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여행의 첫 번째 하이라이트가 분홍바늘꽃이라면
두 번째 하이라이트는 제주오름을 떠올린 오른더거 분화구였다.
제주 높은오름에서의 피뿌리뿔 탐사의 맛을 몽골에서 재현했다.
제주살이를 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피뿌리풀 탐사였다.
피뿌리풀의 꽃을 본 것은 제주살이 전 중국의 소오대산이었다.
제주에서는 꽃대가 꺾인 피뿌리풀의 잎을 본 것이 다였다.
높은오름과 아부오름에서 피뿌리풀을 찾고 찾았으나 찾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몽골여행에서는 피뿌리풀 군락을 보는 것이 최대 관심사였다.
그러나 여행 시기가 늦어 대부분의 피뿌리풀은 꽃이 진 상태였다.
오른더거 분화구는 제주의 높은오름을 닮았다.
그래서 분화구 둘레길에서 피뿌리풀 꽃을 보고 싶었다.
제주살이 하면서 피뿌리풀을 탐사하던 그 마음 그대로 분화구를 돌았다.
그러나 오른더거 분화구 역시 피뿌리풀은 꽃이 진 상태였다.
꽃이 진 피뿌리풀이라도 풍경버전으로 찍으면서
제주의 아쉬움에 약간의 덧칠을 했다.
그래도 그 맛을 선물해 준 오른더거 분화구 탐사는
이번 몽골여행의 두 번째 하이라이트로 뽑을 수 있다.
그 후 기대했던 세 번째 하이라이트는 없었다.
오전의 오른더거 분화구를 탐사한 후
금매화와 피뿌리뿔 탐사를 진행했으나 초라한 결과였다.
그래도 큰솔나리, 솔체꽃, 솜다리는 실컷 보았다.
몽골 야생화 탐사 여행은 그렇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
그러나 부자는 망해도 3대는 먹고산다는 말처럼
다른 야생화들의 군락을 보면서 여행을 계속했다.
오늘도 수많은 꽃을 보며 환호했고 사진도 많이 찍었다.
보고 보아도 예쁘고, 자꾸 자꾸 찍고 싶었다.
꽃은 마음에 살아있고 찌든 마음이 생기를 준다.
(2024-07-06)
'♪ 산, 여행, 야생화 >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몽골 여행 11] 칭기즈칸 기마상, 후흐노르 - 칭기즈칸의 흔적을 찾아 동쪽으로 (28) | 2024.08.06 |
---|---|
[몽골 여행 10] 울란바토르 - 공연 보고, 아내 핸드폰 도난 당하고 (29) | 2024.08.04 |
[몽골 여행 8] 물여뀌, 백리향 - 훕스굴에서 오른더거 가는 길 (24) | 2024.08.01 |
[몽골 여행 7] 분홍바늘꽃 탐사, 훕스굴 쾌속정 타기 - 신나는 순간들 (23) | 2024.07.30 |
[몽골 여행 6] 훕스굴의 하루 - 꽃들의 찬가와 광활한 호수의 아름다움 (23) | 2024.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