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을 찾은 친구님들
내년에는 더 멋진 님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올해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새해에 행복과 즐거움을 함께 하시길 빕니다.
끌리는 것에 빠져보는 거야
탈진에 가깝도록...
내가 사랑하고, 의미를 준 2017년
그 시간의 이야기로 송년 인사드립니다.
2017 나에겐 최고의 해였다.
수십년만의 1년 휴가
국내외여행을 실컷 다녔다.
하모니카도 배우고, 취미의 폭을 넓혔다.
보고 싶은 꽃을 찾아 모험도 했다.
22년 살았던 성남에서 동탄으로 이사도 왔다.
게으름의 구렁텅이에 몰아넣기고 하고
바짝 채찍을 가해 내몰기도 한
규칙이라는 울타리를 뛰어나간 사연들의 파노라마
기쁨, 환호, 놀람, 황당, 개고생, 실수, 허탈....
그 스토리를 10개 추려본다.
1. 하모니카 배우기
작년, 회고록에 이렇게 썼다.
삼복더위 숲속에서 바이얼린 키는 여인
대흥란의 모습이 나의 부러운 것 3가지를 건드린다.
안경 안 쓴 사람, 술 잘 먹는 사람, 노래 잘 부르는 사람...
그 중 노래는 아킬레스건이다.
올해는 하모니카로 그 아킬레스건에 도전했다.
석촌호수 옆 불광사에서 1주일에 두시간씩
1월부터 9월까지 동탄으로 이사오기전 성남에 살 때...
아프리카 여행시 연습하려고 하모니카도 가지고 갔고
관악산에 올라 하모니카 연습도 했다.
나의 입에서 이제 콩나물이 자라고 있다.
하모니카는 그런대로 만족인데
연필스케치는 불만족이다.
그래서 색연필 스케치로 내년에 다시 도전한다.
식물 세밀화를 그리고 싶어서...
2. 벚꽃 찾아 교토로, 경주로...
2월에 가족여행으로 교토를 갔다 왔다.
은각사 앞의 철학의 길에 있는 벚나무를 보고
벚꽃철에는 더없이 멋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3월말 교토로 벚꽃여행을 가잔다.
지난 2월초에 교토를 갔다 왔기에
교토 벚꽃여행을 못간다고 문자를 보냈다.
아내에게 말했더니 가본잖다.
또? 그래 질러보자~
그렇게 해서 교토를 또 갔다.
그러나 이상기온으로 한파가 몰아쳤다.
벚꽃은 꽃망울만 보았다.
그 대신 엄청 추워 벌벌 떨었다.
오기가 있지
4월초 이번엔 경주 벚꽃여행이다.
중간에 진해에 들려 잠깐 벚꽃을 보았다.
경주 보문호수에서 느긋하게 보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주의 벚꽃도 꽃봉오리였다. ㅠㅠ.
12월 중순의 일몰, 일출 여행 3박4일
여행 내내 일출, 일몰은 없었다.
그래서 여행지도 바꾸고, 일정도 당기고...
봄의 벚꽃여행처럼 겨울의 일몰, 일출여행도 꽝이었다.
그러나 꽝속에서 찾은 여행의 맛도 별미였다.
3. 애호랑나비 애벌레 발견으로 신났지만....
광릉요강꽃을 처음 본 날
기념으로 내가 점심을 샀다.
그 자리에서 산작약 탐사 가자는 얘기가 나왔다.
나는 하모니카 일정이 있어 못간다고 하면서
백작약도 못보았다고 했다.
그랬더니 진작 얘기했더라면 광릉요강꽃 보던 곳에서
백작약을 찾아보았을 텐데 한다...참 아쉽다.
그 중 한분에게 전화를 했다.
백작약이 보고 싶은데 어디 가야 하느냐고
그랬더니 홍천군 내촌면으로 가란다.
내촌면 지도를 살피니 가장 높은 산은 백암산이다.
백암산 백작약을 검색하니 몇몇 산행기가 나온다.
