훨훨 꽃을 찾아 날아가는 호랑나비
애벌레, 번데기 기간을 넘어 날개짓을 할 수 있는 확률은 얼마일까?
호랑나비애벌레의 험난한 생태를 알고 난 후의 물음표이다.
비내리는 장맛철 호랑나비애벌레를 발견하고
6번이나 찾아가 그 생태를 관찰했다.
40분을 달린 후 곤자왈트레킹 3.5km 험한 길을 가야 만날 수 있었다.
애벌레가 없어져 안타까웠고, 그 옆나무로 이동한 것을 보고 안도했고
애벌레, 전용상태, 번데기로 변하는 과정의 신비로움을 관찰하고
마지막 우화 흔적을 보려고 설렘으로 달려갔는데 감쪽같이 사라졌다.
번데기가 매달려 있던 초피나무 자체가 없어졌다.
아마 누군가 우화과정을 혼자만 보려고 산초나무를 잘라갔는지?
허탈함과 야속함이 밀려온다. ㅠㅠ
1. 호랑나비애벌레 날짜별 관찰기록
2. 호랑나비애벌레 자세히 보기
호랑나비애벌레는 1령에서 4령까지는 체색이 새똥처럼 똥색과 백색이다.
전적으로 부터 보호하려는 뜻일 것이다.
가시 같은 털이 난 것이 3령이란다.
6일 후 찾아갔는데 벌써 5령이 되어있었다.
3령에서 4령은 4일, 4령에서 5령은 1주일 정도 걸린단다.
그렇다면 막바지 3령과 갓 탈피한 5령을 본 것이다.
호랑나비애벌레의 5령은 성충 못지 않게 화려하기로 이름 높다.
1~4령과 전혀 다른 멋진 모습이다.
호랑나비애벌레를 키우는 매니아들도 많다.
포켓몬 시리즈의 캐터피도 호랑나비애벌레를 모형으로 삼았다.
뱀눈처럼 무섭게 보인다.
그런데 천적으로부터 보호하려는 가짜 눈이다.
가짜 눈은 위험하게 보이려는 위장술이다.
색깔이 진해진 것은 변화가 임박했다는 뜻이다.
이튿날 다시 찾았다.
뜻밖에도 전용 상태였다.
호랑나비애벌레의 마지막 단계가 전용이다.
한줄의 견사로 몸을 지탱하는 모습이 경이롭다.
전용(前庠)
애벌레는 머리를 밑으로 하고 가지에 앉아 견사로 발판을 만든다.
발판이 완성되면 방향을 바꾸어 머리를 위로 하고 자세를 고친다.
배다리의 발톱을 단단히 고정시키고, 등에 걸칠 실고리를 만든다.
이 고리를 걸고 난 순간부터 다시 휴면기가 되는데
몸 전체가 오그라들고 애벌레 특유의 몸 구조가 사라져 전용(前庠)의 형태를 띈다.
전용 시기에는 좀벌이나 기생파리에게 공격당할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위험하다.
(인터넷에서 가져온 내용)
이튿날은 일이 있어 못가고
이틀 후 주중 단체 탐사를 끝내고
동부의 효명사에서 서부의 산양곶자왈까지 달렸다.
그리고 골자왈 1.5km 트레킹을 하면서
호랑나비애벌레가 전용 상태를 무사히 넘겼을까?
어쩌면 번데기로 전환할 수도 있을 거야
우려만 기대만 끝에 본 저 모습
경이로웠다.
갓 번데기가 되었는지 투명한 녹색 빗깔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호랑나비 번데기
봄형 나비의 애벌레라면 이 번데기 상태로 겨울을 난다.
여름형 나비의 애벌레라면 번데기 상태로 10~15일을 버틴다.
우화 시기가 가까워지면 번데기 껍질 안에 성충의 모습이 비쳐 보인다.
번데기에서 성충으로 변하는 과정인 우화는 정말 극적이다.
단순히 몸이 변형되어 애벌레에서 성충이 되는게 아니라,
애벌레였던 몸이 완전히 녹아 번데기가 되고,
그 액체 단백질을 바탕으로 성체로 재조립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극적인 변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험 결과 성충은 애벌레 시절의 기억까지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인터넷 펌)
여름형 호랑나비는 10~15일 동안 번데기 상태를 유지한다고 한다.
아직 변화가 없을 거라 예상은 하면서도 잘 있나 달려가 보았다.
호랑나비 번데기가 보고싶은데 연일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7월의 마지막날, 급히 달려갔다.
너무 늦어 아마 우화를 한 후 빈 고치만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축축한 곶자왈 숲길을 걸었다.
그런데 빈 고치는 어디있는 거야?
아예 애벌레가 잎을 먹었던 초피나무 자체가 없어졌다.
우화했다면 다행이지만 자꾸 불길한 생각이 든다.
곤충의 천적이 아닌 인간의 손모가지를!
호랑나비 우화 흔적을 보지 못한 마음이 울적하다.
되돌아나오는 곶자왈 돌길에 왜 이리 멀까?
호랑나비
학명Papilio xuthus, Linnaeus, 1767 xuthus, Linnaeus, 1767
분류 나비목 호랑나비과
Papilio속은 세계 어디서나 분포하며, 200여 종이 넘는 큰 무리이다.
우리나라에 8종이 분포한다.
호랑나비는 예전부터 우리나라에서 나비의 대명사로 불러왔다.
44도의 땡볕 아래 에페소에서 고대의 시간을 경험한 후
파묵칼레 방향으로 달리다가 1박하려고 들는 숙소 근처에서 보았다.
열대의 열기가 얼굴을 달구는데 호랑나비는 꽃에 취해 더운 줄도 모른다.
2달째 장마가 계속되는 시간에 호텔 수영장에 몸을 담근 그 날의 그 시각으로 달려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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