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야생화 398]
제주의 나물 맛은 섬오갈피가 대변한다.
제주의 오겹살과 섬오갈피 새순의 장아찌가 빚어내는 맛이다.
제주를 떠나서도 그 맛의 그리움이 생생하다.

섬오갈피나무의 특징은 밑부분이 넓은 삼각형의 가시가 발달한다.
제주의 오름에서 야생의 섬오갈피나무를 처음 만났고
겨울의 오름 투어 중 분화구 전체에 군락을 이룬 섬오갈피나무에 환호했다.
그리고 새잎이 나는 4월에 그 분화구를 찾아가려 했는데 낙상사고로 무산되었다.
그다음 4월에 다리에 철심을 박고 재활하면서 섬오갈피나무 새순을 따러갔다.
엉긴 밀림을 뚫으며 상처가 났고, 위험 구간을 넘어야 하는 가시밭길이었다.
그래서 당도한 섬오갈피나무가 엉긴 숲에 길을 내며 새순을 땄다.
채취한 새순에 간장을 3번을 끓여 부어 장아찌를 만들었다.
아삭아삭한 질감의 섬오갈피 짱아찌와 제주 오겹살의 궁합은 환상이었다.
오름 투어의 열정과 끈질긴 재활의 땀이 투영된 섬오갈피의 향기에는
나의 제주의 맛이 되었고, 제주의 그리움에 침이 고이는 추억이 되었다.
섬오갈피나무의 암수꽃과 열매를 찾는 시간은 야생의 제주살이였다.
섬오갈피나무는 암수 딴그루이다.
기대했던 섬오갈피나무에서 찾고 찾아도 수꽃이었다.
그렇다고 섬오갈피나무가 군락을 이룬 분화구를 찾아가기는 몸이 사린다.
걷기 연습을 하면서 마을길을 수없이 걸었고
다행히 섬오갈피나무 암꽃과 열매를 담았다.
야생화의 매력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상태를 보는 것이다.
나무의 암수꽃을 찾는 여정은 섬오갈피나무 새순을 채취하는 과정처럼 험난하다.
야생의 제주살이는 몸에 야생성을 부여하는 시간이었다.
몸의 재활 역시 야생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국명 / 섬오갈피나무
학명 / Eleutherococcus gracilistylus
과속명 / 두릅나무과(Araliaceae) 오갈피나무속(Eleutherococcus)
낙엽성 관목이며, 가지가 많다.
소지 가지에는 밑부분이 넓은 삼각형의 가시가 발달한다.
잎은 어긋나기이며 손바닥 모양의 겹잎이다.
꽃은 7월말∼8월초에 핀다.
민간에서는 요통·신경통·중풍 등에 사용한다.
한반도 제주에서 자라며, 중국 남부 윈난성, 푸젠성에서도 서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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