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 24

[낙상사고 투병기 30] 침대에서 - 이 곳을 벗어난 밖은 젊음(youth)

침대가 주무대인 집 안에 갖힌 생활 "이 곳을 벗어난 밖은 젊음(youth)" 6년전 본 영화가 불현듯 떠오른다. 누워서 라디오를 듣다가 무심코 고개를 뒤로 젖혔다. 푸른 하늘에 뭉게구름이 봄날의 밖을 유혹하고 있다. 집안에 갇힌 자만이 느낄 수 있는 밖의 그리움 생각은 6년 전 본 영화 유스(youth)로 달려간다. 영화를 볼 당시보다 현재에 느끼는 절실함이 더욱 선명한 그림이 된다. 자신의 처지의 맞아 떨어질 때 느끼는 동질감에서 그럴 것이다. 시설과 서비스가 좋은 스위스 휴양지에서도 밖을 그리는 사람들 풀장에서 젊은 여인의 나신을 보며 호기심을 발하는 두 노인의 눈동자 현미경과 망원경으로 빗댄 노인들의 욕망과 관조 보통 사람들의 삶이 행복하다는 것을 이렇게 뼈저리게 느낄 수 있을까? 정상의 몸도 비..

[낙상사고 투병기 29] 봄 날은 간다 - 사람도 피고 지는 꽃처럼

누워지내는 데는 라디오가 최고다. 김윤아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그건 아마 사람도 피고지는 꽃처럼" 퇴원 후 손발이 묶인 침대생활 아이들이 어릴 때 어학공부하던 라디오 버리지 않고 놔뒀더니 투병생활에 제격이다. 어느 날 오전 봄빛이 따스히 비추는 침대 우연히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 노래가 울려 퍼진다. 누워 천정을 보던 뇌가 불현듯 과거로 헤엄친다. 소리를 채집하는 영화의 스틸 한 컷을 떠올리며 30, 40, 50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나의 젊음을 퇴직 후 제주살이 하다가 갑작스런 낙상사고로 누워있는 60대를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의 기억 무심히도 꽃잎은 지네, 바람에 머물 수 없는 아름다운 사람들 그건 아마 사람도 피고지는 꽃처럼, 아름다워서 슬프기 때문일 거야' 우리는 젊었을 때 상우의 순수..

[낙상사고 투병기 28] 데이터 사용 - 침대생활에서 유일한 낙은 핸드폰

제주살이를 하기 때문에 생활 중심지는 제주이다. 그래서 와이파이와 pc는 제주 서귀포 전세집에 있다. 그런데 갑자기 낙상사고를 당하여 급히 수원으로 올라와 투병중이다. 그래서 퇴원 후 재활생활하는 수원에는 와이파이가 없다. 침대생활에서 유일한 낙은 핸드폰을 보는 것이다. 데이터를 많이 잡아먹는 동영상은 가급적 보지 않고 있다. 그래도 한달도 되지 않아 데이터 100% 통지가 온다. 갑작스런 낙상사고에 모든 것이 헝클어졌다. 정상적인 생활로의 복귀는 언제쯤일까? (2022-04-24 데이터 100% 사용통지)

[낙상사고 투병기 27] 주름고사리 - 아내의 얼굴에도, 붕대에 싸인 팔에도 주름이 잡혔다.

낙상사고 투병에 고생이 많은 아내 주름고사리 이름처럼 얼굴에 주름이 많아졌다. 붕대를 푼 내 팔에 생긴 주름을 보는 마음이 짠하다. 다리의 통깁스 안에, 팔의 반깁스 안에 감긴 붕대들 팔다리를 쪼여 피가 잘 통하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다리와 손을 심장보다 높게 들라고 하는 것이다. 자가 드레싱하려고 팔의 붕대를 풀었다. 붕대에 싸였던 살갗이 쭈굴쭈굴해졌다. 보기에도 징그럽게 주름이 만들어졌다. 낙상사고 후 깁스에 싸여 움직이지 못하니 가느러진 팔에 남긴 붕대 흔적이 처참하다. 그래도 붕대를 풀으니 팔이 숨을 쉬는 것 같이 시원하다. 새끼손가락과 자뼈머리를 아내가 소독해주었다. 케어하는 아내의 머리도 많이 희어졌고 주름이 많아진 아내의 얼굴을 보는 마음이 짠하다. 은퇴생활하다가 갑작스런 낙상사고 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