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에 핀 한무더기 금강초롱
꽃객들의 무더기 카메라 세례를 받고 있다.
짙은 운무를 걸친 석룡산
멋진 전망의 기대에 아쉬움이 인다.
우리의 멋진 야생화, 금강초롱.
설악산, 화악산 등 높은 산에서 8, 9월에 핀다.
슬픈 전설
금강산에 두 오누이가 살았다.
부모를 여의어 어려서부터 힘들게 살았지만 남매간의 우애는 누구나 부러워 할만큼 사이가 좋았다.
그런데 어느날 누나가 아파서 눕게 되었다.
집이 가난한 그들에게 약을 산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었다.
남동생은 말로만 들었던 약초를 찾아 금강산을 헤매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꽃들이 남동생에게 속삭였다.
그 약초를 구하기 위해서는 달나라까지 가야한다고.
남동생은 누나를 살리기 위해 달나라까지 갔다.
한편 집에서 남동생을 기다리던 누나는 아무리 기다려도 동생이 돌아오지 않자
동생을 찾아 초롱불을 들고 늦은밤 집을 나섰다.
몸이 좋지 않았던 누나는 얼마 걷지도 못해 금강산 한 구석에서 죽고 말았다.
그 누나가 들고 있던 초롱불이 '금강초롱꽃'이 되었다.
슬픈 현실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특산식물 금강초롱의 학명에(학명 : Hanabusaya asiatica Nakai)
Hanabusaya는 무엇이며...Nakai는 무엇이란 말 인가?
Hanabusaya는 초대 주한 일본 공사를 지냈고, 한·일 합병을 주도한 사람...
이 사람이 ‘조선’의 식물에 관심을 가져서...
일본의 식물학자 나카이(Nakai)를 초대하여 한국의 식물상(植物相)에 대한 자문을 받고,
나중에 나카이를 조선총독부 촉탁교수로 임명을 하게 되지요.
나카이는 재수 좋게도 남의 나라 식물을 연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은 것이고,
1909년에 ‘한국 식물상(Korean Flora)'으로 석사학위,
1911년에는 역시 우리 나라 식물을 연구하여 박사를 받았고...
이 때 식물 채집안내를 정태현(鄭台鉉)이 맡았으니, 나중에 ’한국식물도감‘을 내고,
한국의 식물분류학의 태두가 되지요.
아무튼 나카이는 새로운 식물(신종)인 금강초롱을 채집하고 거기에 학명을 붙이는데...
이때 자기에게 행운의 기회를 준 하나부사야 (Hanabusaya)를 기리어서
그의 이름을 속명으로 붙였던 것이랍니다.
결국 우리나라 특산식물 금강초롱의 학명은 두 침략자의 이름으로 먹칠 되어진 것이랍니다.
그런데 이 식물은 ‘검산초롱꽃’과 함께 단지 두 종만이 이 속에 들어서,
세계적으로 아주 희귀한 특산속(特産屬植物)이라 하네요.
금강초롱의 ‘금강'은 처음 그것을 금강산에서 채집 하였기에 붙인 것이고...
북한에서는 그 학명이 치욕적인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고 하여,
세계 식물 명명규약에 위배되기는 하나...학명을 Kumkangsania asiatica로 쓴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우리 토종꽃을 보면서도.. 울분을 삭이지 못하는 마음은 모두가 똑 같겠지요....
일본의 독도에 대한 야욕이 정치권내에 까지 옮겨붙었다.
감성이 아닌 이성으로 대처하며 힘을 길러야겠다..
비가 잦은 올여름, 화악산 능선도 운무에 쌓였다.
최근 두개의 태풍이 지나가고 굳은 날이 계속된다.
Weary Blues / Madeleine Peyroux
화악능선에 운무를 배경으로
금강초롱 한송이는 잠자리의 쉼터가 되었다.
몽기종기 모여사는 삶을 그리듯
닻꽃과 금강초롱들이 멋진 마을을 만들었다.
머리를 땅에 대고 잡은 그 모습
푸른 하늘의 아쉬움은 욕심이리라.
뒤로 돌아보며 아쉬운 정을 전한다.
그래 멋진 터전, 아름답게, 더욱 멋지게.....
(사진 : 2012-08-26 화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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