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살이/한라산 낙상사고

꽃과 재활 - 징글징글 아우성

풀잎피리 2023. 11. 17.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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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상사고 투병기 316] 

 
허리와 수술 다리는 교대로 아우성
모기와 싸우며 고사리 새순을 찍고
곶자왈 걷기로 기진맥진
 

지느러미고사리 새순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을 하고
안경 넘어 시야는 땀방울로 흐릿하다.
허리와 수술다리는 교대로 아우성이다.

고사리 새순이 대체 뭔가?
배고픔을 참으며 시간이 흐른다.
모기들은 그 틈을 잔치날이라 생각하는 듯하다.

한번만 더, 한번만 더
뷰파인더를 확인하며 재도전을 반복한다.
이 길은 구도의 길인가.

오전에 달려올 때 라디오 전파에서 들은
"뒤 돌아보니 먼 세월이 잠시 전이었다."는데
남이 알아주지도 않는 고사리 새순에

절벽 안쪽 후미진 곳에서
땀과 모기와 싸우며
개고생을 하고 있는 현실이라니

하지만 인생 뭐 있어? 일직선으로 간다.
나의 삶! 내 마음 끌리는 대로 살아야지
이런 생각을 하며 다시 촛점을 맞춘다.

드디어 미소를 짓고 허리를 폈다.
배는 허기져 하소연 할 힘도 없는 듯 하다.
배낭을 메고 올라섰다.

언제 왔는지 낚시꾼은 낚시대를 드리웠고
외국인 부부는 돗자리에 앉아 흘끈 쳐다본다.
괜히 민망해지는 나의 얼굴이다.

주차된 곳으로 나와 도시락을 챙겼다.
응달의 벤취에 앉아 허기진 배를 위로했다.
늦은 점심을 먹고 곶자왈로 달렸다.
 
꽃을 보았으니 이제는 걷기운동을 해야한다.
배낭을 메고 곶자왈 산책길 1바뀌 돌고
다시 배낭을 벗고 스틱만 짚고 전망대를 왕복했다.
 
간식을 먹지 않은 2차 걷기에 허기져서 혼났다.
차에 와서 간식을 먹고 스틱도 놓고 다시 1바뀌를 돌았다.
꽃과 재활, 지난한 하루는 저녁의 헬스장 다리운동이 남았다.
 
(2023-08-19)

 

곶자왈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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