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 5

고성 좌이산 - 용의 왼쪽 귀걸이가 아름다운 야생화들이다.

와룡산이 용이 누은 모습이라면 좌이산은 용의 왼쪽 귀에 해당한다. 그 용의 귀걸이가 예쁜 야생화들이다. 고성의 좌이산은 오로지 산만 보더라도 멋지고 풍경 좋은 산이다. 그 산에 금상첨화가 바로 야생화들이다. 아름다운 풍경에 야생화를 넣으니 화룡점정의 흥분처럼 가슴이 뛴다. 향로봉은 일제강점기에 와룡산에서 향로봉으로 이름을 바뀐 비운의 산이다. 와룡리 사람들이 뒷산을 '용이 누운 모습 같다'하여 와룡산으로 불렀다. 그 와룡산의 '왼쪽 귀'에 해당하는 좌이산이다. 좌이산은 고성군 남쪽의 바닷가에 우뚝 선 산이다. 바위가 많고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용의 귀가 좌이산이면, 야생화는 귀걸이에 해당한다. 슬픈 용에게 귀걸이를 달아주니 위안이 될 것이다. 야생화들을 풍경으로 담는 마음에 갖가지 상상이 물든다. ..

♪ 통영살이 2024.11.09

등산화 - 버려진 신발에서 개구리발톱이 꽃을 피웠다.

[낙상사고 투병기 288] 누군가의 발을 감싸 보호하던 신발 버려지고도 꽃에게 헌신한다. 신발아~ 수고가 많구나 재활을 하면서 봄을 맞는 마음 1년 전의 낙상사고 때와는 판이한 풍경 인식의 변화가 준 시선이다. 누군가는 멀쩡한 등산화를 버렸다. 버려진 신발에 뿌리내린 개구리발톱이 꽃을 피웠다. 신발의 변신은 재활과 닮았다. 제주살이 하면서 주로 산을 찾다보니 등산화가 쉽게 훼손된다. 돌이 많은 숲길, 오름길을 많이 간 탓이다. 가시가 달린 나무가 얽힌 숲 속도 많이 다녔다. 그리고 비가 자주 오다보니 등산화가 젖은 상태가 잦다. 그러니 새로 산 등산화도 바로 헌 것이 된다. 나는 원래 신발을 아껴 신는 편이다. 예비 신발을 준비하여 신던 신발이 젖으면 마를 때까지 새 신발을 신는다. 신발은 산행에 있어 ..

꽃잎을 밟으며 - 상상 속을 걷는다.

[낙상사고 투병기 280] 비 내리는 날 눕지 않고 버티며 꽃잎을 밟았다. 봄비가 내리고 있다. 오전은 신문을 읽고 책장을 정리했다. 집에 있으면서 눕지 않고 버틴 날이다. 오후는 강창학 숲길을 걸었다. 봄비에 벚꽃잎이 많이 떨어져 있다. 하얀 꽃잎을 밟는 산책길이다. 꽃비가 내린 길을 걷는다고 생각하며 힘을 낸다. 걷는 지루함도 달래며, 상상의 나래를 활짝 핀다. 불편한 다리를 잊고 상상 속을 걷는다. 김소월의 진달래도 떠올리고 함께 걷고 싶은 누군가도 그리면서 걷기운동에 상상의 메뉴를 올려놓는다. 그 날의 기분에 따라 같은 길도 다르게 다가온다. 힘의 높낮이가 파노라마를 그린다. 어떤 때는 수월하게, 어떤 때는 아주 힘들게... 오늘은 오전에 눕지 않았잖아 그래 오늘은 다른 날이다. 흰눈을 밟는다고 ..

종다리꽃 - 대한식물도감 해부하며 소오대산, 레븐섬의 꽃길을 걷는다.

종다리꽃 2013년 중국 소오대산 꽃길에서 본 이름 모를 꽃들 하드디스크에서 잠자고 있다. 올봄 대한식물도감을 배달받고 하권을 펼쳤는데 아~ 종다리꽃 소오대산에서 본 그 꽃이다. 잠자고 있는 종다리꽃이 세상에 나오는 순간이었다. 종다리꽃을 중심으로 대한식물도감을 해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