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시장천 18

[낙상사고 투병기 100] 잉어 구출 작전 - 아이들에게 목발을 빌려주었다

목발 짚고 가며 쉬는 굴다리 잉어가 돌에 막려 팔닥인다. 학생들의 도움 요정, 목발을 빌려주었다. 목발 연습하는 산책길 가운데는 우시장천이 흐른다. 생태천이 조성되어 각종 동식물이 자란다. 생태천 물웅덩이에는 잉어들이 자란다. 비가 많이 오면 웅덩이를 벗어나 아래로 떠내려오기도 한다. 목발 짚고 가다가 쉬는 굴다리 어렵사리 앉아 다리를 쉬려는데 눈에 들어오는 잉어의 팔닥이는 모습 앗! 저기 잉어다. 팔닥이다가 암석 사이로 들어갔다. 어린 학생들이 모여 안타까워한다. 아이들에게 목발을 빌려주었다. 목발로 잉어를 구하라고 발이 성하면 건너가서 잉어를 구할텐테 아이들이 목발을 들고 돌 사이로 잉어를 빼내려는데 구출이 쉽지 않다. 나중에는 아내까지 나섰지만 돌 사이의 모래를 퍼내 잉어가 나갈 수 있는 길을 터주..

[낙상사고 투병기 96] 목발 손잡이 붕대 - 손바닥이라도 덜 아프게

목발 짚고 걷기운동 보름 손바닥이 아파 손잡이에 붕대를 감았다. 손잡이의 큐션이 손바닥을 덜 아프게 한다. 병원에서 목발 손잡이에 붕대를 감은 것을 보았다. 그런데 그때에는 더운데 왠 붕대까지 감았나 했다. 그러나 막상 목발을 짚고 걷게되니 장난이 아니다. 우선 손목이 아릴듯이 아프다. 손바닥은 아픔과 열로 벌겋게 되었다. 조금 걷다가 쉬고, 또 걷다가 쉬면서 손을 풀어주어야 했다. 목발 걷는 거리가 조금씩 더 늘어났다. 손목과 손바닥은 더욱 아파온다. 거기다가 새끼손가락 수술한 손은 잡기도 어설프다. 안되겠다. 목발 손잡이에 붕대를 감자. 퇴원 후 자가 소독할 때 사용하고 남은 압박붕대를 감았다. 손바닥이 덜 아픈 느낌이다. 이번에는 첫번째 굴다리에서 조금 더 갔다. 굴다리 지나 첫번째 목교까지 걸었다..

[낙상사고 투병기 93] 걸음마 도전 - 목발 짚고 우시장천 왕복 2.2km

우시장천 왕복 2.2km, 2시간 안간힘 목발 삐걱 삐꺽, 숨소리 새근 새근 다리 후끈 후끈, 손바닥 뻐근 뻐근 2개의 목발을 짚고 걷는다는 것은 무릎 바로 아래 경골골절 환자에게는 어렵다. 위험해 휠체어를 끌고 아내가 뒤따른다. 처음에는 휠체어를 타고 밖으로 나와 산책길에서 조금 걷고 다시 휠체어를 타고 집에 왔다. 다음에는 조금 더 걷고 휠체어를 탔다. 더 멀리 걸을 때는 힘들면, 휠체어를 타고 돌아왔다. 이렇게 걷는 거리를 늘이고, 휠체어 타는 구간을 줄였다. 그리고 나중에는 집에서 부터 목발을 짚고 나왔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 산책길 끝까지 가보자고 했다. 아내는 빈 휠체어를 끌고, 나는 목발을 짚고 산책길 종점까지 걸었다. 종점에서 휠체어를 타고 집으로 오려 했었다. 그런데 오기가 생겼다. ..

[낙상사고 투병기 87] 비 온 후의 상쾌함 - 처음으로 혼자 600m 목발 연습

장맛비 후의 뭉게구름이 몽실몽실 2개의 목발을 짚고 혼자 걸음마 연습 새끼손가락아 참아라! 다리 좀 봐줘라~ 2개 목발을 짚고 본격적인 걷기 연습 처음에는 집에서 휠체어를 타고 산책길 입구까지 가서 산책길에서 조금씩 걷기 운동하다가 휠체어를 타고 집에 왔다. 손가락 수술한 손은 휠체어의 손잡이를 잡을 수가 없어서 혼자서는 휠체어를 탈 수 없기 때문에 늘 아내가 있어야 휠체어를 탈 수 있다. 그렇게 50m, 100m, 200m 목발로 걷기 연습한 후 휠체어를 타고 집으로 왔고 좀 더 멀리 걷기 연습할 때는 아내가 휠체어를 끌고 따라오다가 내가 힘들면 휠체어를 타곤 했다. 그렇게 휠체어 타기와 걷기연습길에는 아내와 함께 했다. 그런데 아내가 성남으로 학교 봉사수업을 하러 간 날 혼자 휠체어 없이 목발 연습길..

