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골 골절 5

[한라산 낙상사고 196] 쪼그려 앉기 - 침대 모서리 잡고 연습 시작

쪼그려 앉기 목표 설정 시작이 절반이란 말을 믿고 싶다. 무릎의 통증아 참아다오. 무릎을 굽혀 발 뒤꿈치가 허벅지에 닿을 정도가 되어야 제대로 쪼그려 앉을 수 있다. 경비골 골절 금속판 고정 수술을 받았기에 무릎 구부리는 각도가 형편 없다. 무릎 바로 아래 경비골이 분쇄골절되었기에 수술할 때 무릎을 째고 철심을 박았다. 그래서 경비골 중간이 골절된 사람보다 무릎 구부리기가 더 어렵다. 걷거나 구부릴 때 무릎의 통증이 가중된다. 무릎에 뚜껑이 달린 느낌이랄까? 통증으로 무릎이 따로 놀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조금씩이라도 구부리는 연습을 꾸준히 해왔다. 그러나 목발을 짚지 않고 걷게 되니 무릎 구부리기도 업그레이를 해야 한다. 그래서 샤워를 한 후 몸의 유연성이 높아졌을 때 침대 모서리를 잡고 쪼그려 앉기..

[낙상사고 투병기 187] 통원치료 18차 - 목발 없이 가서 "숙제했어요!"

걷기운동하는 어린이가 된듯 주치의에게 "숙제했어요" 다리 상태 좋다는 칭찬 듣고, 외식했다. 목발 없이 걷기운동을 시작했고 목발 없이 통원치료 가서 엑스레이를 찍은 후 주치의에게 "숙제했어요!" 말을 붙였다. 엑스레이 사진을 보면서 주치의가 말했다. "다리 상태가 좋군요, 걷기 운동 많이 하세요" "손가락 재활운동도 하고요" 엑스레이 비교 사진을 보니 수술 후 6개월 후의 모습이 확연히 다르다. 기분이 이렇게도 좋을까? 주치의의 말과 엑스레이 비교 사진에서 용기가 생긴다. 목발을 버렸으니 더 열심히 걷기운동을 해야겠다. 주치의 면담 후 물리치료를 받고 독감 주사를 맞았다. 통원치료 결과 기분이 좋아져 모처럼 곰탕집에 가서 외식을 했다. 곰탕 국물에 하루의 흐뭇함이 녹아 더욱 맛이 있었다. "선생님에게 칭..

[낙상사고 투병기 140] 석벽 그림자 - 골절된 경비골, 찢어진 마음

오후의 햇빛이 갈라진 석벽에 만든 그림자 내 다리요, 내 마음이다. 목발 짚고 걷기 연습하는 길 삼복더위를 견디고도 쉽지는 않다. 그래도 해야하는 재활길이다.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뚜벅 뚜벅 목발을 짚는다. 아파트 석벽에 나무 그림자가 짙다 나의 걷는 모습이 석벽에 투영된다. 선명한 그림자가 나에게 말한다. "이게 진정한 당신의 모습일세" 돌의 모양대로 틈새를 이은 석벽 엑스레이 사진으로 보는 경비골이 골절된 모습이자 갈갈이 찢어진 내 마음의 표현 같다. 한참을 서서 그 모습을 본다. 나의 낙상사고 영화를 보는 착각이 들 정도로 5개월의 여정이 파노라마를 그린다. 나의 처지를 석벽 텍스처에 보여주는 그림자는 석벽을 지나면 키다리 나라도 데려가 준다. 변화무쌍한 그림자의 행동이다. 그림자는 아프지도 않고 ..

[낙상사고 투병기 89] 실내자전거 타기 - 본격적인 다리 운동 시작

드디어 양발 운동 도전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이렇게 시작하는 본격적 재활 2개의 목발을 짚기 시작한 지 2주가 지났다. 걸을 때 수술한 발은 살짝 딛지만 통증의 이만저만 한 게 아니다. 아내가 마침 재활용장에서 실내자전거를 가져왔다. 무거운 것을 끌고 재활용장에서 집까지 들여놓다니 고맙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폐지 딱지가 붙은 아주 간단한 실내자전거였다. 그래 내 다리도 재활용해야 되니 도움을 다오 너도 좋고, 나도 좋고 함께 하자꾸나 아내의 도움으로 받아 간신히 실내 자전거에 올라 앉았다. 우선, 수술한 발을 자전거 중간에 힘들게 올렸다. 수술 다리를 올리는 것 정말 힘들다. 다시 용기를 내서 이번에는 수술한 다리를 반대편에 내리고 우측 발에 힘을 주며 엉덩이를 안장에 올렸다. 수술한 발등이 부어..

[낙상사고 투병기 9] 다리 경비골 골절 수술 - 헐! 아! 앵! 샷!

"헐!" "아!" 안타까운 대화들이 들리고 씨암(C-arm)에 나타난 내 정강이뼈 "앵!" 나사 박는 소리가 귀를 때린다. 수병원에서의 이튿날 전날 저녁 10시부터 금식하고 물 한모금 조차 먹지 못했다. 수술실을 향하는 이동침대에서 하루의 일정과 앞날을 떠올린다. 수술실 문이 닫히고 수술대 위에 뉘여졌다. 웹소설 닥터 최태수를 보았기에 수술실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아~ 저것이 씨암(C-arm)이구나~ 척추마취를 위해 새우등 자세를 취하고 몇번을 찌르는데 짜증이 났다. 그제서야 간호사가 시범을 보이고, 올바른 새우등 자세가 나왔다. 진작 이렇게 시범을 보였으면 쉽게 마취 주사를 놓았을텐데 ㅠㅠ 웅크린 새우등 뒤에 드디어 제대로 된 마취 주사가 찔러졌다. 왼쪽 다리는 높이 올렸는데 감각이 없어졌다. 차단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