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 3

허리 비상 - 비바람과 싸우는 사투의 시간

[낙상사고 투병기 344] 모든 걸 접고 걷기운동에 치중한다. 다리보다는 허리를 중히 여기면서 오늘을 이겨야 내일이 있다. 이젠 무조건 허리에만 집중하자. 유튜브를 찾아 허리 아픈 사람의 운동방법을 보았다. 허리를 굽히지 않은 것이 철칙이란다. 헬스장에서 해왔던 토탈힙, 허리굽히기, 윗몸 일으키기가 허리가 아픈 사람에게는 절대 금물인 운동이었던 것이다. 배를 앞으로 내밀듯 허리가 제켜지도록 하는 습관이 필요했던 것이다. 달리기와 헬스운동은 중단했지만 걷기운동은 계속해야 한다. 허리가 아파도 걷기운동을 꾸준히 해야한다고 한다. 복대를 허리에 두르고 월드컵경기장 트랙을 걷는게 날씨가 장난이 아니다. 우산은 바람에 젖혀져 망가지고 비바람은 얼굴을 강타하며 안경을 적신다.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재활자의 처절한 시..

몸서리 치는 고근산 - 난장판의 하루

[낙상사고 투병기 337] 뒷산 고근산이 나에게 한 방 날렸다. 정말로 몸서리치는 뒷동산이었다. 2시간 30분의 난장판이다. 올라가는 길 (동영상) 비바람이 강타하는 고근산 들었던 우산은 날아가 쳐박히고 우박은 따발총처럼 얼굴을 때린다. 손은 얼어오고, 콧물은 줄줄 흐른다. 고근산도 나의 재활도 아수라 속이다. 속이 뒤집히게도 핸드폰도 죽었다. 하산길의 비바람에 우산도 쓸 수 없다. 자켓을 입은 몸은 괜찮지만 바지는 흠뻑 젖었다. 허벅지에 느껴지는 차가운 기운에 섬찟했다. 주차장에 와서 트렁크를 여니 먹통이다. 주머니에 넣었던 스마트키가 빗물에 젖어서이다. 수동으로 시동을 걸고 숨을 돌린다. 계기판은 "key out"이 뜨며 빽빽거린다. 비바람에 우박, 먹통된 핸드폰 잃어버린 걸음수는 3천보였다. 저녁에..

[제주꽃탐사] 비바람 속의 영실 손바닥난초 탐사 - 얼굴, 안경, 옷, 신발, 배낭이 빗물에 범벅이 되었다.

1년전 몽블랑TMB 꽃탐사를 함께했던 친구들이 제주를 찾았다. 하루를 함께한 11시간 30분의 시간들이 또하나의 추억을 만들었다. 어려웠던 순간들이 흐뭇한 추억으로 탐바꿈하는 시간의 커피맛이 참 좋다. 새벽 4시 영실을 찾아가는 길은 오리무중이라 저속으로 눈을 부릅떴다. 영실에 도착하니 05:10, 비가 내리고 차량은 우리 차량 2대 뿐이다. 반갑게 인사하고 손바닥난초를 그리며 영실코스를 오른다. 우비를 입고 우산을 쓰고 오르는 숲길에 후라쉬의 불빛이 길을 밝힌다. 능선에 오르니 비바람이 거세 우산을 접었다. 강풍에 진눈깨비가 얼굴을 때리듯한 따가움이 몰아친다. 안경은 물방울이 범벅이 되어 보이지 않고 안경을 벗으면 코앞만 보이고 떨어진 곳은 희미하다. 바지는 젖어 허벅지에 달라붙고, 신발 속의 양발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