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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 손톱으로 끝을 벌려 벗겼다.
손톱 끝이 아프다고 엄살부린다.
참 힘들게 나오는 반찬이었구나
낙상사고 후 146일째, 처음으로 아내를 도왔다.
살짝 데친 고구마 잎줄기의 껍질을 벗기는 일이다.
낙상사고 후 줄곧 케어해준 아내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이다.
식탁에 앉아 잎줄기 끝을 손톱으로 제킨다.
사실 이 동작이 제일 힘들다.
잎줄기의 끝이 벌어지면 그 끝을 잡고 당기면 훌렁 벗겨진다.
처음에는 할 만 했다.
그런데 조금 하니 손끝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손톱 끝도 검게 물들었다.
오랜만에 앉았더니 앉아있기도 힘들다.
한 시간 정도하니 도저히 못 앉아있겠다.
기어이 침대에 누웠다.
아내는 한 시간 더 껍질을 벗긴다.
반찬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구나
주부의 할 일이 정말 태산처럼 많다.
청주 시절 고구마 꽃을 처음 보았고
낙상사고 후 우시장천에서 걷기연습하다가도 고구마 잎을 보았다.
제주 탐사 활동 시 찐고구마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기도 했다.
낙상사고 후 침대생활이 주가 되니
3시 세끼를 집에서 먹는다.
점심에는 찐고구마도 자주 먹는다.
수술로 퉁퉁 부은 다리와 발등이 고구마 색깔이다.
고구마 잎줄기를 벗기며 고구마 사연이 꼬리를 문다.
고구마 꽃을 찾으며 낑낑대기도....
(2022-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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