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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상사고 투병기 280]
비 내리는 날
눕지 않고 버티며
꽃잎을 밟았다.
봄비가 내리고 있다.
오전은 신문을 읽고 책장을 정리했다.
집에 있으면서 눕지 않고 버틴 날이다.
오후는 강창학 숲길을 걸었다.
봄비에 벚꽃잎이 많이 떨어져 있다.
하얀 꽃잎을 밟는 산책길이다.
꽃비가 내린 길을 걷는다고 생각하며 힘을 낸다.
걷는 지루함도 달래며, 상상의 나래를 활짝 핀다.
불편한 다리를 잊고 상상 속을 걷는다.
김소월의 진달래도 떠올리고
함께 걷고 싶은 누군가도 그리면서
걷기운동에 상상의 메뉴를 올려놓는다.
그 날의 기분에 따라 같은 길도 다르게 다가온다.
힘의 높낮이가 파노라마를 그린다.
어떤 때는 수월하게, 어떤 때는 아주 힘들게...
오늘은 오전에 눕지 않았잖아
그래 오늘은 다른 날이다.
흰눈을 밟는다고 생각하면서 걸음을 옮긴다.
(2023-0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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