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뭉게구름이 멋진 날의 올레길 16코스
반은 애월 해변이고 반은 수산봉과 항파두리 내륙길이다.
땡볕에 힘들어 걸은 거리를 살피고 살펴 종점에 도달했다.
한여름의 올레길은 걷는 사람도 거의 없다.
해수욕장만 바글바글하고 파리를 날리는 올레길
16코스의 해변길과 내륙길의 변화도 힘든 날이다.
가면서도 올레길 걸은 km를 자꾸자꾸 확인하면서
CU에 들러 얼음 커피를 사서 얼음물을 만들어 먹으면서
땀을 흘리고 흘리며 16코스 길을 간다.
수산봉을 넘으면 수산저수지 곰솔을 바라보며 쉬어야지 하면서 힘을 낸다.
힘들게 수산봉을 넘어가니 수산저수지는 말랐고
그 주변은 리조트로 개발되어 한적한 풍경은 사라졌다.
쉴 곳을 찾지 못하고 다시 길을 가야한다.
어느 마을의 쉼터를 겨우 찾아 간식을 먹고 항파두리로 향한다.
딸과 함께 여행한 추억과 안오름을 찾던 시간을 더듬는 길
올레길은 항파두리 토성의 곳곳으로 이어져
중간스탬프 찍는 곳을 알려준다.
16코스 총길이 15.8km인데 11.7km에 중간스탬프가 있다.
무더운 삼복더위에 중간스탬프를 혹시 지나친 것을 아닐까 조바심도 내면서 찾았다.
올레길 걷기가 힘드니 중간스탬프가 중간보다 훨씬 더 가서야 있는 것조차 힘들게 한다.
코스모스와 해바라기 꽃을 본 힘으로 중간스탬프를 눌렀다.
이제는 광령리로 향하는 길
가까운 줄 알았는데 동네와 숲길이 이어져 멀게만 느껴졌다.
어렵게 광령리사무소의 종점에 닿았다.
종점 스탬프를 찍고 세수를 하니 정신이 드는 듯하다.
다시 서귀포 가는 버스정류장까지 한참을 걸었다.
뜻밖에도 버스정류장에서 바라본 한라산 영실기암이 위로를 준다.
(2024-07-30)
빗소리 / 이재무
빗소리에 젖는다
비에서 소리만을 따로 떼어내
바가지에 담고
양동이에 담고
욕조에 가득 채운다
소리를 퍼 올려 손을 닦고
발을 닦고 마음을 닦는다
소리를 방 안에 가득 깔아놓고
첨벙첨벙 걸어 다닌다
소리의 줄기들을 세워
움막 한 채 짓는다
빗소리 / 박형준
내가 잠든 사이 울면서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여자처림
어느 술집
한 구석진 자리에 앉아서
거의 단 한마디 말도 하지 않은 채
술잔을 손으로 만지기만 하던
그 여자처럼
투명한 소주잔에 비친 지문처럼
창문에 반짝이는
저 밤 빗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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