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 13

열안지오름(오라) - 메밀 꽃과 억새 밭, 정상의 풍경이 좋다.

[제주오름 228]  방선문계곡을 갔을 때 열안지오름으로 가는 길이 있음을 알았다.오전 관음사 헛탕, 오후 방선문 헛탕, 열안지오름이나 오르자..메밀꽃을 실컷 보았다.  오라동의 열안지오름을 가려면산록도로 주차하면 쉽게 오를 수 있다.그러나 방선문계곡에 간 김에  열안지오름을 간다. 열안지오름까지 걸으면서 걷기운동을 겸하는 길이다.오라골프장 옆에 주차하고 열안지 오름을 향했다.헛탕만 친 하루를 오름투어로 위로한다. 가는 길에 메밀밭을 만났다.흰색으로 피어난 메밀꽃이 넓은 들을 하얗게 물들였다.혼자만이 독차지한 메밀꽃밭이다. 언젠가 봉평에 갔을 때 수 많은 사람 속에서 겨우 보았었다.그런데 이 넓은 벌판 오직 한 사람뿌듯한 마음으로 실컷 취한 시간이다. 이후 열안지오름까지 부지런히 걷는다.억새 ..

노꼬메오름 일몰, 한라산 구름 쇼 ㅡ 걷기 운동 중 환홀을 맛보다

[낙상사고 투병기 332] 바람 한 점 없는 모두들 숨죽이는 정상 아름다운 석양이 장엄하게 펼쳐지고 한라산은 구름 위에 섬이 된 모습으로 유혹한다. 걷기 연습 차 노꼬메를 산책했다. 둘레길을 돌아 족은노꼬메오름 정상을 거쳐 큰노꼬메오름 정상에 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숨을 죽이며 서쪽을 본다. 오름 능선들이 너울 너울 실루엣으로 물결치고 짙은 구름 속에서 떨어지는 태양은 붉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작은 탄성들이 정상에서 흘러나오고 누군가 한라산을 보라는 소리에 돌아본 한라산은 구름모자를 밟고 섬처럼 떠있다. 정상에서 보는 멋진 풍경에 하산하려는 사람은 없는데 늦게서야 올라오는 사람만 헉헉거리는 모습이다. 나역시 밤길 하산 걱정보다는 현재의 아름다움에 취한다. 제주 바람이 이렇게 얌전해질 수도 있구나. 노꼬..

[한라산 낙상사고 223] 일몰 - 정열의 불꽃을 지피자

걷기연습길의 일몰 정열의 불꽃처럼 빛난다. 땀이 맺히는 재활의 시간 제주월드컵 경기장의 트랙에서 걷기연습은 계속된다. 힘이 들지만 하루의 일과를 빼먹을 수는 없다. 재활은 나를 시험하는 시간으로 생각된다. 고통을 긍정의 신호로 치환하고 현재는 미래를 위해 보험이라 생각하며 보험료 넣듯 재활의 시간을 꼬박꼬박 지키려고 노력한다. 늘 바람이 강하게 불어 애를 태우는 제주월드컵경기장 트랙이 오늘은 바람도 없이 아름다운 석양을 보여준다. 걷기의 고통을 잊고 일몰의 아름다움을 잡는다. 마지막까지 정열을 불태우는 태양은 내일의 일출을 위한 이브 행사 같이 느껴진다. 일몰의 강열함을 나의 현실에 접붙인다. 어려운 재활은 건강한 미래를 위한 밑걸음이 될 것이다. 하나의 성공적인 행사를 위한 여러 날의 준비와 연습이 필..

[제주오름 180] 새끼오름 - 아빠(따라비오름)의 막내 자식(새끼오름)

아빠(따라비오름)와 좀 떨어진 곳에 막내(새끼오름)가 있다. 따라비오름은 정상이 억새 능선인데, 새끼오름은 온통 삼나무 숲이라 전망도 없다. 아빠는 머리가 벗겨졌는데 막내는 검은 머리가 덥수룩한 모습을 상상한다. 아빠, 엄마, 장자와 막내 4개 오름이 서귀포시 표선면에 모여있다. 그런데 엄마(모지오름), 맏아들(장자오름), 막내(새끼오름)는 성읍리에 있고 아빠(따라비오름)만 혼자 가시리에 위치한다. 가족과 떨어져 이웃 동네로 돈벌러 간 아빠를 떠올려본다. 힘든 일에 머리가 빠지고 늙어가는 모습의 설음을 보는 듯하다. 부계사회가 모계사회로 변화하는 현실도 생각하면서 새끼오름을 올랐다. (2022-01-18) 새끼오름 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3196의1번지 규모 / 표고 301m 비고..

[2018-10-06] 독산성 일몰 - 미나리, 산호랑나비애벌레, 뚱단지, 털진득찰, 석양

태풍 콩레이의 여파로 예정됐던 수락산 등산 약속은 깨지고 또다른 저녁 미팅은 성사되지 않았다. 오후가 되자 하늘이 유혹한다. 그 유혹에 못이겨 달려갔다. 오산 들판은 태풍이 물러간 하늘이 맑게 빛났다. 그 습지 들판에서 미나리 잎을 먹고 사는 산호랑나비 애벌레를 하늘버전으로 ..

[2018-03-14] 수리산 - 변산아씨여! 화이트데이에 넘 섭섭합니다

변산아씨를 뵈러 수리산을 찾았다. 너무 쉽게 보면 미안할 것 같아서 수리산 산책길을 우회하며 땀을 흘렸다. 봄바람에 산들산들 춤을 추는 변사아씨를 본 순간 기쁨의 탄성을 지르며 기뻐하는 나를 보며 그간 기다리며 몸달아했던 내 마음을 이해한다. 그러나 아~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

[2017-08-22] 남한산성 일몰 - 약이 올라 다시 한번 더

어제의 아쉬움 오늘 다시 한번 더 올랐다. 이번엔 좀 다른 코스로.... 어제 반영을 찍어던 곳은 언제 그랬더냐싶게 흔적도 없다. 참 어이없는 기대.... 일몰은 밋밋했다. 변화무쌍한 모습을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오기가 아니라 우연이라는 것을.... 날씨가 넘 좋다. 연필 스케치 후 나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