[낙상사고 투병기 86] 휠체어 점심 - 우시장천 벤치에서 빵과 참외를

다리 골절환자에게 휠체어는 날개나 다름 없다. 아내의 도움으로 3번째 외출을 했다. 모처럼 야외의 벤치에서 점심을 먹었다. 휠체어 덕에 침대생활의 답답함을 더는 초여름 우시장천 산책길 벤치에 앉아 다리에 벨크로를 떼고 맨살을 노출시켰다. 시원함이 몰려오는 다리가 좋아라 한다. 벤치에 앉아 빵과 우유로 점심을 먹었다. 오랜 만에 소풍 나온 기분을 만끽했다. 후식인 참외를 포크에 찍어 한 입 먹고 포크에 꽂힌 참외의 인증샷을 찍는다. 휠체어 타고 3번째 외출의 하이라이트 3달 동안 밖에 대한 그리움을 그렇게 쏟아냈더니 밖이 주는 환희를 온전히 받아드릴 준비가 된 감정이 주체할 수 없는 감동과 설렘으로 답한다. 2개 목발로 이번에는 100m 걷기 연습하며 생태천이 유혹하는 호기심에 장단을 맞춰준다. 아파트 단..

[낙상사고 투병기 83] 휠체어 타고 외출 - 우시장천 걸음마 시작

52일 만에 휠체어 타고 외출 우시장천에서 목발로 걷기 연습을 하고 꽃도 보고, 점심도 먹고 휠체어를 자제했지만 2개 목발을 사용하게 되었기 수원시 권선구 보건소에서 휠체어를 빌렸다. 휠체어를 타고 우시장천에 닿았다. 지난 5월4일 집앞 10m 첫 외출을 한 지 52일 만이다. 그동한 한 달 반 이상을 통원치료 외에는 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휠체어를 빌리자 마다 나온 것이다. 아파트 산책길인 우시장천은 생태천이다. 벤치에 앉아 간식으로 아이스크림도 먹고, 손톱도 깍았다. 2개 목발 짚고 산책길 100m를 걸었다. 벤치에서 점심으로 빵과 방울토마토를 먹었다. 생태천에서 개망초, 좀작살나무, 벌노랑이 꽃을 보고 냇물에서는 왕우렁이, 소금쟁이를 보았다. 모처럼 나온 산책길 외출은 침대생활의 갑갑함을 시원..

[낙상사고 투병기 42] 길 잃기 안내서 -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남는 법

제주에서 갑자기 길을 잃었다. 수원에서 다리에 통깁스한 침대생활이라니 길 잃기로 되돌아 본 시간의 족적들 제주에서 읽은 책 "행복의 지도" 그 속에서 찾은 리베카 솔릿의 "길잃기 안내서" 글귀 수원의 도서관에서 길잃기 안내서를 대출받았다. 우리가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사랑의 장소, 범죄의 장소, 행복의 장소, 치명적 결정의 장소로는 돌아갈 수 있다. 장소야 말로 끝까지 남는 것이고, 우리가 소유할 수 있는 것이고, 불멸하는 것이다. (길 잃기 안내서 p. 164) 낙상사고로 골절된 다리를 수술한 후로 모든 상황이 바꿨다. 한라산에 다시 오를 수 있을까 하는 불확실성 그리고 어떤 골절환자의 경우 소백산을 3년만에 올랐다고 하는데 그 때가 되면 제주살이는 끝나고, 나이도 많이 먹게 된다. 그러고 보니 ..

[2022 설명절] 수원 권선2동, 우시장천, 장다리천, 세류역, 서울둘레길, 동작충효길, 설날 서설, 대전현충원, 석촌호수, 국내산 한우 특수부위, 칠레 와인 Domus Aurea

설 명절 쇠고 왔습니다. 제주살이를 하다보니 수도권은 너무 추었어요. 마스크 김이 안경을 덮어 앞이 오리무중, 수시로 안경을 벗었습니다. 화성 동탄에서 수원 권선2동으로 이사간 후 처음 집에 들어갔어요. 김포공항에서 찾아가는 길, 마을의 길, 전철과 버스도 어디서 타는지 모르고 아파트 출입구와 집 문을 여는 방법부터 익히고, 마을을 산책하며 길이 익혔습니다. 이사한 집에서 설 조상님들의 차례를 지내고 대전현충원에 가서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동두천에서 가서 90 장인어른과 바둑을 두었습니다. 제 생일도 겹쳐 아들은 국내산 한우 특수부위를 샀습니다. 딸은 동료가 코로나 확진되어 설명절기간에 코로나 검사를 받았습니다. 다행이 음성으로 결과가 나와 칠레 와인을 마시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수원역, 사당역, 영등포역..

♪ 제주살이 2022.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