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 여행, 야생화/생활

2018 시간 속에서 - 열가지를 뽑고 보니 삶이 녹아있네

풀잎피리 2018. 12. 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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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외줄타기 같다.

연습과 노력이 만든 자유

 이젠 클로즈업보다 망원을 생각한다.


2018년은 터닝포인트다.

버킷리스트 하나를 실행했다.

이제 시작이다.


나에게 주는 위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만 생각하자.

미리 걱정하지 말자.






1. 보길도 동백나무겨우살이 탐사여행 3박4일

(2018.02.27 ~ 03.02)


동백나무겨우살이가 보고싶었다.
거문도에서 처음 알았고

외연도 동백나무숲에서 그렇게도 찾았던

동백나무겨우살이, 드디어 보길도에서 보았다. ㅎㅎ


원래 2박3일을 계획했으나 강풍에 여객선이 결항되어

1박을 더하며 보길도 곳곳을 살펴보았다,

처음으로 아내와 함께한  꽃탐사 여행이었다. 


야생화가 좋아 꽃탐사 여행을 많이 했다.

초등동창들과 만항재 탐사

꽃팀들과 울릉도. 제주도 여행탐사, 기타 수많은 당일 탐사~


고대산 바위말발도리

홍천의 분홍은방울꽃

꽃을 보고싶은 마음이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다.








2. 변산아씨여! 화이트데이에 넘 섭섭합니다.

(2018.03.14)


변산아씨를 뵈러 수리산을 찾았다.
봄바람에 산들산들 춤을 추는 변사아씨를 본 순간

기쁨의 탄성을 지르며 기뻐하는 나를 본다.


뭉게구름을 친구삼아  슬기봉, 태을봉을 거쳐 관모봉에 닿았다.

배낭을 벗어놓고 데크 계단을 내려오는데

서쪽 하늘에 홀려 계단에서 삐끗하며 전망대 바닥에 고꾸라졌다.


눈앞이 핑돌며 아찔한 순간이 지나간다.
핸드폰도 저만치 있고, 안경 테가 부러져 떨어졌다.
손등도 찰과상이 났다.


얼굴에 피가 흘러 손수건으로 닦았다.
얼마나 찢어졌을까?
셀카로 얼굴 사진을 찍어 확인했다.


아~ 몰골이 말이 아니구나~
개쓴풀 찍고 개판된 칠보산의 추억이 오버랩된다.

그 몰골로 일몰을 기다린다. 40분을 더....

알고 보니 오늘이 화이트데이라는데
깨져버린 나의 몰골이 말한다.
한 순간의 삐끗이 만든 엄청난 현실을....


생활 속의 안전사고

다시한번 새기는 기회가 되었다.

그럼에도 자꾸 삐긋하는 삶이여~








3. 어청도 도담삼봉

(2018.05.28~05.31)



꽃이 없다던 어청도, 꽃도 많고 볼 것도 많았다.

3박4일 동안에 하루에 1개씩 선정한 꽃

그리고 이팝나무, 제비난초, 멀꿀, 다정큼나무...


또한 탈도 많았다.

민박집 화장실, 해무로 인한 결항, 렌즈뚜껑 분실

깜빡이는 도담삼봉의 불빛....


삶의 굴곡이 타인의 시선에는 어떤 모습일까?

30년 넘게 아내와 함께한 시간들이 아른거린다.

그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4. 백두산 흑풍구 트레킹

(2018.06.15~06.20)


나의 백두산 트레킹의 염원

2012년 서파에서 북파 트레킹 도중 안타까운 후퇴

2017년 백운봉 트레킹이 불발


드디어 2018년 백두산 백운봉 트레킹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러나 백운봉 사면에 눈이 녹지않아 불가피하게 탐사를 변경했다.

그렇게 하여 북파의 운동원 숙소에서 새벽 3시에 백두산에 올랐다.


먹구름과 강풍이 휘몰아치는 북파의 천지를 본 후

흑풍구까지 능선을 트레킹하며

장백폭포 배경으로 꽃동산을 보았다.


이 설렘, 이 흥분~

백두산 탐사 최대의 기쁨은 만든다.

백운봉 산행 취소 후 달콤한 잠깐의 시간을.....








5. 지리산 반야봉에서 느낀 몸과 마음의 괴리

(2018.08.08)



평일에도 갈 수 있는 산악회를 찾은 기쁨

첫 산행으로 지리산 반야봉 무박산행을 택했다.

성삼재 - 노고단 - 반야봉 - 뱀사골 20km 코스 10시간


나의 컨디션은 지지리도 못난 형국이다.

리무진 버스 속에서는 한숨도 못잤고

주능선에서 비껴간 반야봉 1km 오름이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

그리고 뱀사골 9.2km에서는 어깨까지 아프다니 ㅠㅠ


37년전 2박3일 지리산 종주의 추억은 흐뭇하게 기억속에 살아있는데

현실은 나이제한으로 산악회 가입이 제한되고

산행까지 힘들게 하고, 분위기 좋은 저녁식사 자리에서도 나이든 것을 실감했다.


마음과 몸의 괴리가 참 크게 느꼈다.

