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 16

노루귀 ㅡ 가뭄 속에서 고개 내민 귀염둥이

2월의 가뭄 속에 피어난 노루귀변산바람꽃에 밀려 늦게 올린다.통영의 해안가는 아직 바람이 차다. 올해는 야생화는 나에게는 흉년이다.개복수초와 변산바람꽃은 좀 보았으나노루귀는 꽃샘 추위에 몇포기 보았을 뿐이다. 솜털이 매력인 노루귀의 환한 미소통영과 거제에서 본 귀여움의 모습보름만에 창고에서 꺼낸다. 가랑잎 속에서 숨숙이던 노루귀어두운 창고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세상에 보이고 싶던 그 봄의 활기를 (2026-02-25, 26) 노루귀의 노래 겨울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숨조차 크게 쉬지 못했습니다누렇게 뜬 가랑잎 틈바구니에서은빛 솜털 외투 하나 챙겨 입고한 줄기 볕을 향해 굽은 등을 폈습니다 찰나의 눈맞춤 끝에 다시 갇힌 어둠보름의 시간은 만년(萬年) 같았습니다그대의 손가락 끝에서 다시 열릴 세상어두운 ..

♪ 통영살이 2026.03.10

알지모를 - 문학은 그 길 옆에 핀 야생화

글을 쓰고 맞춤법 검사를 할 때면 표준말 예시가 나를 안내하곤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라는 차가운 메시지가 화면을 채웠다. 나는 분명 1mm이 식물 줄기의 관다발을 보며 "고양이인지 두꺼비인지 알지모를 이미지로 흐려지곤 한다"라고 썼다. 그것은 머리로 계산한 단어가 아니었다.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호랑이 꼬리를 잡은 고양이를 촬영하는 다큐멘터리의 기사로서, 뷰파인더 너머 희미한 형상을 마주한 순간 나로 모르게 읊조린 "애드립"이었다. 영화는 드라마틱한 야생의 세계인데 맞춤법의 굴레에 갇혀 이 장면을 다시 찍을 수는 없다. 나는 이 애드립이 너무나 좋다. 문학에는 '문학적 허용'이라는 길이 있다고 하지 않던가. "알지모를"이라는 표현은 "정체 모를"이라는 딱딱한 표준어에 화장(化粧..

금털이끼 - 예술과 외설 사이

"그제 잠시 실수로 공개했던 나의 금털이끼 넋두리를 기억하시나요? 제가 통영의 해안산책길에서 숨 가쁘게 쏟아낸 말은 다듬지 못한 거친 문장과 음성 입력한 불안전한 발음이 그대로 입력된 날 것의 횡설수설 암호 같은 글이었습니다. 부끄러운 고백이 민망해 얼른 문을 닫았습니다. 그러나 이미 네 분의 '좋아요' 클릭과 한 분의 따뜻한 혜안 댓글이 어지러운 글을 '사랑'으로 완성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밤새 그 당혹스러움을 붙잡고 고민했습니다.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공개된 것은 마취된 산모의 배위에 새겨진 의사의 제왕절개 메스 자국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미쳤습니다. 그래서 마취에서 깨어난 산모가 갓 태어난 아기를 안는 심정으로 금털이끼를 주제로 한 나의 보라색 사유를 다시 꺼내어 놓습니다." 금털이끼, 그 ..

♪ 취미/이끼 2026.03.06

변산바람꽃 3 - 고흥의 환타지 세계로 초대합니다

변이라 말하는 자변산아씨의 말을 들어보자너희들이 혹시 변이가 아닌지 내 이름은 바람꽃 나의 변신은 끝이 없어 변산(變産)바람이라 부른다 나는 인간들을 닮아 바르고 수술하고 변장한다 변산 바람이 아닌 변산 아씨사람들은 나를 변이라 칭하지만 너희들이야말로 진짜 변이 족속들이다 유유상종이라고 변이만 찾지 않느냐나는 변이가 아니다나는 내 멋에 겨워 내 얼굴을 바꾸니제일 행복한 바람이 아니겠는가 (2026-02-28)

♪ 통영살이 2026.03.04

변산바람꽃 2 - 거제의 희망가는 고약한 길의 선물입니다

거제는 깊은 계곡은 신비를 선물한다. 변산아씨를 감춘 아홉 마리의 용트림 그 모습의 공개하는 꽃객들의 용기 작은 점 3개가 움직이는 구불구불 구천호아홉 마리의 용이 한 곳에 엉겨 있는데겁도 없는 발걸음, 바스락 바스락나무의 겨울눈이 깜짝 놀라 바라본다.가랑잎은 아파도 숨을 죽이는데거침 없는 발걸음 어떤 꿍꿍인가어느 순간 그들이 멈춰 섰다.하얗게 핀 가랑잎 사이에 꽃잎들그들이 무릎을 꿇고 기도한다.무엇을 위한 기도인가?무엇을 하는 구도인가?그들의 얼굴은 변함이 없다.오로지 그대를 향한 마음 하나하늘의 태양도 그들을 방해하지않으려고 먹구름 속에 숨었다.그리고 이동하는 발자국또 하나의 발견은또 하나의 구도의 길그들의 가슴에 새겨지는 희망과꽃으로 가슴을 채우는 벅찬 행위에고생도 낙으로 전환하는 재미로세 (2..

♪ 통영살이 2026.03.02

변산바람꽃 1 - 통영의 고고함이 보이시나요

꽃객의 야생화는 복덩어리끝없이 샘솓는 상상의 노래꿈을 먹고 사는 시니어의 마음 깎아지는 바위를 넘어 절벽 위에 섰다.바람꽃이 통영 바다를 바라보며 바람에 흔들흔들햇빛은 바람이 싫어 들어왔다 나왔다 숨바꼭질변산 바람의 얼굴을 통영 바다에 띄운다.오호, 순간의 착상이 의인화 그림으로 달린다변산바람의 얼굴에 양산 쓴 아씨의 청순한 웃음깔깔깔 웃어대니 절벽 위의 고고한 메아리바람꽃이 나를 보며 말을 걸어온다."멋진 상상을 하여 주시니 나도 운우지정을 꿈꿔요." (2026-02-25) 통영의 변산바람꽃 깎아지르는 절벽 위해풍에도 꼿꼿한 고고함이여​통영 바다 굽어보며바람 따라 살랑살랑흔들흔들 피어난 네 모습​햇살은 바람이 시기해구름 뒤로 숨었다네 꽃잎에 앉았다끝없는 숨바꼭질​오호, 순간의 눈맞춤에내 마음은..

♪ 통영살이 2026.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