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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발 짚고 폐렴주사 맞으러 가는 길
횡단보도 건너는데 30초 카운트 다운
5초 지각에 다리 땡긴 당황감과 미안함
목발 짚고 걷기 연습 3달이 지났다.
그래서 자신감이 붙나 했으나 역시나였다.
급작스런 상황에 대처에 미흡했다.
폐렴주사를 맞으러 6차선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30초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었다.
목발을 짚고 가는데 왜 이리 카운트 다운이 빠르게 느껴질까?
급한 마음에 걸음이 엉기고 더 늦어진다.
무릎의 통증이 격해지면서 목발도 휘청인다.
급기야 30초가 되고 빨간 불이 켜졌다.
그러나 3m나 남았다.
기다리는 차량이 크게 눈에 들어왔다.
당황한 마음에 급히 목발을 짚는다.
꿈 속의 장면처럼 몸이 왜 이리 늦어지나
내 처지의 황당함과 기다리는 차량에 대한 미안함이 뒤엉긴다.
몇초 지각으로 확연히 느낀 다리의 이질적 모습
건너고 나니 재활자 한 사람이 다가왔다.
교통사고로 다리를 수술하고 10달이 넘었단다.
절룩이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나를 격려한다.
재활의 어려움을 다시 한번 느낀다.
보통 사람이 된다는 것이 이렇게나 힘든 일이다.
그래서 고통스러워도 다시 목발을 짚어야 하는 것이다.
(2022-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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