그렇게 해서 백작약 무작정 탐사를 떠났다.
자동차를 가령폭포 아래 연화사에 주차하고
백암산(해발 1,097m)을 오르며 백작약을 찾아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
정상에 올라 다른 계곡에서 백작약을 찾는다.
그러다가 발견한 애호랑나비 애벌레와 알껍떼기
몇년에 걸친 갈망 끝에 대박이다.
그 동안 수많은 족도리풀을 들춰보았었다.
족도리풀 잎 뒷면에 알을 까고 나온 애호랑나비 애벌레 9마리
얼씨구나! 주저앉은 환희의 순간이여~
그리고 이어서 발견한 백작약과의 달콤한 시간
그런데 계곡을 내려가면 가령폭포라고 착각하고
계곡을 내려가며 꽃을 찾았다.
핸드폰 밧데리가 다되어 휴대용 밧테리를 연결해서 충전하며 걷던 중
밧데리와 핸폰을 연결하는 폰트가 휘어져 충전이 되지 않았다.
다시 끼워봐도 충전이 안된다.
그래서 핸폰의 충전량이 아주 조금이라 검색도 못해보았다.
갖은 고생을 하고 내려가도 가령폭포는 나오지 않는다.
핸드폰 밧테리는 간당간당, 비상전화라도 해야지하면서 핸폰을 껐다.
이왕 내려간 길, 후퇴할 수도 없다.
시간을 충분하다, 그냥 내려갔다.
우회하여 간신히 큰 도로를 찾았다.
우여곡절로 한참을 걸었는데 막판에 군부대로 막혔다.
철조망을 뚫고 간신히 계곡을 벗어났다.
시간은 이미 늦었다.
사람이 통 보이지 않아 물어볼 수도 없다.
큰 길에 와서 한 노인을 보고 물어보니
왝! 내촌면의 정반대 두촌면이란다.
그럼 내촌면은 10km, 교통수단이 없어 걸어가야 한단다.
시간은 오후 6시....
부지런히 걸어야 두시간이다.
그런 후 내촌면에서 버스를 못타면 또 주차한 곳까지 또 걸어야 한다.
1시간 반을 땀흘리게 걸어 큰 고개를 넘었다.
개구리들이 개굴개굴 노래하는 소리가 계곡을 울린다.
사람 발견, 산책을 나왔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백암산에서 그렇게 고생한단다.
잘못 내려가면 군부대,
또 장뇌삼 밭으로 내려와 고발당한 경우도 있단다.
그 때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작은 트럭이 내려오고 있다.
무조건 차 앞에 나섰다.
사정을 얘기하니 타란다.
그리고 내촌면을 지나 연화사 주차된 곳까지....
구세주 같은 도움을 주었던 그 분의 친절함이여~
핸폰을 켜고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지금 내려와서 차로 출발한다고...
그 한마디 하니 핸폰이 꺼졌다.
문 닫으려하는 식당에 들어가
허겁지겁 늦은 저녁을 먹으며
그 식당의 충전기로 핸폰을 충전했다.
내가 나오니 식당 문을 닫는다.
밤 9시가 넘은 산골이다.
4. 외연도 홍합섬 상륙
성남식물원에서 본 병아리꽃나무
올해는 야생의 병아리꽃나무 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1차 관악산 실패
2차 구봉도 실패
3차 외연도 뱃표를 구하지 못함
4차로 영흥도에서 기어이 병아리꽃나무를 보았다.
3차 외연도 뱃표를 구했더라면
부부 2쌍의 1박2일 여행이었을텐데
이번은 꽃탐사팀 외연도 2박3일이다.
나의 두가지 목표는 병아리꽃나무와 동백나무겨우살이를 보는 것이다.
병아리꽃나무 열매는 실컷 보았는데
동백나무겨우살이는 살펴도 보이지 않았다.
외연도 여행 중 가장 신났던 일은 홍합섬 상륙이었다.
