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살이/한라산 낙상사고

[낙상사고 투병기 78] 서있기 연습 - 퉁퉁 부은 발등이 고구마 색깔이다.

풀잎피리 2022. 10. 30. 16:00
728x90

직립 보행은 인간과 동물의 구분이다.
그 기본적인 서있기가 관건이다.
퉁퉁 부은 발등이 고구마 색깔로 변하며 아우성이다.

 



침대생활을 벗어나는 길은 걸음이다.
그런데 걸음의 전제조건이 혼자 설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낙상사고 경비골 골절 환자에게 그 서있기가 정말 힘들다.

이제 다리의 붕대를 풀고 목발 2개를 사용하며
걸음마 연습을 하여야 한다.
발바닥의 딛기 연습부터 해야 한다.

잘짝만 딛어도 다리의 통증이 아우성이다.
2개 목발로 살짝 터치만 하고 시작한다.
목발 잡은 시간 외에는 침대에서 무단히 연습한다.

발바닥의 감촉을 점차 늘리고
조심씩 딛는 힘을 늘리고
침대 모서리에 앉아서도 발에 힘을 준다.

발등이 부으며 벌겋게 변한다.
다시 침대에 누워 발을 가슴보다 높이 든다.
부기가 가라앉고 고구마 색이 옅어진다.

그러면 다시 침대 모서리 앉아
발에 힘주는 운동을 한다.
이렇게 반복적으로 수일을 거쳤다.

그리고 목발을 짚고 수술한 발에 힘을 준다.
끊어질 듯 통증이 몰아친다.
다시 침대에 누워 거상한다.

이런 과정의 연속에 초여름이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침대모서리에 종아리를 대고
서있기 연습에 들어갔다.

종아리가 침대모서리에 힘을 받아
간신히 서고, 몸을 균형을 잡으려고 휘청인다.
다시 앉았다가 또 연습한다.

침대에 누워 다리를 올리고 발을 쉬어준다.
부기가 빠지고 색이 돌아오면
또 다시 연습을 한다.

이번에는 침대 모서리의 힘을 빌이지 않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서있기에 도전했다.
몇초간 서있다가 침대에 주져앉았다.

퉁퉁 부은 발등
금속이 박힌 다리의 찌릇찌릇한 통증
무릎 속에서 번개가 치는 듯한 여러 줄기의 아픔들

이런 과정을 거친 후 혼자 서있기가 가능했다.
서있기 성공, 뿌듯했다.
목발 짚고 걷는 운동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2022-06-17)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