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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상사고 투병기 277]
낙상사고로 8개월 동안 빈 집
뜯지도 않은 포대 속의 쌀에 곰팡이가 슬었다.
새 먹이로 주는 것도 힘이 든다.
낙상사고가 던져준 피해는 엄청나다.
그런데 뜯지도 않은 쌀포대 속의 쌀이 상했을 줄이야
제주의 습기가 정말 징하다.
8개월 만에 제주에 다시 내려와
수원에서 먹다 남은 쌀을 제주에서 모두 소비한 후
보관되어 있던 쌀포대로 뜯어보니 곰팡이 냄새가 났다.
여러번 씻어 밥을 했는데 색깔도 검으스름하고 냄새가 좋지 않다.
그렇다면 떡을 하면 어떻까 했으나 그것도 냄새가 날 것이라
아예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걷기운동하러 나갈 때
배낭에 한 봉지씩을 가지고 가서
새가 많이 있는 나무 아래의 돌 위에 조금씩 뿌렸다.
쌀 한 봉지를 10번 이상 나누어 적당한 곳을 찾아 놓는데
그것 조차 일이므로 낙상자로서는 큰 힘이 들었다.
한 포대 전부를 새 먹이로 준다면 한 달은 뿌려야 한다.
이틀을 하고 나니 그것조차 힘이 들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나머지 쌀은 양계장이 기부했다.
양계장에서는 얼씨구나 하고 아파트에 와서 쌀을 가지고 갔다.
여주 쌀을 제주까지 배달해 놓고
먹지도 못하고 양계장에 주었으니
아이고, 배가 아프네
(2023-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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