여행 2일차, 뜻밖의 출항으로 무인도에 상륙하여 조개잡이
귀가길에서 홍합섬에 2명이 비상 상륙했다.
섬의 바위에 홍합이 무수히 붙어 산다.
괭이로 쳐도 캐지지 않는다.
바람이 거세 배에서 외치는 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다.
바닷물이 넘실대서 마른 바위에 붙은 홍합을 어렵게 조금 채취했다.
나중에 배에 올라오니 젖은 홍합을 채취하라고 소리를 질렀단다.
아무튼 비상 상륙 홍합섬 최고의 스릴이었다.
숙소에 오니
숙소 아주머니가 노란 홍합을 많이 캐오셨다.
홍합은 물이 잠기는 부위에서 노란 것을 채치해야 한단다.
그러면서 자신이 채취한 홍합을 우리에게 주셨다.
홍합을 가마솥에 넣고 팽나무 장작으로 불을 지폈다.
솥뚜껑을 여니 홍합의 향기가 진동한다.
물미역으로 홍합살을 싸서 먹는 맛이란
내가 먹어본 홍합중에 최고였다.
5. 레븐섬에서 카메라 가방도 잊고 환희에 젖어
북해도 여행 5일차 처음으로 맞는 맑은 날이다.
레븐섬의 맛을 제대로 느끼는 아침이다.
새벽 03:49에 해가 뜨고, 해프닝은 06:40 쯤
아침빛에 빛나는 꽃들
이슬방울을 달고 푸른하늘의 새털구름을 바라본다.
그 흥분의 도가니 속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신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여 사진을 찍으려는데 디카가 없다.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왔구나 하고 차로 와서 카메라 가방을 찾았다.
앗! 카메라 가방도 없다.
눈알이 돌아가고 현기증이 난다.
카메라 가방에는 삼각대와 카메라(오두막), 광각렌즈(16-35), 접사렌즈(100)와
3월의 아프리카 여행시 사파리투어에서 필요함을 절실히 느껴
4월에 거금을 주고 산 신형 망원렌즈(70-200)도 함께 들어있다.
머리를 굴린다. 어디에 벗어놓았지?
누가 가져갔다면... 아니야 여긴 일본이야,
아사이까와에서는 숙소 열쇠를 잃어버렸는데
경찰서에서 보관하고 있다고 호텔로 전화가 와서
경찰서 가서 여권제시하고 조서 쓰고 찾았잖아
그제서야 생각났다.
해변에서 꽃을 찍고 디카를 가방안에 넣고 떠날 준비를 하는데
동료가 기념사진을 찍어준다고 해서 가방을 벗어놓고 아내와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떠나는 차를 급하게 탔었다.
가방은 그 집 앞의 주차장에 벗어놓은게 분명하다.
타를 타고 그 장소를 찾아간다.
몇군데 들렸으므로 입구가 자꾸 헷갈린다.
다시 와서 다시 찾아보았다.
찾아가는 마음이 복잡하다.
그 장난감이, 그리고 찍은 사진은.....
아~ 저기 보인다,
주차장에 널부러져 있는 가방이......
카메라가방이 버려졌던 시간은 약 1시간
활홀에 취해 정신줄이 끊어졌던 시간이 이어지는 순간이다.
6. 터어키 여행에서 오줌보 터지는줄 알았네
터어키여행 7일째 저녁
이스탄불의 보스포루스해협
석양을 보며 맥주를 마셨다.
아내껏 까지...
숙소에 금방 도착하겠지하는 단순한 생각에서
화장실에 들르지 않고 관광버스를 탔다.
길이 온통 주차장 거북이 걸음이다.
요기가 느껴지는데....점점 더
그래도 참는다.
눈이 하야진다.
땀이 질질 난다.
참다 참다가 시계바늘이 5시를 넘는다.
가이드님 얼마 남았어요?
20분 정도 남았어요.
왝?
배를 움크리고, 손은 씨트를 부여잡는다.
그래 20분만 참자.
그렇게....
그러나 20분이 지나도 버스는 거리에서 서있다.
