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사고 투병기 353]
재활운동으로 400일 연속 매일 1만보 이상을 걸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실천하느라 이를 막물었다.
의지와 고통으로 점철된 기록은 눈물겹다.
2022년 12월 1일부터 2024년 1월 4일까지
400일 연속하여 하루도 쉬지 않고
하루 1만보 이상을 걸었다.
티끌 모아 태산이란 속담이 있듯
한 걸음 한 걸음이 만든 동그라미의 궤적은
눈물과 의지의 기록이다.
지나고 보니 뿌듯하지만
하루의 걸음수에는 수 많은 어려움이 도사린다.
그 하루가 1달을 만들고 1년을 넘긴 스토리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혹한에도 삼복 더위에도
아프거나 피곤이 덕지덕지 달라붙어도
귀차니즘이 쉬고 싶다고 잡아당겨도 반드시 걸었다.
꽃들의 웃음을 위로 삼아
새와 풀벌레 소리를 응원 삼아
상상의 날개를 펼치면서 걸었다.
모래사장과 워싱장에서는 맨발로
비가 올 때는 장화를 신고
도중에 비가 올 때는 비를 맞으면서도 걸었다.
배고픔과 목마름에 기직맥진 해도
수술 다리에서 전해오는 찌르르한 통증을 참으며
혹시 과한 재활이 탈이라도 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을 가지면서도 걸었다.
주차장 보다 멀은 곳에 주차하고 걷기
5000보 이상 무조건 걷고 되돌아오기
길이 아닌 숲속도 계곡도 걷고 걸었다.
내가 만든 원칙을 뒤덮을 수 없다는 신념으로
어제보다는 좀 더 많이 걸으려는 욕심으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를 악물고 걸었다.
월드컵경기장, 강창학 숲길, 고근산 등산로는 동네의 단골 코스였고
솔오름, 이승악, 따라비오름, 노꼬메오름, 족은바리메오름도 자주 이용한 코스였다.
그 외에 평소 가보지 않은 수 많은 사잇길도 걸어보았다.
삼나무 숲속에서 발견한 새깃아재비에 꿈같은 환희를 경험했고
높은 산 벼랑 아래 절벽 틈에서 층층고란초를 보고 심봤다를 외쳤고
건천의 벼랑에서 털우산이끼의 털을 보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픈 시간 속에서 나를 위로해준 자연의 선물에 감탄하면서
눈물겨운 현실을 극복하려는 재활의 의지와 염원을 되새겼다.
11월 하순 막판의 허리 삐끗은 또다른 변수로 재활의 그림자를 만들고 있다.
그 경고를 받아들여 헬스운동, 달리기를 중단했다.
허리에 침을 맞으면서도 복대를 차고 걸었다.
허리 통증이 오더라도 걷기는 해야 허리가 빨리 낫는다고 해서다.
그렇게 12월이 가고 2024년의 제2의 재활운동이 시작된다.
이제는 다리보다는 허리를, 많이 걷기보다는 적당히 걷기를
휴식과 저녁이 있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누려야겠다.
(202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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