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나물 9

[낙상사고 투병기 266] 광대나물 - 광대의 연기에서 재활을 생각하다.

누가 광대를 하찮게 보리? 여러 삶을 녹이는 그 연기의 위대함을 꽃 풍경을 찍으려는 낙상자의 무릎 고통을 일부러 걷기연습을 하는 것은 지루한 시간이다. 특히, 자주 찾는 동네 숲길은 풍경도 단순해진다. 그러다 보니 생각이 많아진다. 2월은 풀꽃들이 화사하게 꽃잎을 여는 시기이다. 마침 광대나물 꽃이 붉게 피어났다. 아픈 푸릎을 구부리고 범섬을 배경으로 작은 꽃을 담는다. 꽃의 생김새가 사람의 얼굴처럼 보이고 이리 저리 방향을 바꿔보면 다른 얼굴이 보인다. 광대들이 연기를 하는 듯해서 광대나물이라 이름지어졌다. 재활이란 고통의 시간도 어쩌면 내 삶의 연기를 하는 시간 같다. 평소에 잘 걸어서 한라산에도 여러번 올랐다. 하지만 낙상사고 후 절룩이며 걷기연습을 하고 있다. 걷기연습, 헬스장 다리운동 모두 고된..

[제주야생화] 봄꽃들의 릴레이 - 가는잎할미꽃, 털제비꽃, 양지꽃, 으름덩굴, 금창초, 개구리발톱, 현호색, 새끼노루귀, 산괭이눈, 자주괴불주머니, 주름잎, 광대나물

어제의 추운 날씨를 생각하면 오늘의 봄날씨는 오랜만의 느낌이다. 맑은 날씨에 미세먼지가 있었지만 높은 기온으로 봄꽃들이 신났다. 오름 투어에서 이런 맛이 있어야 제격이다. 거리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봄날 오름의 계곡에는 야생화들의 방긋 웃는 모습이 여기 저기 보인다. 그래 그래 반갑다, 봄꽃들아~ (2022-03-27)

[제주오름 182] 가마오름 - 신령스러운 산에 일본군 땅굴진지가 왠말이냐?

가마오름은 가마솥을 엎어 놓은 모양과 같이 생겼다하여 이름지어졌다는 구전과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뜻으로 어원적 해석을 하는 학자들이 있다. 이 오름에 일본군 땅굴진지가 산재되어 있다. 말굽형 화구의 넓은 분화구를 걸은 후 등성마루를 거쳐 주봉인 남쪽봉우리를 올랐다. 하산하는 길에서 비로소 정식 등산로가 보였다. 등산로를 내려가니 일본군 땅굴진지의 생생한 모습이 여러 개 보였고 땅굴진지 지도를 보니 남쪽 사면 전체에 거미줄처럼 땅굴이 보인다. 일본강점기 때 일본군이 주둔했던 곳으로 참담한 현실이다. 그런데 그 곳에 평화박물관이 있는데 방치된 듯 하다. 코로나가 있다지만 관리도 하지않는 모습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안내 간판은 숲에 쓰러져있고 건물 뜰에 풀이 터전을 잡았다. ㅠㅠ (2022-01-19) 가마오름..

[제주오름 165] 방주오름 - 이름만 남기고 사라진 불쌍한 오름, 봄꽃들이 위로한다.

노아의 방주처럼 신천지를 찾아갔을까? 밝은오름에서 곁에 있다는 방주오름을 찾아도 전망되지 않는다. 지도에 보면 분명히 방주오름이 표시되어 있다. 근처에서 콜라비를 수확하는 농부를 만났다. 방주오름을 물어보니 모른다고 한다. 가끔 방주오름을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서... 기록상 높이는 163m, 비고는 8m이며 오름이라기보다는 마치 마을 동산과 같은 형태라 발견하기가 어렵고 대부분이 농경지로 개간되어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이며 정상까지 농로(農路)가 개설되어 있다고 한다. 명월리 밝은오름을 오른 후 곁에 있다는 방주오름을 찾는 오후 제주오름 368개의 정체를 다시한번 생각했다. 주민도 알 수 없는 오름을 공식적으로 인정할 가치가 있는 것인가? 이정표도 없고 주위를 걷고 걸어도 주변의 오름을 비교해도 오..

[제주야생화 모듬 2] 야생화 설경 - 광대나물, 백량금, 자금우, 겨울딸기, 뱀톱, 천남성

서귀포에 눈이 내리면 달려가리라 겨울딸기 있는 곳으로~ 드디어 서귀포에 눈이 내렸다. 다급한 마음, 아침 밥도 거르며 달려갔다. 우선 양지쪽 광대나물 그러나 눈이 녹았다. 다음은 음지쪽 겨울딸기 자금우, 백량금 설경이 아름답다. 겨울딸기는 열매는 없어지고 열매꼭지만 남았다. 계..

[제주야생화 17] (흰)광대나물 - 하얀 가면을 쓴 광대들의 연기, 구경 한번 잘 했네

붉은 얼굴을 한 광대들 속에 흰색 가면을 쓴 광대들이 두리번 거리면서 자기를 보란 듯이 내세우고 있다. 그 모습을 보는 꽃객은 환호의 박수를 쳐준다. 그래, 흰 가면을 쓰니 참 멋지구나~ 다시 와서 너희들 공연을 볼께! 며칠 후 다시 광대공연을 보러갔는데 가면놀이가 시들었는지 흰가..

[제주생활] 봄 같은 제주 - 강정마을, 올레7코스, 법환마을, 들국화, 광대나물, 수선화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데 올레길을 우회하며 좀 걷자. 감국과 산국의 향기를 맡으며 지난 봄의 제주탐사도 떠올린다. 서건도, 범섬, 문섬, 섭섬 배경 꽃들도 담으며 유유자적의 시간 잔뜩 흐린 날씨에도 땀이 난다. 해녀학교는 문이 닫혀있고 허탈한 발걸음에 수선화가 웃는다. 앗! 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