이런 젠장
오줌보가 터지기 직전
왜 이렇게 따가운가? 아프기까지 하다.
아! 산고를 치르는 임산부처럼
식은 땀을 흘리고 눈물이 난다.
앞 시트를 부여잡고
그렇게 몇시간 간것 같은 악몽
멍멍해지는 의식, 비닐봉지라도 있었으면....
인고의 시간이 구도의 길이다.
5분 남았습니다.
안전벨트를 벗고 바지츰 잡고
뛰어갈 준비
5분이 그렇게나 길 줄이야....
악몽 속의 꿈처럼 버스가 섰다.
만사 제쳐놓고 튀었다.
오줌이 떨어진다.
나만 뛰는 게 아니다,
다른 몇사람도.....
오줌을 쏟아낸다.
콸콸, 끝도 없다.
모두들 나가고 나혼자 한참이나 더.....
살았다~ 휴......
아침엔 파카도키아 열기구 타고, 일출로 환호성을 질렀는데
저녁에는 지옥에 갔다 왔다.
여행 8일차 저녁 이스탄불 공항
발빠르게 움직여 창가 자리를 배정받고 4시간을 기다리는 중
피곤이 몰아치고 잠이 쏟아져
어렵게 연결된 와이파이도 쓰지못한 채
잠시 조는 동안 안경이 바닥에 떨어져 밟혔다.
안경이 망가져 선그리스를 쓰고 비행기를 탔다.
북해도 여행과 중복되어 일정을 4일 연기했던 터어키여행
정말 갖가지 쇼를 했다.
올해 7번째 해외여행은 베트남 북부 호치민과 하롱베이
그 여행길의 마지막 날 가이드가 하롱베이에서 찍은 단체 사진을 나눠주면서
가이드생활 중 가장 오랜동안, 현재까지도 잊지 못할 에피소드를 얘기한다.
어느 예쁜 여대생의 얼굴을 아직도 기억한다면서....
버스 중간에 두여대생이 앉았는데
친구여대생은 맥주를 안먹어 그 여대생에게 주었고
그 여대생이 버스에서 홀짝 홀짝 맥주를 마시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다음에 보니 얼굴이 점점 일그러지더란다.
나중에 울쌍이며, 입 시늉으로 가이드를 부른다.
직감으로 오줌이 굉장히 마렵구나 하고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끄덕
하지만 버스를 세울수도 없고, 기지를 발휘했단다.
뒤에 있는 사람을 모두 앞자리에 다 채우고
뒤의 공간에 그 여대생 2명을 앉게하고 비닐봉지를 주었다.
사람들은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 조용히 있는데
잠시 뒤 비닐봉지에 오줌떨어지는 소리가 버스 안을 진동했단다.
한동안...
아~ 그 여대생의 창피도 대단하겠지만 그래도 오줌은 눴잖아
난 찔끔거리며 터질려는 그 지옥의 문에 갔다 왔다.
맥주, 여행에서 조심해야 할 음식이다.
7. 산개나리 열매 찍다가 저수지에 풍덩
작년은 개나리 열매를 보는 것이었다면
올해는 야생의 산개나리를 찾는 것이 목표였다.
1차 도봉산 보문능선에서 처음으로 산개나리 꽃을 보았다.
2차는 관악산 안반천계곡에서 산개나리 꽃을 보았다.
관악산 수영장 능선에서는 산개나리를 발견하지 못했다.
관악산 정상에서 본 개나리는 산개나리가 아니었다.
관악산 수영장 능선의 아름다움에 취해 한여름 다시 오른다.
엉덩이바위를 밟고 올라선 수영장 능선
병아리난초와 나나벌이난초에 빠져 한참을 놀고 관악산 정상에 올랐다.
