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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의 바람의 언덕에 비가 내린다.
남구절초와 해국에 기대를 걸었으나
갯고들빼기가 미소를 건져주었다.
날이 흐리고 비가 예보된 날
아내와 함께 거제도 드라이브를 나섰다.
신거제대교를 건너 둔덕으로 달리는 길이 참 좋다.
고당항에서 산달도 풍경을 본 후 바람의 언덕으로 향했다.
거제의 남쪽에 꼬리처럼 달린 반도이다.
바람의 언덕은 거제에서 가장 핫한 곳 중의 하나이다.
관광객에 많았고 주차장(3천원)은 비좁았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가운데 바람의 언덕을 올랐다.
상상하던 꽃밭이 보이지 않는다.
구절초와 남구절초는 빈약했고 꽃봉오리가 많았다.
블로그에서 봤던 풍성함이 없는 바람의 언덕
아쉬움의 발걸음은 산행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짙은 구름 속에서 숲속의 계단은 칙칙했고
비까지 내리니 올라가도 별 볼일 없을 것 같다.
다시 바람의 언덕으로 내려왔다.
갯고들빼기가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그나마 체면을 세워준 야생화 갯고들빼기
보통의 고들빼기보다 억세고 꽃도 화려하다.
그 틈에 간혹 해국이 보였다.
핀 것은 몇 송이고, 그나마 가뭄에 몰골이 말이 아니다.
올해는 아무래도 꽃 상황이 별로이다.
바람의 언덕은 결국 꿩 대신 닭이었다.
여행보다 취미를 중히 여기다보니 생기는 아이러니다.
그러나 거제를 좀더 깊숙이 들여다본 날이기도 하다.
(2024-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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