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살이/한라산 낙상사고

뚜껑별꽃 - 무릎이 구부려지지 않아 누워 반영을 찍었다.

풀잎피리 2023. 9. 3.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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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상사고 투병기 279] 

섬바위 위를 걸으며 
뚜껑별꽃을 찾는다.
반영은 아예 누웠다.
 

뚜껑별꽃


 
다리를 다치고 나서는 팀 탐사는 갈 수 없다.
그러고 보니 1년 이상 보지 못한 꽃객들이다.
전화가 와서 서귀포 탐사 시에 얼굴을 반갑게 보았다.
 
함께 새연교를 건너 새섬 둘레길을 걸었다.
넓은 섬바위 위로 조심조심 딛이며
해변 가까이 가서 뚜껑별꽃을 찾았다.
 
풍성히 꽃대를 올린 뚜껑별꽃이 보인다.
쭈그려 앉지 못해서 엉덩이를 땅에 붙이고 꽃을 찍었다.
그때 반영을 찍는다는 소리가 들렸다.
 
뚜껑별꽃도 반영을 찍을 수 있구나
자리를 옮겨 물이 있는 곳으로 갔다.
몸을 쭈그려 앉아 반영을 찍고 있었다.
 
나는 아예 엉덩이를 땅에 붙이고 누웠다.
그래야 겨우 반영을 찍을 수 있다.
엉덩이가 젖어 축축해도 뚜껑별꽃의 반영이잖아
 
그렇게 해서  뚜껑별꽃 반영을 찍었다.
꽃탐사에 누워 찍는 경우가 종종 있으나
이렇게 물 옆에서 누워 찍는 자는 낙상자 밖에 없다.
 
남들이 볼 때는 극성이지만
나는 처절한 마음으로 찍는다.
모처럼 잠깐의 만남에 진한 추억을 남겼다.
 
(2023-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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