안반천계곡에서 땀을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가볍고 사뿐한 마음으로 하산하는 길
마징가제트바위를 지나 다시 보는 산개나리 열매
핸폰으로 그 열매를 찍는데 그만 저수지에 풍덩
그 순간을 블로그에 올리는데
사연 많았던 길고 긴 글이 저장되지 않고 지워졌다. ㅠㅠㅠㅠ
정말 ㅠㅠㅠㅠㅠ 막판 리얼한 사연이었는데
그 스토리를 떠올린다.
디카를 배낭에 넣고 가벼운 차림
산개나리 열매를 보고 배낭을 맨채 핸폰으로 사진을 찍는데
순간, 미끄러지더니 앞으로 고꾸라서 저수지로 풍덩 빠졌다.
배낭의 무게로 물속에 한번 들어갔다가 푸하며 물을 품고 고개를 들었다.
순간의 형상은 물에 빠진 생쥐
옷과 배낭이 모두 젖었다.
어둑해지는 저녁
길가에서 배낭을 열어 물을 버리고 디카를 물기가 빠지게 내놓았다.
옷은 이미 갈아입었기에 여분의 옷도 없지만, 이미 갈아입었던 옷도 모두 젖었다.
관악산 계곡 쪽으로 가서 옷을 벗고 몸을 씻은 다음
옷을 빨아 꾹 짜서 다시 입었다.
축축함이 몸을 훓는다.
젖은 배낭과 젖은 옷을 입고 버스와 전철을 탔다.
전철에서는 자리가 있었는데도 앉지 않았다.
옷에 물이 젖어 자리에 앉으면 오줌싼 것 같아서......
집에 와 배낭안의 물건을 꺼내 침내위에 놓아 말린다.
디카에서 메모리카드와 밧테리를 꺼냈다.
딸이 선물했던 하이엔드 카메라의 젖은 모습
아들이 선물한 고급 지갑의 쭈굴쭈굴한 모습
정말 황당한 상황, 꽃이 무언가?
8. 설악산 가는다리장구채를 실컷 보고 허기진 갈증이라니?
설악산 가는다리장구채를 보는 염원
그리움의 산, 보고픔의 꽃, 찍고 픈 버전
7월초, 대청봉의 바람꽃 속에서 가는다리장구채의 꽃봉오리를 보았다.
한달 후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날, 새벽 3시에 길을 떠났다.
그 결과 설악능선에서 가는다리장구채를 실컷 보았다.
봉래꼬리풀, 산오이풀 풍경까지...
이 암봉 저 암봉, 솔로의 희열이었다.
아름다운 설악능선을 감상하며 추억의 시간을 접목하면서~
그것을 얻기까지 알바 2회
첫째는 승용차로 새벽길을 달리는 길
홍천IC에서 빠지지 못해 양양쪽으로 가다가
내촌IC에서 나와 내촌 - 두촌을 연결하는....
지난 4월 백작약 찾다가 헤멘 그 산길을 넘었다.
40분의 우회 주행 결과 설악을 넘어오는 장엄한 일출을 보았다.
고속도로가 개통된지도 모른 해프닝도 또다른 풍경을 선사했다.
둘째는 설악 능선에서 물한통을 먹고 스페아 한통을 꺼내
배낭 옆에 넣었는데 갈증이 나 마시려고 만져보니 없다.
깜짝 놀라 배낭을 벗어 안과 밖을 찾아보았다.
물이 없음을 확인하니 눈앞이 캄캄하다.
배낭을 물섶에 놓고 되돌아간다.
떨어졌을만한 지점들을 찾아 확인했으나 없다.
되돌아오는 길 낙심과 갈증이 증폭된다.
수통을 끈에 고정하지 않은 큰 낭패
수통을 찾던 길에서
들어갔던 숲속을 확인하던 차
누가 오래 전에 버린 플라스틱 물병을 발견해 확인해보니
물이 한모금 남아 있어 무조건 마셨다.
30년전 서북주능의 그 물처럼...
산에서의 물은 생명이다.
갈증이 심하니 도시락도, 견과류도 먹을 수 없다.
그 와중에도 안산(1,430m)은 올라 꽃을 보고 헬렐레했다.
