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심제거수술 4

3살 아기 - 거실에서 걸음마

[낙상사고 투병기 370] 오전은 거실에서 아장아장 아기걸음 연습 오후는 도서관 계단 살금살금 오르는 연습 저녁은 짧은 보폭으로 조심조심 걷기 연습 다리의 실밥을 뽑고 나니 신발을 벗고 처음으로 맨발로 걷는 느낌이라면 딱이다. 무릎에서 다리로 전달되는 통증에 적응되지 않은 살이 아우성 친다. 오늘은 다리를 좀 쉬어줘야 하는 것이 오늘의 운세인 것 같다. 그래서 거실에서 아기 걸음마처럼 아장아장 걸었다. 웹소설 '오늘의 운세'를 보면서 귀신의 애교도 읽었다. 나이가 들어도 귀신에 홀린다는 얘기는 유쾌하지는 않다. 그 때 K의 전화를 받고는 내가 더 많은 말을 했다. 재활의 외로움과 안타까움이 만든 스트레스를 토했다. 그냥 입풀이라도 주절대니 속이 다 시원한 느낌이다. 그러다가 무심코 걷기 데이터를 열어보았..

실밥 뽑기 - 무장 해제된 다리의 어리둥절한 통증

[낙상사고 투병기 369] 철심제거수술 후 2주 만의 실밥 제거 반깁스, 롤붕대, 쿠션신발 탈출 무장 해제된 다리의 어리둥절한 통증 아침을 먹고 다리의 꿰맨 자리의 실밥을 세어보았다. 무릎 3군데 21개, 발목 2군데 8개, 총 29개였다. 처치실에서 29번이나 얼굴을 찡그려야한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돋는다. 우시장천을 걸어 가서 버스를 타고 수병원에 갔다. X-ray를 찍지 않고 아내와 함께 바로 진료실에 들어갔다. 다리를 살핀 후 예정대로 실밥을 뽑아도 된단다. 그 때 아내가 말한다. "처치실에 사람이 많아 한참 기다려야 돼요." 그러자 주치의는 작은 핀셋 가위로 실밥을 뽑는다. 따끔! 따끔! 눈을 찡그린다. 처음에는 실밥을 뜯어놓고, 처치실에 뽑는 줄 알았다. 그런데 진료실에서 실밥을 뽑고 있는 것이..

영국난장이방귀버섯 - 다시 보니 반갑다. 영국 난장이야

[낙상사고 투병기 365] 자연은 내 친구 이름을 불러주고, 격려를 받는다. 그 매개체가 밴드의 격려로 이어졌다. 재활 목적으로 산책길을 의무적으로 걷는 것은 힘든 일이다. 재활 걷기운동 중에 눈을 돌려 호기심을 쏜다. 두리번거리면서 안테나를 세우며 걸으면 힘든 재활도 잠시 잊을 수 있다. 철심 제거수술을 앞두고는 불안감이 커져갔다. 수술 이틀전 수술할 다리를 위로하려고 온천 가는 길 먼지버섯 비슷한 아주 작은 버섯이 눈이 띄었다. 버섯 밴드에 "먼지버섯인가요?" 질문했다. 그랬더니 "영국난장이방귀버섯" 또는 "사람닮은방귀버섯"이란 댓글과 함께 귀한 버섯이니 다시 촬영하여 올려달라는 부탁이 있었다. 그래서 수술 전날 다시 버섯을 촬영하여 버섯밴드에 올렸다. 그리고 다음날 철심제거수술 및 입원을 했다. 3..

목발과 우산 - 제주살이 비교, S24ultra 번역

[낙상사고 투병기 359] 목발 짚고 걷기연습을 해야하는데 어제 오후부터 내리던 비가 오늘 하루 종일 내린다. 침대에 누운채 핸드폰 놀이하면서 제주살이 아쉬움을 달랬다. 퇴원 후 이튿날부터 꾸준히 걸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오후부터 비가 내린다. 목발을 짚고 우산을 쓰지 못하니 밖에 나갈 수 없다. 오늘도 하루 종일 비가 내리며 날씨조차 싸늘하다. 목발과 우산, 이런 경우가 바로 상극이다. 2022년 여름에 겪은 재활에서 깨달았다. 목발을 짚고 우시장천 산책길을 갔다가 되돌아 오는데 비가 내려 인근 아파트 콤뮤니티로 피신해 아내가 우산을 갖고 오기를 기다렸다. 또 가랑비가 내리는데 우산을 빌려준다는 어떤 분의 호의도 외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목발을 짚지않게 되자 우산을 쓸 수 있어 비가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