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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거미 - 첫사랑 잊지 않는 암컷 거미

풀잎피리 2009. 8. 2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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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5 갈마치) 

 

잎사귀 사이의 가랑잎에 숨은 녀석

자세히 보니 무시무시한 녀석

도무지 움직이지 않는다.

살짝 건드리니 성큼성큼 큰발을 내딛는다.

 

알고보니 늑대거미이다.

엄청난 종류의 늑대들이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늑대거미과 [Lycosidae]

거미강 거미목의 한 과.

한번에 4방향을 모두 관찰할 수 있다.

 

전세계에 100속 2,253종이 알려져 있다. 머리가슴은 세로로 길고 머리쪽이 약간 불룩하다. 가슴에는 가운데홈이 세로로 벋어 있다. 눈은 8개의 홑눈이 모두 검고 뒷눈줄이 심하게 뒤로 굽어 3줄을 이룬다. 뒷눈줄이 크고 뒷줄 옆눈과 가운뎃눈은 서로 떨어져 있다.

 

다리에는 센털이 많으며 도래마디에 V자모양으로 파인 자국이 있다. 발톱은 3개이고 뒷발톱에 이빨모양 돌기가 나 있다. 넷째다리가 가장 길다. 알주머니를 거미줄돌기에 달고 다니는데, 부화한 새끼를 등에 업고 다니는 종이 많다.

 

초원·모래밭 등의 비교적 건조한 곳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는 종이 대부분이지만, 논밭에 사는 것도 적지 않아 해충 구제에 큰 역할을 한다. 외국산 가운데에는 심한 독성을 지닌 것도 있어 독거미라고 부르기도 하나 한국에는 없다. 종류가 매우 많으며 한국에는 5속 26종이 분포한다

<내이버백과>

늑대거미 / 문정영 거미는 거미줄 위에서 어떻게 자유로울까? 꽃들은 나무에서 얼마나 자유로울까! 세로로 세로로 걷는 거미들의 습성처럼, 꽃들은 아래로 아래로 목숨을 던진다 목숨 던질 때를 아는 꽃들의 풍유, 그러나 끈끈한 가로의 줄마저 끊어버리고 세상 쪽으로 길을 낸 것도 있다 벼 잎과 벼 잎 사이를 건너뛰며 익은 벼처럼 무겁게 공중을 받쳐 드는 것들이다 집 없는 대신 새끼를 등 위에 업는다 난낭도 그가 지고 가야할 짐이다 사랑 또한 집착에서 얼마나 자유로울까

 

 

Tutunamadim / Isin Karaca

 

 

첫사랑 잊지 않는 암컷 거미

히 첫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거미의 세계에서는 그렇지않다고 한다.
암컷거미는 소녀시절 만났던 첫사랑을 잊지않고 있다가
결국 제짝으로 맞아들인다.
미국 코넬대학의 에일린 허벳츠박사팀은 늑대거미(wolf spider)암컷은
어릴 때 본 수컷과 닮은 익숙한 모습의 수컷과 짝짓기를 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자연상태에서 수컷 늑대거미는 암컷보다 훨씬 빨리 성장한다.
당연히 성적으로 성숙하는 시기도 빨라 암컷이 소녀기를 지날 때
수컷은 청년기에 접어들게 된다.
성숙한 늑대거미 수컷은 암컷을 만나면 털이 나있는 앞발을 들어 유혹을 한다.
그러나 암컷은 아직 교미를 할 만큼 성숙하지 못해 이때의 만남은
얼굴을 익히는 정도에 그치게 된다.
특이한 것은 다른 거미 종류에서는 수컷의 생김새가 거의 같은 방면
늑대거미는 앞다리의 털이나 다리 자체의 색이 어두운 갈색에서 짙은 흑색까지
매우 다양하다는 점이다.
허^^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소녀시절을 거쳐 성숙단계에 접어든 암컷 늑대거미는
어릴 때 자신을 유혹했던 수컷거미와 같은 색의 털을 가진 수컷거미를
짝짓기의 상대로 선택했다.
“무척추동물에서 사회적 인지능력 발견”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연구의미가 있다.
허박사의 실험은 야생 늑대거미를 연구실로 가져와 관찰한 결과이다.
그렇다면 거미세계에선 사랑 때문에 가슴아파할 일이 없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암컷거미는 교미과정에서 수컷거미를 잡아먹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허박사는 이번 연구전에 암컷거미에게 잡아먹히는 수컷거미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암컷에게 친숙한 수컷보다는 낯선 수컷이 잡아먹히는 비율이
월등하게 높았다.
누군가에게 첫사랑이었던 수컷이야 사랑 때문에 눈물 흘릴 일이 없지만
눈 한번 못 맞춰본 수컷이 암컷에게 다가갔다가는 데이트는커녕
잡아먹히고 마는 것이다.
사랑의 슬픔이 이보다 더한 경우가 또 있을까.

유동물과 같은 고등동물에게서도 이러한 사회적 인식기능이
짝짓기에 유용하게 사용된다.
그러나 그 경우엔 늑대거미와는 정반대의 목적을 갖고있다.
친숙하지 않은 상대를 짝짓기 상대로 선택하기 위해서다.
유전적인 면에서 친숙한, 즉 자신과 닮은 개체와 짝짓기를 하는 것은
열성 유전자를 후대에 물려줄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고등동물은 이러한 근친교배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익숙하지 않은 개체를 선택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늑대거미의 짝짓기 전략 역시
진화과정에서 이익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늑대거미 개체수가 그토록 많기 때문에
근친교배가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눈에 익숙한 짝을 선택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근친교배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의미다.
허박사는 “아마도 튼튼하고 힘센 수컷이 더 빨리 성숙할 것이기 때문에
소녀시절 암컷 앞에 나타나 유혹의 춤을 출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성숙단계로 접어든 암컷으로서는 이처럼 튼튼한 수컷을 맞이하는 것이
자손들에게 좋은 유전자를 물려줄 수 있어 유리한 것이다.
반면 암컷이 소녀기에 있을때 아직도 성숙하지 못한 약한 수컷은
유혹의 춤을 출 기회를 갖지 못하기 때문에
나중에 자라서 낮선 모습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약한 수컷은 아예 자손을 남기지 못하게 잡아먹는 것이
늑대거미 사회 전체의 진화적 적응인 것이다.
허박사는 한편으로는 늑대거미가 다른종류의 거미들과 섞여 살기 때문에
눈에 익은 개체를 짝으로 맞는 것이 같은 종끼리 짝짓기를 할 수 있는
방법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후 20일이 되야 성숙해지는 늑대거미들은
최대 3주간 사회적 기억들을 간직하는 것으로 이번 연구에서 밝혀졌다.
그러나 늑대거미의 수명이 1년 남짓인 만큼 추가 실험을 통해
더 오랜 기억능력을 가졌는지 검증해 볼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매경이코노미 2003. 11. 7, 동아 사이언스  이영완기자>
http://www.eodumak.com/zeroboard/view.php?id=letter&no=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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