어느새 내가 이렇게 되었을까?

젊어서는 당연한 줄 알았는데~


이 산행에서도 나의 꽃욕심

산오이풀의 아쉬움이었다.

그래서 추진한 지리산 천왕봉 무박산행도 성사되지 못했다.ㅠㅠ






6. 통기타 입문


동탄의 시간은 참 애매하다.

산도 멀고, 하모니카 수업도 어렵다.

할 수 없이 2분기부터 통기타를 배웠다.


아내와 아파트 헬스클럽을 다니는 것도 좋았고

동탄 벌판에서 실잠자리와 호랑나비애벌레를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그런데 헬스장도 통기타수강도 제주살이도 중단되었다.


제주에는 수도권처럼 동주민센터 문화활동이 활발하지 않다.

또한 제주에는 즐기러 온 것이지 배우러 온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음악이 주는 즐거움, 끈을 놓지 않을 것이다. 





7. 관음경 사경


아버님 탈상을 두달 앞둔 여름

나는 관음경 사경을 사경하고

아내는 지장경 사경과 부처님 수를 놓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에 30분씩 사경했는데 1달이 걸렸다.

관세음보살에 대한 정성이 칠보보다 낫다는 내용이다.

동두천 자재암에 사경을 마쳤다고 전화 했다.


천도재에 앞서 사경을 미리 가져오면 불전 앞에 놓는단다.

아내의 말은 정성스런 마음이 중요하니 당일에 가지고 가잖다.

그래 맞다, 마음의 중요하다.


동두천 자재암에서 탈상재를 올린 후 사경을 태웠다.
사경이 타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참 편해짐을 느꼈다.

불경을 사경하며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아버님이 돌아가시기 전

아버님이 재산을 형제들에게 똑같이 나누어 주셨다.

법정 유산 가액 범위내라 신고하지 않았는데 그 세금 문제가 올 초에 터졌다.


집 앞에 있는 세무사에게 맡기고 수개월을 골치 아팠다.

여름을 맞으며 원만하게 해결되었다.

그 마음의 후련함과 아버님 탈상을 마쳤다는 안도감이 이렇게 편하게 다가온 것이다.







8. 캄보디아 럭셔리 가족여행

(2018.10.13~10.20)


아들이 작년에 캄보디아를 갔다온 후 좋다고 하여

올해는 가족 모두가 동일코스로 캄보디아를 여행했다.

땀흘린 사원 답사 5일 후 꿀같은 휴식 2일

시엠립과 사아누크빌에 아름다운 추억을 남겼다.


직장에 바빠 아직 결혼 하지 않는 아이들

가족여행은 맛난 음식, 좋은 숙소 선택, 가이드 고용 등으로 비용이 많이 든다.

이번에도 아들이 하자는 대로 했다.


아들은 시아누크빌의 인디펜던스 호텔에서 가장 좋은 방을 예약했다.

양쪽의 방과 가운데 거실, 수영장이 딸린 전망 좋은 방이다.

이틀 자는데 187만원이 나왔다.


호화판 가족여행이었다.

그래 언제 또 이런 방에서 자보겠니?

이런 날도 있구나!






9. 제주살이 결행

(2018.10.25 동탄 출발, 2018.10.26 제주 도착)


제주신혼여행이 유행이던 80년대

제주보다 동해안 일주를 택했던 34년전의 시간

그 후 한라산을 찾고, 꽃을 찾고, 가족여행을 왔던 제주


그 찔금거림이 아쉬워 택한 제주살이 2년

익숙했던 생활터전을 벗어나 비행기를 타고와야하는 제주

마음 먹고 실행까지 기로가 많았다.


아내와 함께 월드컵경기장을 산책하고

오름을 오르고, 올레길을 걷고, 인연에 닿는 꽃을 찾는 제주의 꿈

그 버킷리스트는 결단보다 아내의 설득이 힘들었다.


장남으로서 명절과 기제사를 챙겨야 하기에

수시로 동탄을 왔다갔다 해야 하고

두집살림에 관리비도 2번 내야하는 어려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제주살이를 하고 있다.

오늘을 열심히 살고, 주위에 흩어진 행복을 찾으며...

올레가이드북과 간세인형을 사며 꿈을 키운다.








10. 라오스 & 윈난 투어

(2018.11.22 ~ 2018.12.08)


차마고도를 트레킹하며 라오스를 꿈꾼지 6년

아내와 함께한 가장 길었던 장거리 여행
제주살이 중 다음에 갈까 생각도 했지만

다음이란 없다는 나의 신조에 따라 확정했다.


여행을 다녀온 후 떠올려보니 참으로 잘 갔다왔다는 흐믓함이다.

특히, 자동차가 없고 오직 배로만 접근할 수 있는 라오스 오지 마을 으앙응오이

그곳에서 만난 아이들의 웃으며 던져주는 것은 꽃잎이었다.


이런 장거리 경험이 쌓여 남미여행의 밑거름이 되길...

팀의 화기애애를 위해 참았던 아내의 인내가 고맙다.

여행은 모험과 용기도 필요하고, 걸을 수 있는 행복이다.







힘내라고 스스로 격려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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