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 15

여주 쌀 - 새 먹이로 주고, 양계장에 기부하다

[낙상사고 투병기 277] 낙상사고로 8개월 동안 빈 집 뜯지도 않은 포대 속의 쌀에 곰팡이가 슬었다. 새 먹이로 주는 것도 힘이 든다. 낙상사고가 던져준 피해는 엄청나다. 그런데 뜯지도 않은 쌀포대 속의 쌀이 상했을 줄이야 제주의 습기가 정말 징하다. 8개월 만에 제주에 다시 내려와 수원에서 먹다 남은 쌀을 제주에서 모두 소비한 후 보관되어 있던 쌀포대로 뜯어보니 곰팡이 냄새가 났다. 여러번 씻어 밥을 했는데 색깔도 검으스름하고 냄새가 좋지 않다. 그렇다면 떡을 하면 어떻까 했으나 그것도 냄새가 날 것이라 아예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걷기운동하러 나갈 때 배낭에 한 봉지씩을 가지고 가서 새가 많이 있는 나무 아래의 돌 위에 조금씩 뿌렸다. 쌀 한 봉지를 10번 이상 나누어 적당한 곳을 찾아 놓는데..

휴식 - 낮에 눕지 않고 책상에 앉았다.

[낙상사고 투병기 276] 비가 오고, 소나기가 내려 오전은 쉬었다. 청소를 하고 책상에 앉아 한라산 총서를 읽었다. 낙상 후 처음으로 낮에 눕지 않았다. 낮에 쉰다는 것은 가물에 콩나듯 만나는 기회이다. 비가 오는 것을 핑계로 쉼을 택했다. 집안 청소를 돕고, 느긋하게 커피를 마셨다. 책상에 앉아 한라산 총서를 읽었다. 흥미진진한 글들에 푹 빠졌다. 처음으로 하루종일 바닥에 눕지 않았다. 책상에 앉아있는 연습도 필요한 것이다. 흥미로운 책이 도움을 준다. 오전의 꿀같은 시간이다. 늦은 점심을 먹고는 걷기운동 재활에 나섰다. 휴식은 오전에 국한된 시간뿐이다. 오후되면 1만보 걷기운동을 서둘어야 한다. 오후 3시 11분 현재 걷기 데이터 106보이다. 마음이 급해진다. 시간 상 1만보를 걸으려면 걸음이 빨..

한라산 총서 - 한라산 낙상사고에 대한 위로의 선물 같다.

[낙상사고 투병기 275] 한라산총서 16권 1박스 중량 9kg 3층 계단 들고 올라가는데 다리 통증 낙상사고 다리 수술 후 최대 무게 들었다. 제주살이의 목적은 야생화 탐사이다. 당초 2년을 넘어 5년째 제주생활이다. 그만큼 꽃이 좋고 제주가 좋다. 그런데 낙상사고를 당하고 나서 인생의 반전이다. 지독하고 끈질김을 요구하는 재활이란 놈에 맞서게 되었다.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는 의지로 싸우고 있다. 사고 후 1년이 다되어가지만 겨우 가벼운 가방을 메고 낮은 산행을 하는 정도이다. 무거운 물건을 든다는 것은 다리 수술자에겐 쥐약이다. 시청에서 연락이 와서 달려갔다. 한라산총서 1박스를 받았다. 자동차에 싣는데 묵직했다. 상자에 붙은 중량을 보니 9kg이다. 3층 계단을 오르는데 다리에 통증이 짜..

청소 - 밀대로 밀며 수술 발에 힘을 주다

[낙상사고 투병기 274] 밀대로 바닥을 미는 것 조차 힘이 든 낙상자의 설음 그만큼 아내의 고생이 크다. 낙상사고의 여파를 가장 많이 당하는 것은 낙상사고 당사자가 아닌 아내의 몫이다. 침대의 케어를 비롯하여 많은 부분에서 의지해야 한다. 그래고 집안일 대부분이 아내의 몫이다. 그 중 아마 제일 힘든 것이 생수 구입이다. 생수를 구입하여 계단으로 3층을 올리는 일이 장난이 아니다. 낙상후 물건을 들 수 없으니 모두 아내가 들어올려야 한다. 늘 미안한 마음이지만 현실은 어렵다. 그리고 청소 또한 마찬가지다. 오늘의 청소부터는 도와주겠다고 밀대로 방바닥을 미는 것을 해봤다. 수술 발에 힘을 실어야 방바닥이 잘 닦인다. 몸에서 진땀이 나도록 힘을 써야 한다. 이것이라도 도와주어야 미안한 마음이 덜 들 것 같..

다리운동 - LYING LEG CURL 4단 도전

[낙상사고 투병기 273] 수술 다리에 힘을 키워라 헬스장에서 다리운동에 키를 맞춘다. 뒷다리 운동 3칸에서 4칸에 도전했다. 일반적으로 라잉 레그 컬은 멋진 뒷태를 만드는 하체운동이라고 알려졌는데 다리 수술자에게는 무릎의 유연성과 다리에 힘을 키우기 위한 것이다. 수술 다리에 철심이 박혀있는 상태이므로 무게는 가볍게, 횟수는 많이를 목표로 삼았다. 라잉 레그 컬(LYING LEG CURL)은 레그 컬 머신에 엎드려서 양 다리로 패드를 들어올렸다 내리는 것이다. 처음에는 1칸(5kg)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3칸(15kg)까지 올리면서 30회를 기본으로 삼았다. 3칸을 처음 올리는데 수술 다리가 아우성을 쳤다. 10회를 넘어가며 숨을 헐떡였다. 20회에서는 머리가 하얗게 되는 심정이었다. 30회를 하니 기..