허기와 심한 갈증에
허리가 굽어지고 다리에 힘이 없다.
몇번을 쉬며 쉬며 길을 간다.
대승령 1km
그 길이 왜 이렇게 먼지...
못먹은 도시락의 무게가 왜 그리 무겁던지..
대승령 정상에 사람소리가 들린다.
반가워 다가가 물을 청했다.
한모금의 물이 이렇게나 소중할 수가...
힘을 얻어 장수대로 내려오는 길
물소리가 들리자 배낭을 벗고
물한병을 떠서 단숨에 마셨다.
늦은 저녁 어둑해질 무렵 도시락을 꺼냈다.
너무 고생을 했더니 목이 막힌다.
물을 말아 간신히 먹었다.
그제야 눈이 제대로 보이고 다리에 힘이 붙었다.
장수대에 내려오니 8시25분
대승령에서 만난 사람들이 나를 기다린다.
막차를 놓쳤단다.
그 분들과 함께 차를 타고와서 복정역에서 내려드렸다.
오늘 산에서 만난 사람들, 참 고마웠다.
9. 성남 검단산에서 하남 검단산까지 걷다.
수년전부터 한번 해야지
하면서도 질질 끌었는데
동탄 이사를 앞두고 마음이 급해졌다.
큰 맘먹고 9월9일 실행했다.
광주 넘어가는 이배재에서 시작하여 검단산 찍고
남한산성을 돌아 벌봉을 거쳐 은고개를 건넜다.
하남의 검단산 찍은 후 애니메이션고까지
25km, 14시간 걸렸다.
성남에서는 사쁜사쁜
은고개길에서는 헉헉헉헉
하남에서는 아리아리
애니메이션고까지는 엉금엉금
다리가 아리고 무릎이 화끈거린다.
남한산에서 은고개, 은고개에서 용마산
지루하고 힘든 구간이다.
꽃도 없어 버섯을 보며 재미를 찾는다.
버섯을 사진찍어 버섯밴드에 올려 이름을 알며 간다.
뽕나무버섯, 황소비단그물버섯, 큰우산광대버섯
흰오뚜기광대버섯, 긴뿌리광대버섯....
그리고 큰갓버섯은 이번 산행 중 안 버섯 중 가장 큰 식용버섯이다.
올해는 버섯에 관심이 많아진 해
그래서 청주 친구들과 제천에서 만나 버섯탐사도 갔다.
능선의 북쪽 사면에서 어렵게 발견한 송이
흙은 뚫고 고개를 내밀고 있다.
꽃객의 눈에 환희를 선사한 송이의 모습과 그 향기~
10. 동탄 이사와서 쇠무릎(牛膝) 다시 보네
22년만에 성남에서 동탄으로 이사왔다.
아이들이 동탄과 오산에 있기 때문이다.
탁트인 조망, 가까운 시장
아내와 아이들이 만족한다.
성남과 달리 산이 없어 나는 산에 접근하기 어렵다.
그래서 들판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들판의 외풀, 올방개, 물옥잠, 물달개비 등
논과 습지 식물을 좀더 알게 되었다.
약초교실 강좌 56시간을 수강하여 약초관리사 자격도 얻었다.
허리와 관절이 약한 우리 부부
관절에 좋다는 쇠무릎(牛膝)을 다시 보게 되었다.
성미는 平, 無毒, 苦酸
귀경은 肝, 腎
효능은 散瘀血, 消擁腫, 補肝腎, 强筋骨
오쿠를 샀다.
인삼을 숙성하여 홍삼, 흑삼을 만들고
우슬을 달여 약차도 만들었다.
아침마다 아내와 우슬차를 마신다.
동탄이사가 선물한 달라진 풍경~
말러 교향곡 8번
"들려? 저게 폴리포니아야"말러는 구원에 관한 모든 허구를손아래 놓아버리는 진정성으로 가득 채웠다.말러, 클림튼, 니체는 동일선상에 있다.정윤수 교수의 시대를 듣는다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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