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대원들의 "영차! 영차!"
들것에 실린 낙상자 "아야! 아야!"
구사일생, 계곡 탈출 2시간
"여보세요!!!"
"예~~ 여기예요!"
드디어 목소리를 교환했다.
119 구조대원들이 계곡 아래에 보인다.
응급조치요원이 먼저 내 곁으로 올라왔다.
바지를 자르고 소독하고 붕대를 감고 부목을 채웠다.
내 배낭 위치를 알려주고 배낭을 가져오라고 부탁했다.
119요원이 배낭을 가지고 와서, 배낭에서 물병을 꺼내 마시니 그제야 살것 같다.
배낭에 카메라와 모자를 넣었다.
계곡 아래에 지인도 도착해 탈출구를 찾는 소리가 들린다.
계곡 위는 한라산 둘레길 주차장, 계곡 아래는 산록도로
지인의 추천길은 계곡 아래의 산록도로가 더 가깝다고 한다.
들것에 눕고 배낭을 베개삼아 머리를 뉘었다.
119구조요원 6명이 한조가 되어 들것을 옮긴다.
구령에 맞추어 "영차!" 하면서 30cm 정도씩 움직인다.
나무와 바위 사이를 뚫고 계곡을 내려와 다시 반대편 능선으로 올라야 등산길 있다.
한번 옮길 때마다 다리에 통증이 몰려오고, 등은 돌에 배겨 아픔을 참아야 한다.
구조대원들의 숨소리, 아픔을 참는 낙상자, 선두의 길 찾는 소리
"이래 오면 절벽, 거기서 우측으로...." ...."잠시 쉬었다 가자"
나뭇가지가 몸을 때리고, 들것은 좌우측으로 흔들리고, 한쪽 쏠림에 꽉 잡아야 한다.
그러나 119구조요원이 더 힘들 것이다. 미안한 마음~ 고마운 마음~
정말 어렵게 어렵게 계곡을 건너 능선으로 올라섰다.
어둑한 숲속길, 발길이 좀 빨라졌다.
농장을 지나니 구급차가 보인다.
(2022-04-01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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