북돌아진 계곡 - 1년만에 디카를 잡고 꽃길과 재활길

[낙상사고 투병기 272] 낙상사고 후 처음으로 디카를 갖고 단체 꽃탐사팀에 참여했다. 거친 꽃길을 가는 것도 발목에 좋은 걷기운동이다. 제주의 계곡은 물이 없는 건천이 대부분이다. 제멋대로 놓여진 바위 덩어리가 계곡이 널려있다. 그 사이 사이 봄꽃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편한 길에서 재활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때로는 거친 길을 가며 발목의 균형 감각도 키워야 한다. 또한 무릎의 충격 흡수도 적응시켜야 한다. 그래서 참여한 건천 계곡의 꽃탐사였다. 스틱을 짚고 길 아닌 바위 사이를 아주 천천히 걸었다. 그런대로 갈 만한 계곡길이다. 계곡의 거친 돌바닥에는 세복수초가 지천이다. 새끼노루귀, 중의무릇도 간간히 보인다. 특히 중의무릇은 2년만의 해후이다. 꽃객들과 얘기하며 찾는 꽃탐사가 웃음을 준다. ..

절물휴양림에서 한라생태숲까지 왕복 - 5시간의 걷기 운동

[낙상사고 투병기 271] 꽃길의 걷기운동 좋구나 좋아 절물휴양림에서 한라생태숲까지 왕복 낙상자도 곤충도 바쁘다 바뻐 사려니 입구에서 봄꽃들에 빠졌다. 세복수초, 새끼노루귀, 변산바람꽃 봄날의 꽃과 곤충들의 환타지 같은 랑데뷰 봄꽃을 봤으니 이제 걷기운동을 해야 한다. 근처의 절물휴양림으로 가서 안내판을 봤다. 여러 코스의 길의 있고, 한라생태숲까지 길도 보인다. 그렇다면 한라생태숲까지 도전해봐야겠다. 그렇게 코스를 잡고 걸었다. 그런데 그 길에 사려니 입구에서 봤던 봄꽃이 널려있었다. 걷기운동길 정말 좋구나 좋아 봄꽃들의 보면서 걷는 재미가 솔솔하다. 그렇게 절물휴양림을 지나니 삼나무 숲길이 이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이 코스에서 걷기운동을 하고 있다. 그들처럼 빠르지는 않지만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조..

[낙상사고 투병기 270] 오설록 한남다원 - 녹차밭과 한라산의 어울림

천혜향 산 후 녹차밭 걷기운동 한라산, 지귀도, 동백꽃, 멀구슬나무 풍경에 뜻밖에 놀라는 잠재된 호기심 발동 제주에 와서 귤맛에 빠졌다. 특히, 천혜향의 맛이 적성에 맞는다. 하여 매년 천혜향을 사곤 한다. 천혜향을 산 후 아내와 함께 한남리의 녹차밭에서 산책을 겸한 걷기운동으로 이곳 저곳을 누볐다. 사진 촬영하기 좋은 포인트가 여기 저기 많이 있다. 특히, 녹차밭 세로 배열과 설경의 한라산이 압권이다. 방향을 틀어 바다 쪽을 보면 멀리 지귀도가 보인다. 아픈 새끼손가락 운동을 하면서 인증샷도 찍어보고 동백꽃 버전 녹차밭과 한라산도 담아본다. 핸폰을 장난감 삼아 녹차밭길 걷기의 즐거움이다. 오설록의 녹차밭은 제주에 3곳이 있다. 서광 다원은 위치 상 접근이 쉬워 제일 인기가 있고 한남 다원은 제품을 생산..

[낙상사고 투병기 269] 머체왓 숲길 - 풀코스 8.7km

맑았던 날씨가 구름 속으로 들어갔다. 측백나무, 편백나무, 삼나무 숲길을 지나 잣성길, 목장길, 움막터를 지나는 걷기 연습길 서귀포 한남리에 있는 머체왓숲길은 많은 사람들이 산책하는 유명한 숲길이다. 딸과 함께 산책했었고, 꽃탐사팀과도 함께했던 곳이다. 재활 차원에서 다시 걷는 길은 색다르다. 일부러 걷기 연습을 하는 것은 외롭고 고된 길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나무 숲, 옛사람들의 흔적을 보면서 재활의 어려움을 달랜다. 날씨가 좋으면 그나마 다행인데 맑았던 날씨가 구름으로 뒤덮으니 숲길은 어둡다. 낙상사고 나기 전에 걸었던 추억도 마음을 달래준다. 핸드폰의 카메라 기능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다리가 시원찮으니 물건을 들지 못한다. 그러니 무거운 디카는 어불성설이다. 폰사진은 즉시 활용할 수 있다는 매력이..

[낙상사고 투병기 268] 신례천 2코스 - 잊어버린 기억 되새기기

이번에 가보지 않은 산책 코스 잊어버린 나무와 고사리 이름을 상기하면서 생태탐방까지 겸하는 재활운동 수술과 재활을 위해 수원에서 8개월간 침대 생활과 목발 생활을 했기에 취미생활로 했던 제주의 식물들을 많이 잊어버렸다. 8개월만에 제주에 와서 놀란 것은 전혀 생소하게 다가오는 식물들이 있다. 이름이 도통 생각나지 않는 것이 대 다른 생각조차 하지 않고 오로지 재활만 했기에 최근의 일부터 잊어지는 기억의 법칙에 당황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제주살이 초기 신례천 2코스는 정원이라 생각할 만큼 자주 갔는데 신례천 1코스는 미쳐 가보지 못했던 코스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1코스를 걷기로 했다. 걸으면서는 잊어졌던 나무와 고사리 이름을 상기하면서 기억을 재정리하는 기회로 삼았다. 천천히 나무마다, 고사리마다 이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