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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상사고 투병기 373]
꽃 피는 순간을 만난 후 돌아오는 길
산책길을 걸어 집에 오는데
무릎이 눈치도 없이 찌르르거린다.
친구들의 수원으로 온다는 걸
좀 더 가까운 망포역에 만자자고 했다.
2시간을 넘는 거리를 와준 친구들
오랜 만에 만났어도 어떤 얘기를 해도
어색하지 않고 함께 웃을 수 있는 동창 친구들
점심을 먹을 때나 커피를 마실 때나 흥겹다.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 함께 웃고 떠드는 시간이
우리들 삶의 최고점인 것이다.
오후 늦게 돌아오는 길에 무릎이 찌르르 찌르르 요란을 떤다.
바로 어제 수술병원과 바이 바이 했는데 눈치도 없이
손도 내리기 전에 무릎의 하소연하는 꼴이라니
갈 길 먼 재활자에게 가만히 앉아 있으란 말인가?
아파도 걸어야 하는 것이 재활인 것을
참고 참아야 하느리라...
그렇게 다독거렸는데도
집에 누워있을 때도 찌르르 찌르르 한다.
이젠 모른 척 한다.
저녁을 먹고 또 걸었다.
어디 하소연할테면 해봐라
그랬더니 아무 소리 못한다.
진작 그럴 것이지
어디서 함부로 찌르르거려
하면서도 하루 11,600보를 걸어준 다리에 미안함이 인다.
(2024-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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