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심 제거 후 걷기 - 얼떨결에 하루 1만보

[낙상사고 투병기 362]  

오전, 목발 들고 살금살금 우시장천 왕복
오후, 목발 없이 성큼성큼 우시장천 왕복
덧양말 찾으러 뻐근뻐근 또 한바퀴
 

계단에 흘린 덧양말

 

퇴원 후 4일째 오전 산책이다.
전날 통원치료시 주치의는 목발을 짚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혹시나 해서 목발을 들고 우시장천을 왕복했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이번에는 목발을 놓고 집을 나섰다.
목발 들고 오전에 살금 살금 걷던 발길이
성큼 성큼으로 바뀌고 발걸음도 가볍다.
 
목발없이 걷는다는 시너지 효과가 발휘된 것 같다.
집에 거의 다 와서 보니 발끝이 시리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밭끝을 감쌌던 덧양말이 없어졌다.
 
어? 어디다가 흘린 거지?
다시 찾으러 갈까?  
쫀쫀하게 그 걸 갖고 뭘

그런데 아내가 만들어준 거다.
발끝이 시리다니 아내가 만든 마음의 덧양말
몸은 벌써 되돌아 섰다.

또 다른 욕심이 이유로 튀어나왔다.
한바뀌 더 돌면 1만보를 걷게 된다.
어디 한번 시험해보자.
 
뻐근해지는 다리로 왔던 길을 다시 걷는다.
혹시 어디에 덧양말이 흘렸는지 두리번거리면서
그런데 거의 끝에 다가가도 덧양말은 보이지 않는다.

일반 산책길에서 하천길로 가려고 돌계단을 내리딛었다.
돌계단 구석에 오렌지 빛 덧양말이 보였다.
아내의 마음을 찾으며 1만보 기회를 얻었다.

반대편으로 돌아 귀가길은 다리의 통증을 참아야 한다.
집에는 아이들이 와 있으니 더 힘을 냈다.
귀가 후 데이터 확인하니 11,800보, 다리가 아린 걸 보니 너무 걸었다.

아들이 한우++ 갈비를 사와서 모처럼 가족이 함께하는 만찬이다.
갈비찜의 구수한 향기가 거실을 훈훈하게 한다.
접시에 갈비 한 대가 맛을 보라고 재촉한다.

갈비 맛을  보는데 딸이 묻는다.
 "저녁 드시고 또 걸을 거예요?"
손사래 쳤다. "아유! 못걸어!"

(2024-02-23)

오전 / 우시장천 산책길 왕복 1.6km

 
 

오후 / 우시장천 또 한 바퀴

 
 

어! 덧양말이 벗겨져 사라졌네!

 
 

다시 또 한바퀴 돌며 덧양말을 찾았다.

 
 

덧양말을 찾은 계단을 바라보다.

 
 

우시장천 산책길 / 재활 중 사연이 많다.

 
 

데이터 / 너무 걸었다.

 
 

한우++ 갈비 / 딸이 "저녁 드시고 또 걸을 거예요?" 묻길래 손사래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