그래, 휠체어를 탈 수 있는 그 날을! 퇴원할 때 주치의가 한 말 "휠체어를 타지 마세요" 걷기 연습에 힘을 쏟으라는 말이다. 휠체어가 있다고 집안에서도 타게 되면 그 만큼 재활이 늦어진고 한다. 그래서 휠체어를 빌리지 않았다. 침대와 식탁, 화장실만 억지로 가고 나머지는 침대에 누워있으면서 다리를 심장보다 높이고 있는 것이 전부이다. 손가락 운동과 발가락 운동을 하면서 누워있는 시간에 밖은 화창한 봄날이다. 만약 휠체어가 있다면 바깥에 나갈 수 있다.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걷지도 못하는데 휠체어 타고 밖으로 나대면 케어하는 아내만 더 힘들게 된다. 아내가 아파트 산책길을 걷고 사진을 찍어왔다. 멋진 산책길과 장미꽃 밖에 가고픈 마음이 ..

[낙상사고 투병기 30] 침대에서 - 이 곳을 벗어난 밖은 젊음(youth)

침대가 주무대인 집 안에 갖힌 생활 "이 곳을 벗어난 밖은 젊음(youth)" 6년전 본 영화가 불현듯 떠오른다. 누워서 라디오를 듣다가 무심코 고개를 뒤로 젖혔다. 푸른 하늘에 뭉게구름이 봄날의 밖을 유혹하고 있다. 집안에 갇힌 자만이 느낄 수 있는 밖의 그리움 생각은 6년 전 본 영화 유스(youth)로 달려간다. 영화를 볼 당시보다 현재에 느끼는 절실함이 더욱 선명한 그림이 된다. 자신의 처지의 맞아 떨어질 때 느끼는 동질감에서 그럴 것이다. 시설과 서비스가 좋은 스위스 휴양지에서도 밖을 그리는 사람들 풀장에서 젊은 여인의 나신을 보며 호기심을 발하는 두 노인의 눈동자 현미경과 망원경으로 빗댄 노인들의 욕망과 관조 보통 사람들의 삶이 행복하다는 것을 이렇게 뼈저리게 느낄 수 있을까? 정상의 몸도 비..

[낙상사고 투병기 28] 데이터 사용 - 침대생활에서 유일한 낙은 핸드폰

제주살이를 하기 때문에 생활 중심지는 제주이다. 그래서 와이파이와 pc는 제주 서귀포 전세집에 있다. 그런데 갑자기 낙상사고를 당하여 급히 수원으로 올라와 투병중이다. 그래서 퇴원 후 재활생활하는 수원에는 와이파이가 없다. 침대생활에서 유일한 낙은 핸드폰을 보는 것이다. 데이터를 많이 잡아먹는 동영상은 가급적 보지 않고 있다. 그래도 한달도 되지 않아 데이터 100% 통지가 온다. 갑작스런 낙상사고에 모든 것이 헝클어졌다. 정상적인 생활로의 복귀는 언제쯤일까? (2022-04-24 데이터 100% 사용통지)

[낙상사고 투병기 15] 애기방울난초 - 2개의 방울 달린 애기가 되었다.

방울 달린 애기가 된 입원생활 뉘어주고, 씻겨주고, 입혀주고, 화장실 앉혀주고, 휠체어는 유모차 코로나 시대의 입원 생활 면회객도 올 수 없은 병실 오로지 아내와 함께였다. 얼굴은 꿰메고, 왼손, 왼발은 반깁스에 붕대 다리는 심장보다 높이고 수술 부위는 얼음 찜질 입원 2주 동안은 누워있는 침대생활 수술 후 며칠 간은 꼼짝없이 누워만 있었다. 침대에 누운 아기일 따름이다. 숟갈질 외에는 혼자 하는 것이 없다. 병원용 소변기를 대주는 것 일회용 거품종이로 몸을 닦는 것 병원 가운을 입혀주는 것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것 화장실 앉는 것 모든 것이 아내의 보조를 받아야 한다. 애기방울난초는 엄청 희귀한 난초이다. 땅 속에 있는 알줄기가 2개 있다. 낙상사고로 갑자기 애기가 된 사내 ㅠㅠ (2022.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